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 책가방' 불티난 이유…아이 한명에 8명이 돈 쓴다
2023년 토끼해 신학기를 앞두고 아동 패션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신학기는 내년 3월이지만 관련 용품을 미리 준비하거나 연말 선물로 마련하는 경우가 많아 이맘때가 성수기여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초등학생 책가방’ 검색량이 증가하고 있다. 보통 11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1~2월 사이가 가장 높다. 더네이쳐홀딩스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원격 수업을 하던 지난해 11월~2월에 비해 올해 초 같은 기간 신학기 아동 책가방 매출이 481% 늘었다. 내년에는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벗는 완전 엔데믹도 예상돼 업계 기대감이 더하다.
저학년은 ‘경량화’, 고학년은 ‘수납력’
최근 ‘내셔널지오그래픽’ ‘MLB 키즈’ ‘블랙야크 키즈’ ‘빈폴 키즈’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닥스 키즈’ 등 주요 아동 패션 브랜드가 일제히 신학기 책가방 라인업을 공개했다. 주로 저학년을 위한 책가방은 경량화에, 고학년은 수납력에 초점을 맞춘 게 특징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저학년용으로 경량 책가방 ‘뉴비’를, 고학년용으로 18L 용량과 2단 분리 주머니로 수납 기능을 높인 ‘옵티머스’ ‘네오’를 출시했다.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는 등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제품도 등장했다. 디스커버리는 모든 신제품에 PET병을 재활용한 친환경 섬유 소재인 ‘에코-테크’를 사용했다. 세균 번식을 억제하는 항균 안감을 적용해 마스크 같은 소지품도 청결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스팽글·LED 등 책가방도 톡톡 튀게
캐주얼한 느낌의 아웃도어 브랜드 가방과 달리 패션 브랜드 책가방은 주로 각진 형태로 클래식한 느낌을 풍기는 제품이 많다. 여기에 올해는 스팽글(반짝거리는 작은 조각), 오로라 컬러 등 톡톡 튀는 디자인을 더한 제품들이 대거 출시돼 눈길을 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 키즈는 브랜드 상징인 토끼 캐릭터 ‘빙키’를 활용한 시리즈 상품을 선보였다. 반짝거리는 소재와 오로라 컬러 스팽글 디자인으로 사랑스러움을 더했다는 설명이다. 빈폴 키즈 신학기 책가방은 올해 12월 기준(1~13일)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매출이 늘었다.
헤지스 키즈는 우주에서 영감을 받은 ‘챌린저 라인’을 출시, 오로라를 연상시키는 터치 LED와 야광 패턴을 더해 아이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한다.
명품 디자인 더한 책가방도
어른용 못지 않은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제품도 눈에 띈다. MLB 키즈는 주로 명품 가방 등에 활용하는 모노그램(두 개 이상 글자를 겹친 도안) 디자인을 더한 책가방을 냈다. 고급 자카드(무늬 직조 직물) 소재에 모노그램 패턴을 더하고, 골드 리벳(못), 키링 등으로 장식한 것이 특징이다. 아이들을 위한 가방이다 보니 기능에도 신경을 썼다. 야간에 빛을 받으면 반사하는 효과가 있는 소재를 전면에 부착하고, 멜빵 부문에는 호신용 호루라기도 더했다.
출산율 저하로 취학 아동 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도 아동용 책가방을 둘러싼 시장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가방과 신발 주머니 등 세트 가격이 20만원대에 육박하는 등 고급화 트렌드가 뚜렷하다. 유아동 패션 업계는 부모와 친·외가 조부모는 물론, 이모·삼촌까지 아이 한 명에게 8명이 지갑을 여는 이른바 ‘에잇 포켓(eight pocket)’ 시장이기도 하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키즈 신학기 책가방은 남·여아 간 스타일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남아는 실용성, 내구성을 중시한 상품이 주를 이루고, 여아는 귀여운 디자인에 재미까지 주는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가성비를 갖추면서도 차별화한 디자인이 적용된 아이템이 주목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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