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수의 평양, 평양사람들] NLL 이남으로 미사일 쏘고, 김정은 어린 딸 공개하고
2022 북한 10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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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공개 90일 만에 “끝났다”
실패 연발 ‘괴물미사일’ 11월 성공
추수 전 군수공장서 탈곡기 생산
김여정·최선희, 대남·대미 총책에
」
1 NLL 남쪽에 첫 미사일 발사
북한이 올해 미사일을 발사한 건 39회다. 역대 최다 규모다. 특히 지난달 2일 오전 8시 51분 강원 원산에서 발사한 미사일 3발 중 1발이 북방한계선(NLL) 이남 26㎞, 속초 동방 57㎞에 떨어졌다.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에 다연장로켓(방사포) 등으로 포격했고 휴전선 일대의 총격은 비교적 자주 있었지만 미사일을 남북 경계선 남쪽으로 쏜 건 분단 이후 처음이다. 군 당국이 바다에서 건져낸 미사일은 러시아제 구형 지대공 미사일(SA-5)인 것으로 나타났다.
2 ‘괴물미사일’로 위협
북한은 지난달 18일 오전 10시 15분 평양 순안 공항 활주로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쐈다. 북한은 1시간 8분 55초 동안 최고고도 6040.9㎞, 거리 999.2㎞를 비행했다고 주장했다. 발사 각도를 높이고, 사거리를 줄이는 고각(高角) 발사였다. 전문가들은 정상 각도로 북한이 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1만5000㎞가량 날아갈 것으로 판단한다. 평양에서 미국 본토 가장 먼 곳인 플로리다(약 1만2500㎞)를 훌쩍 넘어가는 거리다. 미국 본토 전역을 사거리로 하는 핵미사일 보유를 과시해 위협 수위를 한층 높였다.
3 김정은, 딸 최초 공개
북한은 지난달 18일 화성-17형 미사일 발사 현장에 김 위원장이 딸 손을 잡고 등장한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 매체는 “사랑하는 자제분”이라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가 공식 직책을 받지 않은 최고지도자 자녀의 모습을 공개한 건 처음이다. 국가정보원은 딸 김주애인 것으로 파악했다. 후계자로 내정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일부 있으나 그보다는 핵으로 대대로 안보를 지킬 수 있게 됐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선전술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서방의 관심을 증폭하려는 의도라는 지적도 있다.
4 코로나19 창궐
북한은 지난 5월 12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 소식을 전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소식을 알렸다. 2년 넘게 국경을 닫는 셀프 봉쇄에 나서며 코로나 제로를 주장했던 북한의 방역에 구멍이 뚫린 것이다. 김 위원장은 마스크 두 장을 겹쳐 쓰고 나타났고, 주민들의 이동이 엄격히 통제됐다. 북한은 90일 뒤인 8월 10일 방역총화회의에서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했다. 이 회의에서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이 “고열 속에 심히 앓으시면서도 자신이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인민들 생각으로 한순간도 자리에 누우실 수 없었던 원수님”이라고 밝혀, 김 위원장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90일 동안 74명이 사망하고 477만2813명의 유열자(발열자)가 발생했다.
5 오락가락한 김정은 집권 기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1년 12월 17일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하면서 권력을 물려받았다.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지난해 4월 17일자 기사(‘위민헌신의 성스러운 10년’)에서 “영원히 잊을 수 없는 10년 전 12월”이라고 표현해 김 위원장이 2011년 말 권력을 승계했음을 밝혔다. 다른 북한 매체들 모두 지난해 내내 특집 기사에서 김 위원장의 10년 ‘업적’을 부각했다.
그런데 지난 4월 10일 고위 간부들이 평양 4·25문화회관에 모여 김 위원장 집권 10년 중앙보고대회(경축식)를 진행했다. 북한 매체와 당국이 김 위원장의 집권 시점을 2011년 김정일 위원장 사망 때와 김 위원장이 공식 직책에 오른 2012년 4월로 달리 보고 있음이 드러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6 군수공장에서 농기계 생산
북한은 추수를 앞둔 지난 9월 25일 황남 해주에서 농기구 5500대 전달식을 진행했다. 이동식 벼종합탈곡기 1500대, 소형벼수확기 2500대, 옥수수탈곡기 500대, 종합토양관리기계 1000대 등이다. 북한은 이날 전달한 농기계를 일렬로 세우면 20㎞라고 선전했다. 특히 김 위원장의 지시로 군수공장(군수공업부문)에서 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북한이 발등의 불이 된 식량난 해결을 위해 군수공장을 동원해야 했다는 해석, 핵과 미사일로 안보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재래식 무기공장을 농기계 생산으로 돌릴 수 있다는 평가가 엇갈린다.
