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올해 베스트셀러 소설 1위는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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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 소설의 명작으로 꼽히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가 올해 러시아의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14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온라인 서점 '리트레스(LitRes)'가 올해 도서 다운로드 횟수를 집계한 결과, '1984'는 소설 부문 1위와 전체 2위라는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러시아는 이 같은 관점을 고수하고 있기에 '1984'를 금서로 지정하지도 않는데 이어, '1984'의 자국 베스트셀러 1위 소식을 관영매체인 타스가 앞장서 알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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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린 모티브로 창작…러시아는 "서구 자유주의 종말 그린 것" 주장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디스토피아 소설의 명작으로 꼽히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가 올해 러시아의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14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온라인 서점 '리트레스(LitRes)'가 올해 도서 다운로드 횟수를 집계한 결과, '1984'는 소설 부문 1위와 전체 2위라는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영국 소설가 오웰이 1949년 발간한 '1984'는 '빅 브러더'라는 권력자에 의해 엄격하게 통제되는 가상의 전체주의 사회를 그린 작품이다. 단 소설 속에서 빅 브러더의 모습은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실체의 존재 여부가 명확하지도 않은 빅 브러더라는 인물의 발언은 끊임없이 진리부 기록국에 기록되며 당의 가르침은 24시간 내내 '텔레스크린'이라는 매체를 통해 당원들에게 주입된다.
소설의 제목인 '1984'는 오웰이 소설을 펴낸 1949년 당시에는 먼 미래였던 1984년을 시간적 배경으로 설정한 것인 동시에, 작가가 1948년에 이 작품을 집필했기 때문에 숫자 '48'의 앞뒤를 바꿔 '84'로 썼다는 설이 있다. 오웰은 소비에트연방(옛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에게서 모티브를 얻어 '1984'를 썼다고 알려져 있다. 이 소설은 1988년까지 옛 소련에서는 금서였다.
발간된 지 73년이나 지난 고전이 갑자기 올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러시아와 외신들은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984'가 올해 러시아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 작품이 지난 20년 동안 정적과 비판 여론을 통제해온 푸틴 대통령을 연상하게 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 작품 속에서는 국가나 당 등이 앞장서 국민들의 일상생활을 감시하는 것은 물론 도청과 감청, 문서 검열, 역사 왜곡 등도 스스럼없이 이뤄진다. 이는 고문, 감금, 인권 탄압, 사상 교육 등으로 자연스레 이어지는데 이러한 소설 속 모습이 지금의 러시아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러시아 측은 '1984'를 스탈린 독재 체제가 아니라 서구의 자유 민주주의를 비판한 소설로 보고 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수년간 오웰이 전체주의를 그렸다고 생각했지만 이는 전 지구적 허위정보"라며 "오웰은 자유주의의 종말을 그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오웰은 소련을 그린 게 아니라 그가 살던 사회(서방국가)에서 자유주의가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는 방식을 그린 것"이라고 했다. '1984'의 러시아판 번역자인 다랴 첼로발니코바도 러시아 정부의 해석과 마찬가지로 "오웰이 비판한 것은 서방에서 도래할 수 있는 전체주의였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 같은 관점을 고수하고 있기에 '1984'를 금서로 지정하지도 않는데 이어, '1984'의 자국 베스트셀러 1위 소식을 관영매체인 타스가 앞장서 알리고 있는 것이다.
한편 '1984'를 금서로 지정한 나라는 따로 있다. 러시아 최고의 우방이자 '유럽의 마지막 독재국가'인 벨라루스다. 벨라루스 정부는 지난 5월 '1984'의 모든 판본 판매를 중단하라고 지시하는 한편 출판사가 보유한 재고분에 대해서도 회수 명령을 내렸다. 현지 매체 나샤 니바는 이 책을 번역·출간한 출판사 관계자가 보안군에 의해 구금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벨라루스에서 '1984' 번역본이 나온 것은 1992년에 이르러서다. 이 책은 2020년과 지난해 두 차례나 재출간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어 베스트셀러 4위를 차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나샤 니바는 "국민들이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반영한 결과였다"고 평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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