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으로 쓰던 일본식 가옥서 한복 홍보…논란 일자 ‘영상 삭제’
정부와 부산시가 후원해서 만든 한복 홍보 영상이 요정으로도 쓰였던 일본식 건물에서 촬영해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주최 측이 영상을 삭제했다.
‘2030부산 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노력 중인 부산은 세계에 관광도시 부산을 알리는 한편 부산을 한복문화 거점 도시로 육성하겠다며 2021년부터 부산섬유패션산업연합회와 함께 ‘한복 품은 부산’ 행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에 논란이 된 홍보물도 ‘한국 품은 부산’ 행사 소개물 중 하나로 2007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동구 수정동의 ‘문화공감수정’에서 촬영, 제작됐다.
부산 ‘문화공감수정’은 일본식 가옥으로 해방 이후 ‘정란각’이라는 고급 요릿집(요정)으로 쓰였던 곳이다.
이 때문에 한복을 홍보하는 장소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문화 알림이’로 알려진 서경덕 교수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하필 한복을 홍보하는 영상을 만드는데 이 곳에서 촬영한 이유가 뭐냐”며 “참 답답할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서 교수는 “정신 바짝 차려야만 한다”며 “최근 ‘한국의 탈춤’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 됐는데, 중국의 일부 언론에서는 ‘탈춤도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리 문화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우리 스스로가 먼저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력를 높이기 위해 더 노력을 해야만 할 것”이라고 했다.
논란이 되자 부산시가 운영하는 공식 유튜브 채널 등에선 해당 영상이 삭제됐다.
영상을 만든 주최 측은 JTBC에 “(영상에서 문제가 된 부분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인지했고, 수정, 보완할 예정”이라며 “재편집해서 다시 공개할지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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