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만에 부활한 대한제국 마지막 황실잔치 ‘임인진연’

김희윤 2022. 12. 1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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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마지막 황실 잔치 '임인진연'이 120년 만에 부활한다.

임인진연은 120년 만에 다시 돌아온 임인년을 맞아 자주 국가를 염원했던 1902년 대한제국의 찬란했던 궁중예술의 가치와 의미를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120년 전 임인진연은 황제의 자리가 맨 위에 있었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맨 앞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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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예악당서 16일부터 21일까지
당대 최고 예술가 참여한 궁중예술 ‘정수’
국립국악원 단원들이 15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송년공연 ‘임인진연’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제공 = 국립국악원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120년 전 공연을 재연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또 불가능한 일도 아니었다"

대한제국 마지막 황실 잔치 '임인진연'이 120년 만에 부활한다. 국립국악원은 16일부터 21일까지 예악당에서 송년 공연으로 '임인진연'을 공연한다.

김영운 국립국악원장은 15일 진행된 프레스 리허설에서 "황실의 진연(進宴·궁중에서 베푸는 잔치)을 기록한 의궤와 도병(圖屛·그림 병풍) 등 역사적인 기록물을 바탕으로 당시의 궁중예술을 전통 그대로 무대에 재연하는 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공연은 지난 3월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공연이 한차례 연기됐다. 여기에 지난 8월 중부지방 폭우로 공연장 일부가 침수되며 다시 연기돼 연말에 관객을 찾게 됐다.

임인진연도 8폭 병풍 중 관명전 내진연을 기록한 부분. 사진제공 =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임인진연은 120년 만에 다시 돌아온 임인년을 맞아 자주 국가를 염원했던 1902년 대한제국의 찬란했던 궁중예술의 가치와 의미를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1902년(임인년) 음력 11월8일(12월3일) 열린 임인진연은 고종의 즉위 40주년과 나이 60세를 바라보는 망륙(望六)인 51세를 기념하기 위한 잔치로 황태자가 다섯 차례에 걸쳐 간청한 끝에 열린 공연이었다.

고종 황제 당시 진연은 남성 신하들과 함께 공식적인 행사를 올린 ‘외진연’과 황태자와 황태자비, 군부인, 좌·우명부, 종친 등과 함께한 ‘내진연’으로 나뉘어 행해졌다. 이번 공연에서는 예술적인 측면이 강한 ‘내진연’을 무대 공연으로 재구성했다. 1902년의 내진연을 재현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급변하는 개화기, 고종은 임인진연을 통해 국제적으로는 황실의 위엄을 세우고 내부적으로는 군신의 엄격한 위계질서를 보이는 국가적 의례를 선보임으로써 자주 국가 대한제국을 대외적으로 과시하고자 했다.

국립국악원 단원들이 15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송년공연 ‘임인진연’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제공 = 국립국악원

진연이 이뤄진 1902년은 을사늑약을 3년 앞둔 시점이었다. 고종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1897년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전신·전화·전등·전차 등 4대 근대시설을 일본보다 먼저 갖추는 한편 해외 열강 11개국을 초청해 '즉위 40주년 기념 칭경예식'을 올렸다. 자주국 대한제국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기 위함이었다.

120년 전 임인진연은 황제의 자리가 맨 위에 있었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맨 앞으로 옮겨졌다. 김 원장은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이 된 만큼 관객 여러분이 황제의 자리에서 공연을 볼 수 있도록 의미를 담아 객석의 위치를 황제의 자리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의궤와 도병에 따라 재현된 무대에서 국립국악원 정악단과 무용단은 황제에게 일곱 차례 술잔을 올린 예법에 맞춰 무대를 펼친다. 황제의 장수와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한 화려하고도 품격 있는 궁중예술의 정수를 선보이는 이번 무대에서 궁중무용으로는 봉래의, 헌선도, 몽금척, 향령무, 선유락이, 궁중음악으로는 보허자, 낙양춘, 해령, 본령, 수제천, 헌천수 등을 만날 수 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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