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맞아 피살' 모로코-프랑스 4강, 축구라기 보다 전쟁?

김태훈 2022. 12. 1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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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역사에 남을 충격적 이변을 일으킨 모로코와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의 4강 맞대결을 앞두고 그라운드 밖에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마치 역사의 한을 풀기라도 하려는 듯, 모로코 축구팬들의 환호와 응원이 거칠어지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모로코전 결과에 따라 파리 샹제리제 거리에 쏟아져 나올 팬들의 유혈 충돌 우려는 프랑스 관광객 사망 사건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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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배 관계의 역사적 배경에서 월드컵 4강 맞대결
흥분한 모로코 이민자들과 프랑스인 사망 사건 겹쳐 유혈 충돌 우려
지난 14일 프랑스 파리에서 모로코 이민자들이 축구대표팀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 AP=뉴시스

월드컵 역사에 남을 충격적 이변을 일으킨 모로코와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의 4강 맞대결을 앞두고 그라운드 밖에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모로코와 프랑스는 15일 오전 4시(한국시각)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서 킥오프하는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준결승에서 정면 충돌한다. 프랑스(피파랭킹 4위)가 이기면 ‘2018 러시아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결승 진출을, 모로코(피파랭킹 22위)가 승리하면 아프리카 최초의 월드컵 결승 진출 쾌거를 달성한다.


킬리안 음바페(5골)-올리비에 지루(4골) 등을 앞세운 프랑스는 5경기에서 11골(경기당 2.2골)을 퍼붓는 막강 공격력을, 4강까지 올라오면서 단 1실점(자책골)만 기록한 모로코는 철벽 수비를 자랑하는 팀이다. GK 야신 부누 선방 속에 스페인, 포르투갈을 상대로 1골도 내주지 않았다. 스페인과의 승부차기에서도 실점하지 않은 골키퍼다.


역사적으로 식민지배 관계에 있었던 모로코와 프랑스 4강전은 결승티켓을 놓고 겨루는 축구 경기를 넘어 국가 간의 자존심이 걸린 한판으로 관심을 모은다. 지배를 당했던 모로코가 거는 기대는 프랑스 보다 크면 크지 작지 않다.


모로코는 서구 열강의 식민지 쟁탈전이 한창이던 시절, 프랑스와 스페인의 식민 지배를 받은 역사를 안고 있다. 16강에서 스페인을 꺾은 모로코는 공교롭게도 4강에서 프랑스를 만나게 됐다. “승리가 복수”라고 외치는 모로코 국민들은 모로코 축구대표팀이 프랑스마저 깨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1970 멕시코월드컵 본선 진출 이후 52년 만에 월드컵 정상을 넘보게 된 모로코인들은 흥분 상태다. 프랑스, 스페인, 벨기에 등 유럽에 거주하고 있는 이민자들은 “모로코 축구대표팀이 우리를 지배했던, 우리를 무시하고 있는 나라들을 연파했다. 그들이 우리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있다”며 축구의 승리를 하나의 복수로 여기고 있다.


4강 진출한 모로코 축구대표팀. ⓒ AP=뉴시스

환호가 거칠어지면서 유혈 충돌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기대 이상 선전에 흥분한 모로코 이민자들은 유럽 각 국가에서 응원과 환호를 넘어 폭동에 가까운 집단 행동으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는 모로코 이주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프랑스와 모로코가 4강 진출을 확정했을 때, 파리 샹젤리제 밤거리는 프랑스와 모로코 축구팬들로 뒤엉켜 마비됐다. 일부 모로코 이주민들은 흥분해 난동을 벌이기도 했다. 명품 매장의 문을 발로 차고 진압 경찰을 향해 병을 던졌다. 안전펜스를 걷어차고 행인에게 폭죽까지 쐈다. 결국 무장 경찰들이 최루탄을 발사하며 흥분한 축구팬들을 연행하기에 이르렀다.


가뜩이나 긴장 상태인데 4강 프랑스-모로코전을 하루 앞두고 모로코에서 프랑스인이 돌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모로코 수도 라바트 인근 해안도시에서 80대 프랑스 여성 관광객이 한 남성의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 그의 남편도 공격을 받고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격을 가한 남성은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돼 구금됐으며, 아무런 이유 없이 해당 여성을 돌로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를 접한 프랑스 국민들도 매우 예민한 상태다.


마치 역사의 한을 풀기라도 하려는 듯, 모로코 축구팬들의 환호와 응원이 거칠어지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모로코전 결과에 따라 파리 샹제리제 거리에 쏟아져 나올 팬들의 유혈 충돌 우려는 프랑스 관광객 사망 사건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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