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왕국’도 포기한 방출생까지...한화의 빠른 공 수집은 현재진행형

차승윤 2022. 12. 1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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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2021년 9월 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8회 초 당시 LG 소속이던 류원석이 구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에이스 영입은 없다. 하지만 원석들이 한화 이글스로 차근차근 모이고 있다.

한화는 지난 8일 불펜 투수 류원석(33)의 영입을 발표했다. 류원석은 지난 2013년 대졸 육성선수로 LG 트윈스에 입단해 10년 동안 뛰었다. 커리어 통틀어 '대형 선수'였던 적은 한 번도 없다. 1군 데뷔도 2019년으로 늦었고, 통산 성적이 12경기 1패 평균자책점 7.71에 불과했다. 여러 필승조 투수들을 길러냈고, 2년 연속 팀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했던 '투수 왕국' LG도 그의 잠재력을 끝내 터뜨리지 못했다.

한화가 류원석을 영입한 이유는 딱 하나, 구속 때문이다. 류원석은 지난해 직구 평균 시속 150.6㎞(스포츠투아이 기준)로 리그 4위, 팀 내 2위를 기록했던 파이어볼러다.

한화는 유독 빠른 공 투수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김종수, 주현상 등 직구 최고 시속 140㎞ 중반부터 시속 150㎞ 이상까지 기록했던 투수들이 대거 기용됐다. 시즌, 비시즌을 가리지 않고 구속 상승 트레이닝도 진행했다. 신예 남지민이 직구 평균 시속 145.7㎞로 지난해(141.8㎞)보다 4㎞ 이상 늘었다. 베테랑 장시환도 평균 시속 146㎞를 기록, 지난해보다 3㎞ 이상 느는 등 조금씩 성과가 보인다.

팀 밖에서는 트레이드로 자원 수급에 나섰다. 올해 KT 위즈에서 류희운을, KIA 타이거즈에서 한승혁과 장지수를 영입했다. 세 선수 모두 즉시 전력과 거리가 있으나, 구속만은 확실하다. 최하위로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한 한화는 1번 픽도 강속구 유망주에만 행사하고 있다. 올해 팀 내 평균 구속 1위(시속 150.9㎞)를 기록한 문동주가 있고 내년에는 김서현까지 합류한다. 역시 전체 1번을 행사하는 내년에도 마산 용마고 장현석 등 강속구 투수를 영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손혁 단장 부임 후 피칭 퍼포먼스 코치로 보직을 옮긴 이동걸 한화 코치는 지난 2년간 투수진 육성에 힘을 보탠 이들 중 한 명이다. 전력분석원을 경험하면서 데이터에 밝고, 이를 현장에 접목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이 코치는 “결국 투수가 공을 던지는 순간 타자가 판단해서 치는 게 야구의 기본”이라며 “공이 빠르다는 건 타자가 투수를 상대할 때 그만큼 히팅 포인트를 앞당겨야 한다는 얘기다. 히팅 포인트를 앞당기게 된다면 투수에게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강속구 투수를 수집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동걸 코치는 류원석이 한화에서 장점을 살려보길 기대했다. 빠른 구속을 가졌음에도 류원석은 고질적인 제구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올해 퓨처스리그 7경기 4이닝을 소화했는데데 볼넷 8개, 몸에 맞는 공 3개를 기록했다. 이 코치는 “시속 150㎞를 넘기는 건 탁월한 장점”이라며 “LG에서 만개하지 못한 이유가 여러 가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새 팀에서 새로운 시선과 새로운 사람들과 호흡하는 건 단점이 아닌 장점을 더 부각시킬 수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면 분명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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