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망언릴레이'...유족들 절규 "공식 입장인가? 면담요청" [이태원 압사 참사]
[조혜지, 유성호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관계자와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혜영 정의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태원 참사의 성역없는 국정조사와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
ⓒ 유성호 |
이태원 참사로 목숨을 잃은 고 이주영씨의 아버지인 이정민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부대표가 협의회 창립 전후로 쏟아진 정부 여당 인사들의 막말과 국정조사 불참 논란을 열거하면서, 국민의힘에 공식 면담을 요구했다.
유가족들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성역 없는 국정조사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 쏟아졌던 망언들에 대한 입장과 지금까지 규명되지 못한 진상들에 대한 이야기를 설명했다.
이씨는 특히 라디오 인터뷰에서 마약 의혹 등 음모론을 제기한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을 언급했다. 이씨는 "정부 부담을 덜고자 희생자에게 프레임을 씌우려고 유품을 샅샅이 뒤졌는데, 뭐 하나 나온 것 있느냐"면서 "뜻대로 안 되어 초조한가. 그래서 (그런) 언행을 덧씌우기로 태세 전환했나. 극렬 보수 지지층으로부터 지지가 받고싶은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이태원 참사 고 이지한씨 어머니 절규 “윤석열 대통령 사과하십시오” ⓒ 유성호 |
고 박가영씨(19)의 어머니는 사망한 딸을 가족들이 수소문해 직접 찾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면서, 참사 당일 부재했던 정부의 존재 근거를 따져 물었다.
"우리 아이는 (동행한) 친구가 함께 구급차를 타고, 구급대원이 (차 안에서) 아버지와 직접 통화까지 했는데 무연고자 취급을 받고 12시간 넘게 이곳 저곳 끌려다녔습니다. 저는 밤새 병원 밖에서 기자들이 하는 말을 동냥하듯 듣는 게 전부였고요. 말단 공무원 하나 나와 설명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동이 터 서울 시내 병원마다 전화를 걸고 찾아다니며 결국 우리가 아이를 찾았어요. 그 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연락해준다던 용산경찰서장은 끝까지 연락이 없었습니다. 저는 아이의 마지막을 모릅니다. 여태 어느 기관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한편, 유가족들은 오는 16일로 다가온 희생자들의 49재를 시민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했다. 추모제의 이름은 '우리를 기억해주세요'로 정했다. 희생자들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해 추모할 뜻이 있는 유족들은 함께 분향소를 차리기로 했다. 추모제는 오는 16일 오후 6시, 서울 이태원역 3분출구 녹사평역 방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고 송은지씨(25)의 아버지는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참여하시는 시민분들께서 아이의 사진과 이름을 보시고 함께 추모해주시면 좋겠다"면서 "진정 위로가 될 수 있는 추모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래는 이날 유가족들이 그간 쏟아진 막말과 여당의 국정조사 불참에 대해 밝힌 입장을 해당 정치권 인사들의 발언 별로 정리한 것이다.
▲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관계자와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혜영 정의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태원 참사의 성역없는 국정조사와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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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12월 12일 부산당원과의만남에서)] : "왜 뜬금없는 '갑툭튀(갑자기툭튀어나왔다는 뜻의 속어)' 장관 해임건의안'을 명분과 실효 없이 내세우는지 아느냐. '이재명 지키기'다."
고 박가영씨의 어머니 : "참사가 일어나 희생자들이 나왔는데 조사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아무 것도 못하고 자기 말만 하겠다는 파렴치한입니까. 초등학교 교실에서 사건이 일어나도 조사하고, 사과하고, 단도리 합니다. 이 장관이 그 자리에 있는데 철저한 진상규명이 되고, 국정조사가 될까요. (중략) 제발 정상적인 사고를 하십시오. 이 장관을 파면하시고 국정조사에 엄중하게 임하십시오."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12월 11일 페이스북)] "다 큰 자식들이 놀러가는 걸 부모도 못 말려놓고 왜 정부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나."
