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 집값 하락 위험, 코로나 전보다 10%p 악화 전망"

박현영 2022. 12. 16.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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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바라본 고급 주택단지 모습. 뉴스1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국가 부동산 가격이 시장의 가격 조정과 금리 인상으로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이 경고했다.

IMF는 14일(현지시간) 발간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택시장 안정과 구입부담' 보고서에서 2022년 4분기에 한국 집값이 하락할 위험이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4분기와 비교해 약 10%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 같은 분석은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기 전인 2021년 4분기를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올해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른 상황을 반영하면 집값 하락 위험은 이보다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아·태 지역 국가들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주택 가격 오름세를 보였고, 팬더믹 이후에는 재택근무 확대로 주택 수요가 커지고 낮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정부의 대규모 재정 지원 등으로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MF는 역대 추세에서 벗어난 주택 가격 불균형(misalignment)과 금리 인상을 주택 가격 위험을 키우는 핵심 요소로 봤다. 특히 주택 가격 불균형이 아시아에서 주택 가격 하방 위험 증가의 주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주택 가격 불균형 정도는 소득 대비 주택 가격, 임대료 대비 주택 가격으로 가늠했다. 2021년 4분기 현재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는 2015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주택 가격이 소득보다, 또 임대료보다 올라 주택 가격 불균형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IMF는 "팬더믹 기간 아·태 지역 선진국에서 가격 급등은 국가별 수요·공급 요소와 더불어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따른 낮은 모기지 금리로 촉진됐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역대 가격 추세에서 벗어나 상당한 가격 불균형이 발생했으며 일부 국가에서 5~20% 수준의 상당한 주택가격 하방 위험을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IMF는 2022년 4분기에 한국과 호주에서 주택 가격 상승률 하방 위험은 2019년 4분기보다 약 10%포인트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뉴질랜드는 주택 가격 상승률 하방 위험이 20%포인트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질랜드는 아·태 국가 중 팬더믹 기간 집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 2019년 4분기와 2021년 4분기의 실질 주택 가격 변화를 비교한 결과 뉴질랜드는 35% 가까이 올랐다. 호주는 20% 넘게 올랐고, 한국은 20%에 못 미쳐 뉴질랜드·호주에 이어 3번째로 많이 올랐다.

IMF는 이번 보고서가 금리 인상 전인 2021년 4분기 데이터를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앞으로 금리가 오르면 주택 가격 하방 위험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MF는 지금의 금리 인상 추세가 주택 가격에 미칠 영향에 대해 아·태 지역 선진국에서 3%포인트 금리 인상은 앞으로 여덟 분기(2년) 동안 주택 가격 상승을 5% 이상 낮추고, 앞으로 4분기(1년) 동안은 약 2% 정도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현재로써는 이 지역 주요 선진국과 개도국의 금융 부문은 건전해 보이며 탄력성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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