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이슈] SSG, 또 터진 ‘정용진 리스크’?

차승윤 2022. 12. 1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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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가 지난 11월 8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를 펼쳤다. SSG가 4-3으로 승리하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시상식에서 정용진 구단주가 트로피를 들어올리고있다. 인천=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전에 없던 구단주'인 건 확실하다. SSG 랜더스가 단장 교체를 두고 몸살을 앓고 있다.

SSG는 14일 김성용 퓨처스 R&D 센터장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김 단장은 1997년부터 2021년까지 24년 동안 야탑고등학교 야구부 감독으로 지내다가 지난해 11월 SSG에 합류했다. 오랜 고교야구 지도 경력을 지녔고 1년간 구단 육성도 지휘해본 건 강점으로 뽑힌다. 구단은 "SSG가 앞으로도 매년 우승권 전력을 유지할 수 있는 팀이 되고자 한다. 팀 빌딩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이를 현장에 체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김 신임 단장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앞서 12일 류선규 전 SSG 단장이 돌연 사임을 발표하면서 이번 단장 선임 문제가 야구계의 화두가 됐다. 단장 선임 과정에서 모기업, 또는 구단주와 관련된 이들이 영향을 끼쳤다는 보도가 줄을 이었다.

다만 예고된 수순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미 모기업이 교체됐을 때부터 구단 수뇌부 역시 시기의 문제일 뿐 바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비선 실세' 논란이 일어난 외부 인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실제 구단 자문으로 있지만, 문제적 인사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한 SSG 관계자는 "모기업 교체 과정에서 이 정도는 자연스럽게 감수할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거액을 들여 구단을 인수했고, 인수 후 구단 투자 및 홍보에 적극적이었던 정용진 부회장인 만큼 다른 구단주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어색하지 않다는 것이다.

정용진 부회장이 내걸어 온 소통 행보는 그의 강점이다. 정 부회장은 다른 기업인들과 달리 개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고객·팬 등과 소통해왔다. 업무적인 부분뿐 아니라 개인적인 의견도 자유롭게 꺼냈다. 지난 1월에는 SNS에 '멸공(滅共·공산주의를 멸한다)'이라는 이야기를 꺼내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반대로 일상적이고 격의 없는 모습도 보여줬다. 당일 경기 관련 정보를 한발 먼저 올리며 '업무에 참고하시기 바란다'고 1일 홍보팀으로 나서는 일도 많았다.

2022 KBO 포스트시즌 키움히어로즈와 SSG랜더스의 한국시리즈 5차전이 7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9회말 무사 1,3루 대타로 나온 김강민의 끝내기 스리런홈런으로 경기를 승리하자 SSG 정용진 구단주가 관중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2.11.07/

정용진 부회장은 KBO리그 어떤 구단주보다 홈구장을 자주 찾았다. 그가 인천 SSG랜더스필드를 찾는 날에는 많은 SSG 팬들이 '용진이 형'이라는 호칭과 함께 그에게 환호성을 보냈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그 소통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 13일 정용진 부회장이 개인 SNS에 '힘든 하루'라고 짧은 문구를 올리자 많은 야구팬들이 몰렸다. 많은 이들이 단장 교체에 대한 비판 및 해명을 요구했다. 정 부회장은 이후 그동안 올렸던 SSG 구단과 야구 관련 글들을 모두 계정에서 내렸다. 잘잘못을 떠나 팬들과 따로 소통하지 않는 일반적인 구단주였다면 겪지 않았을 리스크였다.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과 한국시리즈(KS) 통합 우승까지 이룬 구단이 트럭 시위까지 마주하게 됐다. SSG 일부 팬들은 구단의 행보를 비판하며 SNS를 통해 15일부터 17일까지 모기업 신세계그룹의 신세계 백화점 본점과 본사 등에서 트럭 시위를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지난해 우승팀 KT 위즈 역시 트럭 시위 진통을 앓았지만, 당시에는 FA(자유계약선수) 영입이 주된 이유였다. 성적과 스토브리그 모두 큰 문제 없이 마무리한 팀이 팬들로부터 항의를 받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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