윤 대통령이라 안 부른 이성윤 "피징계인이... 그저 측은할 뿐"

이정환 2022. 12. 1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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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 시간 2분 25초.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었던 시절 이뤄진 징계 진행과정에 대한 수사로 16일 검찰에 소환된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발언 내내 윤 대통령을 "윤석열 전 검찰총장" 또는 "피징계인"으로 지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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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출석... "채널A 수사 당시 윤석열 전 총장에게 견딜 수 없는 모멸감 느껴"

[이정환 기자]

▲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이성윤 전 중앙지검장.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사퇴시킬 목적으로 이른바 '찍어내기' 감찰이 이뤄졌다는 의혹과 관련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16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발언 시간 2분 25초. 그동안 그의 입에서는 단 한 번도 대통령이란 단어가 나오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었던 시절 이뤄진 징계 진행과정에 대한 수사로 16일 검찰에 소환된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발언 내내 윤 대통령을 "윤석열 전 검찰총장" 또는 "피징계인"으로 지칭했다. 

이 전 지검장은 이날 검찰 청사 입구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먼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채널A 사건 관련 윤 전 총장이 한 전 검사장을 감싸며 위협적인 언행을 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며 "나는 한 부장의 증언이 틀림없는 진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한동수 전 대검 감찰부장은 2020년 채널A 검언유착 의혹 관련 감찰계획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책상에 다리를 얹어놓고 '보고서를 저리 놓고 가'라고 말했으며, 압수수색을 하겠다고 했더니 굉장히 격분하며 '쇼하지 말라'고 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 전 지검장은 한 전 부장의 증언이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채널A 사건 관련자인 한 전 검사장을 수사할 당시 윤 전 총장으로부터 비슷한 취지의 말을 들었기 때문"이라며 "전화기 너머로 거침없는 말을 쏟아내며 '네가 눈에 뵈는 게 없냐'고 소리쳤고 그때 견딜 수 없는 모멸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또 이 전 지검장은 "채널A 사건 수사와 감찰을 방해했던 윤 전 총장에 징계가 내려졌고, 서울행정법원은 징계 처분이 정당하다고 명확히 판결했다"며 "피의 사실이 판결로 확인되자 프레임을 전환하며 책임을 떠넘기고 적반하장식으로 특정인에게 뒤집어씌우고, 찍어내기 보복수사를 한다고 해서 중대 비위가 가려지는 것도 아니고, 법원 판결이 뒤집어질 것도 아니다"는 말로 윤 대통령을 겨냥한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 전 지검장은 이어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의 '과이불개(過而不改)'를 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았다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피징계인이 잘못을 사과하거나 반성을 했으면 했는데 이제 와서 보복수사라니 그저 안타깝고 측은할 뿐"이라고도 말했다. 

발언을 마친 이 전 지검장은 이어지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별다른 답을 하지 않고 검찰 청사로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최우영 부장검사)는 현재 이 전 지검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중이다.

다음은 이 전 중앙지검장의 이날 발언 전문.

"올해 5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증인으로 나온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은 채널A 사건 관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한동훈 전 검사장을 감싸며 위협적인 언행을 했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당시 한동수 부장은 윤 전 총장이 한 전 검사장에 대한 감찰 계획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다리를 책상에 얹어놓고, '보고서를 저리 두고 가'라고 말했고, 압수수색하겠다고 하자 격분하며 '쇼하지 마라'고 했다고 합니다.

저는 한동수 부장의 증언이 틀림없는 진실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20년 4월 29일 무렵, 제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채널A 사건 관련자 한 전 검사장을 수사할 당시, 윤 전 총장으로부터 비슷한 취지의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전화기 너머로 윤 총장은 거침없는 말을 쏟아내며 '네가 눈에 뵈는 게 없냐'라고 소리쳤습니다. 그때 저는 견딜 수 없는 모멸감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채널A 사건 수사와 감찰을 방해했던 윤 전 총장은 징계가 내려졌고, 서울행정법원은 윤 전 총장 징계에 대해 중대 비위에 해당하므로 징계 처분이 정당하다고 명확히 판결했습니다.

이제 와서 저를 소환해서 윤 전 총장 징계 관련 재수사를 한다고 합니다. 피의 사실이 판결로 확인되자 프레임을 전환하며, 책임을 떠넘기고, 적반하장식으로 특정인에게 뒤집어씌우고, 찍어내기 보복수사를 한다고 해서 중대 비위가 가려지는 것도 아니고, 법원 판결이 뒤집어질 것도 아닌데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올해 교수들이 선정한 사자성어가 과이불개라고 합니다. 피징계인이 이런 판결이 나왔으면 잘못을 사과하거나 반성을 했으면 했는데 이제 와서 보복수사라니 그저 안타깝고 측은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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