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리포트] 특별·광역시 중 면적 최대… ‘신 대구시대’ 열린다

최일영 2022. 12. 1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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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군위군, 대구광역시 편입

경북 군위군의 대구 편입 추진 2년 5개월 만인 지난 8일 ‘경상북도와 대구광역시 간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내년 7월 경상북도 군위군은 대구시 군위군으로 바뀐다. 단순히 행정구역이 변경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대구시는 특·광역시 면적 1위가 되고,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 기반이 마련되는 등 도시 위상이 달라질 전망이다. 군위 대구 편입이 대구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 살펴봤다.

내년 7월 대구시로 편입되는 경북 군위군 군위읍 전경(위 사진)과 군위군 청사. 군위군에는 지역의 염원인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 들어설 예정이다. 대구시와 군위군 면적이 더해지면 서울 면적의 2.5배로 넓어지게 된다. 인천과 울산, 부산 등에 비해서도 월등히 큰 규모다. 군위군 제공

대구시 마침내 군위 품었다

군위를 대구에 편입하려는 노력은 2020년 7월 시작됐다. 당시 대구와 경북의 미래를 바꿀 통합신공항 조성을 위해 경북 군위와 의성을 공동 후보지로 정하는 안이 가장 유력했다. 하지만 유치 신청을 바로 코앞에 두고 군위군이 단독 공항을 주장하며 버텼고 이에 통합신공항 무산 위기까지 맞게 됐다.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당시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는 군위·의성 공동 후보지로 유치 신청하는 대신 군위군을 대구에 편입하는 안을 제시했다.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지역 국회의원 25명 전원, 시·도의원도 79명이 편입 서명에 참여하면서 마침내 합의를 이끌어 냈고 2020년 8월 군위 소보·의성 비안이 통합신공항 이전지로 확정됐다.

이전지 확정 후에도 여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정부가 편입을 위한 법률안을 2021년 10월 입안해 올해 초 국회로 넘겨졌지만 복잡한 정치적 셈법이 끼어들면서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형동(안동·예천) 의원이 편입을 반대하면서 일정이 지연됐다. 여기에 일부 국민의힘 경북지역 의원들이 선거구 감소 등을 우려하며 반대에 동참하면서 다시 위기를 맞았다. 시·도지사, 지역 정치권의 설득 끝에 행안위 법안심사 소위에 법률안이 상정됐고 이후 일사천리로 절차가 진행돼 지난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대구시민과 군위군민은 물론 지역 정치권도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진행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끊임없는 소통과 협의를 통해 마침내 여기까지 왔다”며 “이로써 대구와 경북은 통합신공항의 성공적 건설과 4차 산업혁명, 첨단산업단지 조성 등 미래 동력 확보를 위한 초석을 다지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군위’ 신 대구시대 시작


군위군의 면적은 614.3㎢로 대구시의 70%에 달한다. 두 지역이 합쳐지면 대구시 면적은 883.7㎢에서 1498㎢로 크게 늘어 단숨에 전국 특·광역시 중 1위로 올라선다. 넓어진 면적만큼 풍부한 가용자원 확보가 가능해져 미래 신산업 육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높은 분양가와 각종 민원 등으로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에 한계를 보이는 현 대구지역과 비교해 군위군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가 등 장점이 있어 신공항 중심 공항복합도시, 국가산업단지, 경제자유구역, 자유무역지대 등 신규 산업단지 조성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군위군의 위상도 달라진다. 군위군 인구(2만3000여명)는 현재 경북에서 울릉군, 영양군 다음으로 적다. 대구 편입과 통합신공항 건설에 따른 인구 증가로 소멸위기지역 꼬리표를 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시와 군위군은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 기업 유치, 일자리 창출, 생활편익시설 조성 등에 나설 계획이다.

군위군민은 대구시 대중교통 편입, 대구시 사회기반시설과 행정서비스 이용 등이 가능해져 삶의 질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도시화와 광역 인프라 조성에 따른 부동산 가치 상승도 예상된다. 선거구도 조정될 전망이다.

대구시와 경북도, 군위군은 내년 7월 1일 편입이 안정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후속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대구시·경북도·군위군 공동협의회를 구성해 편입 준비과정에서의 이견을 조정해 나갈 계획이다. 주요 사업계획 검토(도시·교통계획, 학군 조정, 농업·상수도 분야), 자치법규 정비, 국·공유재산 및 물품인수, 사무 인계인수, 세입·세출예산 조정, 전산시스템 정비, 안내표지판 정비 등을 함께 진행한다.

군위 대구 편입이 통합신공항 건설의 선결 조건이었던 만큼 각종 인·허가 등 법정사무에 대한 군위군의 원활한 협조가 이뤄져 통합신공항 건설사업 추진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통합신공항특별법 국회 통과 여부에 대해 “정부·여당과는 합의가 다 됐고, 더불어민주당은 광주 출신 의원들이 지도부에 요청한 상태”라며 “큰 고비는 다 넘겼고 남은 것은 각론 일부와 시기의 문제”라고 말했다.

김진열 군위군수
“군위, 대구·경북의 중심도시로 성장하는 계기 될 것”

“2년 5개월 만에 군위군 대구편입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군민들의 열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진열(사진) 군위군수는 13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매우 기쁘다”고 답한 뒤 편입법률안 통과 공적을 군민에게 돌렸다.

그는 대구 편입이 군위가 대구·경북 중심도시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또 통합신공항이 중남부권 중추공항으로 자리매김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김 군수는 “대구 편입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라 생각한다”며 “군위는 물론이고 대구와 경북의 미래 100년을 위해 전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어려운 점이 많았다는 사실도 숨기지 않았다. 경북 일부 국회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혔을 때 시·도민이 지켜보는 앞에서 합의한 대구 편입이 정쟁의 대상으로 전락한 것에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법안이 수차례 상정이 불발되는 것을 보면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는 기분도 느꼈다고 했다.

김 군수는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지역 정치권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편입에 대한 간절함을 정치권에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동분서주했다”며 “홍준표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용판·임이자 시·도당위원장, 이채익 행안위원장 등 지역 정치권이 대승적 결단을 내려 벌률안 통과까지 이룰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순조로운 편입을 위해 철저히 사전 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도시 광역행정으로의 변화로 소외될 수 있는 농·축산업 분야에서 기존의 다양한 보조사업이나 혜택들이 줄어들거나 사라지는 일이 없도록 챙길 방침이다. 김 군수는 “시·도 간 관할구역 변경에 따라 변화되는 업무를 사전에 파악해 군민 입장에서 불편함이 없도록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전담부서인 대구편입정책단을 통해 이미 체계적인 준비에 돌입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 군수는 새롭게 출발하는 대구시 군위군에 거는 기대가 컸다. 군위 대구 편입이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추진의 전제 조건이었던 만큼 통합신공항 사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또 통합신공항 조성에 따른 비약적인 경제 발전과 접근성 개선으로 이전과는 다른 대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인구소멸 지역이라는 불명예를 벗어 던지고 자립도시가 되는 것이 2만3000명 군민 모두가 바라는 일이었다”며 “이제 군위군은 통합신공항을 통해 공항과 연계된 첨단산업 조성, 중남부권 물류를 담당할 연계교통망 구축 등 새로운 도시환경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제 대구시는 전국 최대 광역시로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됐다”며 “대구와 군위에 UAM(도심항공교통) 특화도시, 항공물류 인프라와 배후산단 구축이 구현되면 경제적 효과 51조원, 취업유발 인구 40만명이라는 큰 열매를 함께 나눌 수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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