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목표는 군축 아닌 비핵화…中, 건설적 역할 필요"

"中, 한반도 평화에 역할"…고위급 방중 가능성
권영세 "尹표 탈북민 정책"…획기적 변화 예고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13일 오후 강화도에서 열린 통일부 출입기자단 워크숍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제공]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통일부는 올 들어 전례 없는 도발을 이어오고 있는 북한이 국면 전환의 조건으로 비핵화가 아닌 '군축 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에 대해 "우리의 목표는 분명하게 북한의 비핵화"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대화 복귀나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열려 있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13일 강화도에서 진행된 통일부 출입기자단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대해 "일관되게 이야기했듯이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비핵화를 궁극적 목표로 하는 것이지, 단순한 군축 협상을 목표로 두고 있지 않다"며 이같이 답변했다.

이 당국자는 지난 10월 중순부터 제기된 '7차 핵실험 전망'이 빗나간 점을 거론하면서 "향후 북한의 전략도발 여부는 국제정세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 것이기에 예측하기 어렵다"며 "어떤 시점에 도발이 있을 것이라고 특정적으로 예단하지 않고 모든 경우의 수를 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백악관에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 행사'를 강조한 것과 관련해서 중국이 대북정책에 있어 어떤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지 묻는 질문에는 "중국은 북한이 가장 크게 의존하는 국가이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나라"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최근 여러 이유로 대북제재에 참여하지도 않고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제재를 실패로 만든 주역이 되기도 했다"며 "중국은 한반도 평화에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지금보다 더 건설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당국자는 권영세 장관이 지난 10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을 예방하고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에 대한 협조와 지지를 요청했던 것을 언급하면서, 권 장관 또는 고위급의 방중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13일 강화도에서 진행된 통일부 출입기자단 워크숍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제공]

권영세 장관도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그는 올해 정책 추진의 방향성에 대해 "대북정책의 기초 체력을 다지는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담대한 구상은 북한의 핵 문제가 우리의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우리가 주도하고 국제사회가 지원하는 틀 안에서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도 중점 업무 추진 방향에 대해 "윤석열표 탈북민 정책이라 할 수 있는 '북한이탈주민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며 "분절적으로 관리되던 탈북민 정보를 취합해서 위기징후를 선제 발견할 수 있는 분석 시스템을 개발하고 종합적 서비스를 즉각 지원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윤석열표 탈북민 정책'이라 명명한 의미를 묻는 질문에 "보다 획기적으로 제도를 바꾸겠다는 의미"라며 "탈북민과 관련한 여러 노력들이 체계적으로 시작된 게 아니다 보니 조직이 각 부처·기관·민간 등으로 나뉘어 있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탈북민이) 우리 사회에 제대로 정착하고 진짜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정책을) 보다 정합성 있게 만들 필요가 있다"며 "예산과 실제적 집행으로 뒷받침되지 못한 부분들을 개선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