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난생처음 본 '볼 트래핑'하는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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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죠."
축구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윤석열 대통령은 역대 처음으로 '볼 트래핑'을 한 대통령이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노무현 등 전임 대통령들은 공식행사에서 시축은 했지만 볼 트래핑을 한 사례는 없다.
한 축구 원로는 "(이)강인이가 공을 좀 높게 던져줬다"며 어려운 공을 받아낸 윤 대통령의 트래핑 실력을 높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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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처음이죠."
축구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윤석열 대통령은 역대 처음으로 ‘볼 트래핑’을 한 대통령이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노무현 등 전임 대통령들은 공식행사에서 시축은 했지만 볼 트래핑을 한 사례는 없다. 학창 시절 ‘센터하프(미드필더)’로 활약하며 축구를 즐겼다는 문재인 전 대통령은 야구장에서 시구만 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8일 카타르월드컵 대표 선수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보여준 볼 트래핑은 자세도 나쁘지 않아 더 눈길을 끈다. 이강인이 던져준 공을 왼쪽 무릎으로 받아 올리고 떨어지는 공을 발로 컨트롤하려 했다. 공을 몇 번 차봐야 나올 만한 자세였다. 한 축구 원로는 "(이)강인이가 공을 좀 높게 던져줬다"며 어려운 공을 받아낸 윤 대통령의 트래핑 실력을 높게 평가했다.
볼 트래핑 이상으로 윤 대통령의 문제의식이 더 놀랍다. 지난 8일 만찬과 13일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선수들에게 정당한 보상이 돌아가도록 시스템을 마련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월드컵에 나가면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받게 되는 배당금 분배가 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축구는 이번 카타르까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올랐지만, 배당금에 대해선 늘 불투명했다. 대한축구협회가 선수들에게 일정 금액의 포상금을 주긴 했지만, 이 포상금이 배당금에서 비롯된 것인지, 협회와 선수들이 어느 정도의 비율 만큼 배당금을 나눠 갖는지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다.
축구협회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놀라 12일 배당금 용처를 상세히 밝혔다. 이전 대회와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인 발표다. 원정 16강 진출이란 호성적과 함께 축구계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축구협회는 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의 투명성과 정당성부터 높이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월드컵 등 국제대회에 나간 후 포상, 배당금 분배도 합당한 체계를 만들고 달라져야 할 시점이 됐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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