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 언급 피한 왕이 中외교 “미국이 국제 규칙 파괴자”

신경진 2022. 12. 1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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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한중외교장관 화상 회담

12일 화상으로 거행된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거친 언사로 미국을 성토하며 한·미 동맹 흔들기를 시도했다.
이날 밤늦게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한·중 외교장관회담 발표문에는 미국을 비난하는 표현이 가득했지만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은 전혀 언급하지 않아 대조를 보였다.

왕 부장은 “미국이 제정한 소위 ‘반도체 및 과학법’,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 및 세계무역기구(WTO)의 판결을 거부한 것(최근 WTO 위반 판결에도 철강·알루미늄 관세 폐지를 거부한 일)은 세계 무역 규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왕 부장은 이어 “미국이 바로 국제 규칙의 파괴자이며 건설자가 아님을 증명했다”면서 “미국의 행위는 한·중을 포함한 각국의 정당한 권익에 분명한 손해”라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또 “각 나라는 마땅히 앞에 나서서 함께 세계화를 거스르는 낡은 사유와 일방적인 집단따돌림에 반대하고, 공동으로 진정한 다자주의를 수호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선동했다. 왕이 부장의 이러한 발언은 회담 후 한국 외교부 보도자료에 전혀 나오지 않은 내용이다.

미국을 강도 높게 비난한 중국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단지 “양측은 한반도 정세와 공동 관심의 국제 및 지역 문제에 의견을 교환했다”고 논의 사실을 밝히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 8월 칭다오(青島) 회담을 마친 뒤 중국 측 발표문에 왕이 부장의 “중국은 남북관계 개선을 지지하며 ‘단계별, 행동대 행동’, ‘쌍궤병진(비핵화 논의와 평화협정 논의를 동시에 진행)’ 방침을 견지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며, 한반도 평화 기제를 구축하고, 중국은 계속해서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하겠다”는 발언을 명기한 것과 비교하면 한참 후퇴한 것으로 평가된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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