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의 승부수…"복수 후보와 연임 경쟁"

임혜선 2022. 12. 1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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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심사위 이사회에 "구현모 대표 연임 적격" 의견 전달
정치 외풍 차단하고 연임 정당성 확보 노려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연임에 나선 구현모 KT 대표가 정당성 확보를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구 대표는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적격 판정을 받고도 다른 후보와의 경쟁을 자처하고 나섰다. KT 차기 대표 선거에 구 대표는 기호 1번으로 출마하게 된다.

KT 심사위 "연임 적격", 구현모 "복수 후보와 경쟁하겠다"

KT 심사위는 13일 구 대표의 연임이 적격하다는 심사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했다. 하지만 구 대표는 자신을 단독 후보로 추천하는 대신 복수 후보와 경쟁하겠다는 뜻을 이사회에 전달했다. 이사회는 추가 심사를 진행키로 결정한 후 복수 후보 선정 방법과 일정을 조율 중이다. 공개모집 절차보다 지배구조위원회 및 심사위가 후보를 추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배구조위원회는 사외 대표이사후보자군 구성을 위해 이사 추천을 받을 수 있고, 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하거나 인선자문단을 구성할 수 있다. 정관에 따라 정기 주주총회 3개월 전까지 차기 대표 후보자를 결정해야 해 연내 후보 선발 절차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 차기 대표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경선 카드'는 정치 외풍과 함께 뒷말을 원격 차단하고 실력으로 정면 대결하겠다는 구 대표의 자신감 표현으로 해석된다. KT에 따르면 구 대표는 주요 주주가 제기한 소유분산 기업(KT처럼 지배주주가 없는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고려했다. 주요 주주는 KT 지분 10.35%를 보유한 최대 주주 국민연금공단을 가리킨다. 주총에서 국민연금이 구 대표의 손을 들어줄지 여부가 미지수다.

최근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소유분산기업이 대표나 회장 선임, 연임 과정에서 현직자 우선 심사와 같은 내부인 차별과 외부 인사 허용 문제를 두고 쟁점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특정 기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KT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KT의 보안 계열사인 KT텔레캅에 대해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조사에 나선 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외부의 부정적 시각과 우려를 해소하고 연임의 당위성을 인정받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재계 "후보 경쟁에서 구 대표 우위" 관측

KT가 2002년 민영화된 이후, 구 대표를 포함한 4명이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역임했다. 이 중 남중수 전 사장과 이석채, 황창규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지만, 두 번째 임기를 마친 사람은 황창규 회장이 유일하다. 두 사람은 연임 중 검찰 수사를 받고 사퇴했다. 정권이 교체된 이후 연임 임기를 채운 사람은 황 회장 한 사람에 불과하다.

재계는 후보 경쟁에서 구 대표가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 대표는 취임 이후 '전화국' 이미지를 벗고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로 체질을 개선해 KT의 기업가치를 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기술을 바탕으로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강화했다. 실적과 주가가 이를 증명했다.

KT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구 대표 취임 직후인 2020년 8782억원에서 지난해 1조682억원으로 21.6% 증가했다. 증권가에서 추정한 올해 영업이익은 1조21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KT 주가는 지난 2일 3만7600원으로 장을 마감, 2020년 3월 30일 취임 당시(1만9700원) 대비 91% 상승했다. KT의 시가총액은 지난 8월 2013년 이후 9년여 만에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구 대표는 "2~3년간의 변화로 끝일 것인가, 아니면 구조적으로 바뀌어서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새로운 형태의 사업자로서 변화할 수 있느냐 하는 면에서 보면 아직은 구조적이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워 연임을 생각하게 됐다"고 소회를 말했다. KT 노동조합 역시 구 대표의 연임을 지지했다.

KT 노조는 6일 성명서를 통해 "구 대표가 KT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본궤도에 오르고 있는 KT의 미래 비전이 성공적으로 결실을 볼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성과가 과거 낙하산 CEO들이 단기성과를 위해 추진했던 인력구조조정이나 자산매각을 통해 고용안정을 위협하면서 달성한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사업 체질 개선을 통해 이뤘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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