7 대규모 심야 열병식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무력을 과시하기 위해 열병식을 자주 열었다. 정권수립기념일(9월 9일), 당창건기념일(10월 10일), 당대회 등이 계기가 된다. 올해는 지난 4월 25일 조선인민군창군 90주년을 맞아 대규모 심야 열병식을 했다. 4월 25일에 열병식을 한 건 김정은 집권 이후 처음이다. 북한은 이날 50개 도보 종대와 22개의 기계화 종대를 참여시키고, 극초음속 미사일 등을 선보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우리 군사적 강세는 보다 확실한 것으로 되어야 한다. 후손만대의 장래가 이에 달려 있다”고 강조해 핵무기 등 국방력 강화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8 윤 대통령에 “인간 자체가 싫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월 15일 광복절 축사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맞춰 대규모 대북 지원을 계획하고 있는 ‘담대한 구상’을 밝혔다. 사흘 뒤인 18일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를 내고 “남조선(남한) 당국의 ‘대북정책’을 평하기에 앞서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며 극단적인 반응을 내놨다. 당분간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이다.
9 고위 간부 교체, 현재진행형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매년 노동당과 내각의 고위 인사를 해 왔다. 올해도 지난 6월 개최한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성원 31명 중 9명을 교체했다. 총참모장과 총정치국장, 국가보위상, 사회안전상 등 군지도부와 사회 통제를 담당하는 책임자도 바꿨다. 노동당 부장 22명 중 6명이 교체됐다.
10 첫 여성 외무상 탄생
북한 사상 처음으로 여성인 최선희가 지난 6월 외무상이 됐다. 2000년대 중반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통역으로 외부에 얼굴을 알린 최선희는 외무성 국장과 부상(차관) 등을 거쳐 북한 외교수장에 올랐다. 2019년 트럼프-김정은 하노이 회담을 전후해 북한의 대미정책 결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아 왔다.
■ 한국은 사라진 북한의 월드컵 중계
「 지난 15일 프랑스의 승리로 마무리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전 경기는 북한 조선중앙TV에서도 전파를 탔다. 북한은 이날 오후 9시 10분 녹화중계로 약 70분간에 걸쳐 편집한 경기 내용을 내보냈다.
북한은 이번 월드컵 경기 예선전과 16강전, 8강전, 준결승 경기를 1~3일의 시차를 두고 녹화 편집 방송을 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의 방송에서 한국은 사라졌다. 북한은 지난달 22일 오전 4시(한국시간) 열린 미국 대표팀의 첫 경기를 제외하고 참가국 23개(한국팀 제외)의 예선전 모든 경기를 보여줬다. 지난달 23일 열린 일본과 독일의 경기 방송이 늦어지며 미국에 이어 일본 대표팀의 경기를 감추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일본 대표팀의 경기를 사흘 뒤 방송했고, 이후 열린 미국팀의 예선전 2경기와 16강전도 내보냈다. 그러나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과 맞붙어 1승 1무 1패를 기록한 한국의 예선전 경기는 북한 방송에서 볼 수 없었다.
다만, 북한은 한국이 브라질에 3골 차로 패한 16강전을 경기 다음 날인 지난 7일 시청률이 가장 높은 오후 9시 10분 편성해 72분간 내보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16강전 대진표에선 여전히 한국을 지웠다. 본선 참가국 23개 나라명을 일일이 열거하며 한국은 “어느 한 나라”라고만 표현했다.
전직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최근 거리를 두려고 하는 한국과 미국, 일본과 관련한 내용을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으려 했던 것 같다”며 “그러나 이들 세 나라의 경기를 방송에서 생략할 경우 주민들의 궁금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미국과 일본 경기는 방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북한은 대회 초반 한국의 현대차와 기아차 광고를 모자이크하며 철저히 한국 지우기에 나서기도 했다.
」
정용수 통일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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