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생부터 평생 못 산다…'담배와의 전쟁' 선포한 이 나라

법 위반 시 벌금 1억2500만원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뉴질랜드에서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새 금연법이 통과되면서 2009년 이후 뉴질랜드에서 출생한 이들은 '금연 세대'가 될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뉴질랜드 의회는 2009년 1월1일 이후 출생자에게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새로운 금연법을 통과시켰다. 법 위반 시에는 15만 뉴질랜드 달러(약 1억25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한다.

이 법안은 2023년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현재 만 13세(공표일 기준 만 14세) 이하의 청소년들은 평생 뉴질랜드 안에서 담배를 구매할 수 없다.

법안에는 현재 약 6000개에 달하는 담배 판매점을 내년 말까지 600개로 줄이고,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 양을 줄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앞서 뉴질랜드 정부는 2025년까지 흡연 인구를 5% 미만으로 하는 '금연 정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미 뉴질랜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가장 낮은 성인 흡연율을 달성한 바 있지만, 뉴질랜드의 원주민 마오리족과 파시피카족의 흡연율은 각각 22.3%와 16.4%로 OECD 평균치(16.5%)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뉴질랜드 정부에서는 이 법안으로 마오리족과 비마오리족 사이의 기대 수명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새 금연법이 시행되면 뉴질랜드는 부탄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담배규제를 적용하는 국가가 된다. 2005년 부탄은 세계 최초로 담배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아예샤 베랄 뉴질랜드 보건부 차관은 "이 법안은 금연 미래를 향한 진전을 가속화한다"며 "수천 명의 사람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의료 시스템은 다양한 유형의 암, 심장마비, 뇌졸중 등과 같이 흡연으로 인한 질병에 동원될 필요가 없다"며 "50억달러(약 4조1800억원)가량의 혜택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뉴질랜드 정부에 따르면 뉴질랜드에서는 한해 흡연으로 5000여명이 숨진다. 흡연자 5명 중 4명은 만 18세 이전에 흡연을 시작한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