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의 포커스 MLB] 빅리그 흐름과 이정후의 도전

배중현 2022. 12.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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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보스턴과 계약한 요시다
포스팅 비용 포함 1억 달러 이상
NPB 출신에 대한 우호적인 시선
빅리그 도전 앞둔 이정후에게 호재
지난달 7일 열린 SSG 랜더스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2루타를 출루한 뒤 기뻐하는 이정후의 모습. IS 포토

올겨울 미국 메이저리그(MLB)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은 과열 그 자체다. '폭주 기관차'가 달리듯이 선수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거취를 확정하지 않은 S급 선수가 시장에 남아 있지만 이미 FA 선수들의 계약 총액은 20억 달러(2조6120억원)에 이른다. 뉴욕 메츠의 팀 연봉은 역대 최고인 3억 3000만달러(4310억원)로 치솟았다. 이런 상황에서 눈길을 끄는 계약이 한 건 터졌다.

지난 8일(한국시간) MLB 명문 구단 보스턴 레드삭스는 일본 프로야구(NPB) 출신 요시다 마사타카(29)를 5년, 총액 9000만 달러(1176억원)에 영입했다.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비용 1540만 달러(201억원)를 포함하면 계약에 들어간 비용이 1억500만 달러(1371억원) 이상이다.

요시다는 체격(키 1m73㎝·몸무게 79㎏)이 크지 않다. 하지만 NPB에 데뷔한 2016년부터 입지전적의 성적을 쌓았다. 오릭스 버펄로스에서만 7년간 활약하며 통산 762경기 타율 0.327(2703타수 884안타) 133홈런 467타점을 기록했다. 데뷔 시즌을 제외하고 6년 연속 3할 타율을 달성했고 2020년부터 2년 연속 NPB 타격 1위에 올랐다. 선구안이 워낙 뛰어난 만큼 통산 볼넷이 421개(삼진 300개)로 많다. 수준급 펀치력까지 갖춰 2019년 29개를 비롯해 20홈런 이상을 때린 시즌이 네 번(2018·2019·2021·2022)이나 된다.

요시다보다 한 살 어리고 1년 더 빠르게 MLB에 진출한 NPB 스타가 있다. 바로 시카고 컵스 외야수 스즈키 세이야(28)다. 스즈키는 5년, 8500만 달러(1110억원)라는 거액을 받고 태평양을 건넜다. 큰 기대 속에 MLB에 데뷔했지만, 성적은 기대를 밑돌았다. 잔부상에 시달리며 111경기 타율 0.262(397타수 104안타) 14홈런 46타점을 기록했다. 스즈키는 NPB에서 총 9년을 뛰었지만, 주전으로 활약한 건 6년. 2016년부터 6년 연속 25홈런 이상, 2021년에는 38홈런을 때려내며 NPB 최고 타자로 활약했다. NPB 통산 타율이 0.315로 요시다와 큰 차이가 없다.

최근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에 합의한 요시다 마사타카. 게티이미지

요시다와 스즈키의 공통점은 NPB 최고의 스타지만 별다른 검증 없이 MLB 구단으로부터 대형 계약을 제시받았다는 점이다. 사실 수십명의 NPB 출신 야수가 빅리그에 도전했지만 이른바 ‘이름값’을 해낸 건 스즈키 이치로·마쓰이 히데키·오타니 쇼헤이뿐이다. 후쿠도메 고스케·이구치 다다히토·이와무라 아키노리·마쓰이 가즈오·쓰쓰고 요시토모 등 큰 기대 속에 MLB 무대를 밟은 수많은 선수가 일본에서의 성공을 미국까지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 그런데도 NPB 출신 선수를 바라보는 MLB 구단의 평가는 미스터리할 정도로 높기만 하다.

이런 MLB의 흐름은 내년 시즌 뒤 미국 진출이 유력한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아직 한국보다 일본 출신 선수를 더 높게 바라보는 미국 현지의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만큼 MLB 무대를 밟은 NPB 출신 선수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시아 야구의 주류를 이루는 두 국가의 프로리그 최고 레벨 선수라면 빅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시각도 충분하다.

과거 류현진(현 토론토 블루제이스)이 LA 다저스와 계약, MLB에 진출할 수 있었던 ‘숨은 공로자’ 중 한 명은 대만 출신 왼손 투수 천웨인이었다. 당시 NPB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5년간 활약했던 천웨인은 과감하게 빅리그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던 중 그를 눈여겨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3년, 총액 1130만 달러(148억원)에 계약했다.

예상보다 낮은 금액이었지만 성과는 눈부셨다. 천웨인은 계약 기간 3년 동안 데뷔 첫해 12승 포함 총 35승을 거뒀다. 당시 천웨인을 저평가한 타 구단 스카우트가 경질되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스카우트들은 류현진을 보고 또 보며 평가했다. 이는 그가 MLB 구단과 계약하는 지렛대로 활용됐다.

요시다와 이정후를 직접 비교하는 건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다만 이정후는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의 타자다. 매년 발전하는 모습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프로 6년 통산 타율이 무려 0.342로 역대 1위(3000타석 기준). 올 시즌에는 약점으로 지적받던 장타력까지 개선해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23개를 쏘아 올렸다. 이정후로선 NPB 출신 선수를 향한 MLB 구단의 우호적인 시선이 나쁘지 않다. 미국 진출에 도전할 때 순풍 역할을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정리=배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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