고 이주영씨의 아버지 : "당신은 자식이 놀러 가면 '안 된다' 말리는 사람입니까. 성인인 자식을 집에 가두고 아무데도 가지 못하게 감금하는 사람입니까. 그게 올바른 부모라 생각합니까. 혹시 정치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아니면 이태원은 놀러 가면 안 되니 말리라는 겁니까?
이태원은 가면 안 되는 위험지역으로 인식 하신겁니까. 그러면 정부는 무엇을 했습니까. 2022년 전에는 가도 괜찮은 곳이었는데, 왜 지금은 안 됩니까. 그 전에도 같은 이야기를 했어야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 논리라면) 그런 위험 지역에 그런 축제를 하도록 왜 놔두었습니까. 아무도 가지 못하도록 폐쇄하지 그랬나요? 이런 말도 안 되는 반박이 납득 가십니까."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12월 11일 페이스북)] "애초 (이태원참사 국정조사는) 합의해 줘서는 안 될 사안이었다."
고 이지한씨의 어머니 : "아드님이 계시지요? 우리 지한이보다 두 살 어리다고 알고 있습니다. 같은 연예계에 종사하시죠. 그 아드님이 무사한 것이 제게는 큰 기쁨입니다. 아들이 희생자 명단에 포함돼 있다면 국정조사를 반대했을까요. 같은 부모로서 어떻게 그런 무서운 말을 방송에서 들을 수 있는 건지... (중략) 같은 부모로서 이 일을 해결해야하지 않겠습니까. 당신도 지한이와 같은 곳에서 일하는 아들의 아버지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12월 10일 페이스북)] "이태원이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서는 안 된다."
고 이주영씨의 아버지 : "세월호의 길을 가지 말라거나, 이태원 유가족들의 슬픔을 정쟁으로 표현하는 것에 깊은 분노를 금하지 못하겠습니다. 힘도 없는 유가족들을 왜 자꾸 반정부 세력처럼 몰아가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책임 다하지 못한 정부가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유가족끼리 서로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 온전한 추모를 받고자 하는 유가족들의 단순한 요구가 그렇게 부담을 주는 무리한 요구인지 묻고 싶습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12월 8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 인터뷰)] : "인터넷 뉴스나 유튜브 보면 시신들 부분에 문제가 있다 해서, 혹시 마약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닌가 우려를..."
고 이주영씨의 아버지 : "다른 사인이 있을 수도 있다고 발언했다고 합니다(깊은 한숨을 쉬며)... 다른 사인을 찾아 정부의 부담을 덜고자 희생자에게 프레임을 씌우려고 샅샅이 뒤진 사실을 아십니까. 그런데 무엇 하나 제대로 나온 것 있나요. 뜻대로 안 되어 초조하십니까? 그런 언행을 덧씌우기로 태세 전환하셨습니까. 극렬 보수 지지층의 지지를 받고 싶은 겁니까."
고 박가영씨의 어머니는 발언을 마무리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파면을 통한 '진정한 사과'를 요구했다. 남은 아이들과, 그 부모를 위해서라도 필요한 과정이라고 당부했다.
"이 땅의 부모들은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았고, 이번 이태원 참사도 기억할 겁니다. 우리 아이들은 살아남았다는 안도와 동시에 상처가 생겼습니다. 남은 아이들의 미래보다, 아이들의 만수무강을 기원해야 합니다. 안전이 불안해 노심초사합니다. 이 나라에 자식을 둔 부모들은 그래서 위로가 필요합니다. 사람은 외로워서 죽는 게 아니라 위로받지 못해 죽는다고 합니다. 우리는 죽게 생겼습니다. 대국민 사과가 위로입니다.
저는 아이의 묘소에 찾아가 늘 사과합니다. 지켜주지 못해 잘못했다고요. 대통령은 사과했는데 왜 또 사과를 해야 하느냐는 말이 나오더군요. 언제 하셨습니까? 종교 행사에 가서 유감을 표시하셨죠. 아이들에게 추모도 했다는데 어디다가 하셨습니까? 국화꽃이 슬프다고 합니까? 억울하다고 합니까?
▲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관계자와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혜영 정의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태원 참사의 성역없는 국정조사와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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