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 "정상교류 모멘텀 이어지도록 소통할 것"

구은모 2022. 12. 12. 20:1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진 "北도발 자제는 한중간 공동이익"…中왕이 "한반도 문제 건설적 역할"

[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한중 외교장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 등 양국 정상 간 교류 모멘텀이 계속 이어지도록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다.

12일 외교부에 따르면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오후 약 1시간 15분 동안 화상으로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한중관계와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국제정세 등이 폭넓게 논의된 이날 회담에서 두 장관은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당시 개최된 정상회담이 상호존중·호혜·공동이익에 입각한 새로운 한중협력 시대를 여는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양 정상이 합의한 양국관계 발전 방향에 따라 후속 조치를 원만하게 이행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한중 정상회담 당시 시 주석과 윤석열 대통령은 한중관계의 건강하고 성숙한 발전을 위해 다양한 채널을 통한 고위급 교류 및 소통을 활성화할 필요성에 공감한 바 있다.

박 장관과 왕 위원은 외교장관 상호 방문을 포함해 양국 외교 및 국방당국의 '2+2' 차관급 외교안보대화, 외교차관 전략대화, 인문교류촉진위원회, 1.5트랙(반관반민) 대화 등 다양한 수준에서 고위급 교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올해 8월 중국 칭다오 외교장관회담 당시 합의한 양국 외교부 간 '한중 미래발전을 위한 공동행동계획' 채택을 위한 협의를 가속하자는 데도 공감했다.

올 한해 북한이 역대 최다 횟수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전례 없는 도발이 지속된 가운데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뤄졌다. 박 장관은 북한의 도발에 우려를 표하고, 북한이 핵실험을 비롯한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비핵화 대화의 길로 나오도록 하는 것은 한중간 '공동이익'으로 양국의 긴밀한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왕 위원도 앞으로 한반도 문제에 대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두 장관은 또 공급망 소통 확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공식협상 조속한 재개, 항공편 증편, 인적교류 확대 및 문화콘텐츠 교류 활성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시적인 실질협력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한국은 게임·영화·방송 등 문화 콘텐츠 교류가 주한미군 사드 배치에 따른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시작된 2017년 이전 수준으로 조속히 회복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한한령의 존재를 공식적으로는 부인하지만, 정부는 한국 문화 콘텐츠가 예전처럼 중국에 원활히 수출되는 흐름을 만들기 위해 다각적으로 협조를 요청해 왔다.

이밖에 두 장관은 경제회복, 기후변화 등 다양한 글로벌 이슈 관련 대응에 광범위한 공동이익이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양국이 관련 분야에서 긴밀히 소통 및 협력해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회담은 중국이 지난 10월 20차 당대회를 통해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권 3기' 체제를 갖추고, 이어 11월 한중 정상이 만나 향후 양국관계의 밑돌을 놓은 이후 외교수장 간 채널이 처음으로 가동됐다는 의미가 있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 8월 박 장관이 칭다오를 방문해 이뤄진 대면 회담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칭다오 회담 당시 한중 양측은 연내 왕 위원의 한국 답방을 논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의치 않자 화상 회담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상황, 왕 위원의 중앙정치국 진입에 따른 승진으로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외교부장이 교체된다는 점 등이 현실적 제약으로 작용했다.

고위급 소통 강화는 심화하는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도 한중간 이익의 '공통분모'를 모색하면서 앞으로 한중관계에서 제기될 수 있는 다양한 도전 과제를 안정적이고 효과적으로 다뤄나가기 위한 목적이 크다. 더욱이 향후 중국의 외교라인 '원톱' 자리를 예약한 왕 위원과 조기에 소통 채널을 가동한다는 의미도 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