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반대’ 시위 격화에… 페루, 국가비상사태 선포

전웅빈 2022. 12. 16.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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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정부가 한 달간 시민 이동을 제한하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시위는 지난 7일 페루 의회가 카스티요 전 대통령을 축출하면서 전국으로 확산했다.

멕시코 콜롬비아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좌파 정부들은 카스티요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이 국가들은 전날 "(카스티요 대통령을 뽑은) 유권자들의 뜻은 존중돼야 한다. 페루의 반민주적 결함 문제가 해소되기 전까진 카스티요를 페루 대통령으로 계속 간주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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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카스티요 전 대통령 축출
성난 시민들 경찰서 등지서 난동
“조기 대선”… 시위대 수용 않을 듯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페루 시위대가 14일(현지시간) 제2의 도시 아레키파 중심가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지난 7일 정치 무능과 부패 혐의로 의회에서 탄핵당한 뒤 이 도시의 한 경찰서에 구금된 상태다. AP연합뉴스


페루 정부가 한 달간 시민 이동을 제한하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이에 반발하는 시위가 격렬해지면서 사회 혼란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루이스 알베르토 오타롤라 국방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디나 볼루아르테 신임 대통령이 참석한 국무회의에서 “30일 동안 국토 전체에 비상사태를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페루에서는 집회와 이동의 자유가 제한된다. 군이 동원됐고, 경찰에는 영장 없이 시민 주거지를 수색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됐다. 오타롤라 장관은 “기물 파손과 도로 봉쇄 등이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의 강력하고 권위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위는 지난 7일 페루 의회가 카스티요 전 대통령을 축출하면서 전국으로 확산했다. 성난 지지자들이 경찰서와 법원, 공장, 공항 등에 몰려가 난동을 부렸다. 페루 경찰은 1주일 동안 수도 리마와 관광명소 쿠스코, 아레키파 등 지역에서 과격 시위대 71명을 체포했다. 페루 당국은 10대 청소년을 포함해 최소 7명이 사망했고 경찰관 10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또 쿠스코에서 시위대가 마추픽추 등으로 향하는 도로를 장악하면서 관광객 약 3000명의 발이 묶였다고 추정했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가난한 시골 가정 출신으로 학교 교사와 노동조합 활동가로 일했다. 지난해 대선 때 국가의 만성적 빈곤과 불평등을 해결하겠다는 좌파 공약을 내세워 승리했다. 엘리트 계층 위주 국가 시스템에 좌절한 사람들이 그를 지지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카스티요 정부는 그러나 보수우파가 장악한 의회와 사사건건 부딪쳤다. 의회는 카스티요 정부의 부패 문제를 들어 탄핵을 추진했고, 카스티요는 의회 해산을 명령하며 계엄령을 발동하려 했다. 하지만 여소야대 의회는 이를 무시하고 승계서열 1위인 부통령을 새 대통령으로 올렸다. 군도 의회 편을 들었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멕시코 대사관으로 정치적 망명을 시도하던 중 체포돼 구금됐다. 현지 매체는 페루 검찰이 18개월 구금 명령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소요 사태가 계속되자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차기 대선을 2024년 4월에서 앞당겨 내년 12월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위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멕시코 콜롬비아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좌파 정부들은 카스티요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이 국가들은 전날 “(카스티요 대통령을 뽑은) 유권자들의 뜻은 존중돼야 한다. 페루의 반민주적 결함 문제가 해소되기 전까진 카스티요를 페루 대통령으로 계속 간주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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