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인싸' 벤투 감독, 13일 한국 떠난다

4년4개월 동안 일산 거주, 친근하고 소탈한 모습 보여줘

파울루 벤투 감독이 13일 4년 4개월간의 한국생활을 마치고 포르투갈로 돌아간다. 사진은 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벤투 감독이 마중 나온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4년 4개월간의 한국 생활을 마치고 13일 조국 포르투갈로 돌아간다.

11일 대한축구협회는 벤투 감독이 13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경유한 다음 포르투갈로 향한다고 밝혔다. 일명 '벤투 사단'으로 불렸던 포르투갈 출신 세르지우 코스타, 필리페 코엘류, 비토르 실베스트르, 페드로 페라이라 등 코치 4명도 감독과 함께 한국을 떠난다.

벤투 감독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직후인 8월23일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그는 수도 서울에서 거주했던 다른 외국인 감독들과 달리 경기 일산의 한 아파트에 거처를 마련하고 가족과 함께 그곳에서 쭉 살았다. 당시 벤투 감독은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와 가까운 일산에 집을 얻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4년여의 한국 생활 동안 그는 '일산 인싸', '벤버지(벤투+아버지)'라는 별명을 얻었다. '일산 인싸'라는 별명은 그가 대형 쇼핑몰이나 백화점 등 일산의 '핫 플레이스'에 자주 모습을 보이면서 갖게 된 별명이다. 벤투 감독은 편안한 일상복 차림으로 백화점 식당가에서 식사를 하는 등 평범한 이웃과 같은 소탈한 일상을 보여줬다. 또한 벤투 감독은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과 함께 흔쾌히 셀카를 찍거나 사인을 해 주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여 호감을 샀다.

벤투 감독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 만에 16강 진출이라는 선물을 주고 떠나게 됐다. 그는 수비진에서부터 차근차근 패스를 이어가며 최대한 높은 공 점유율을 유지하는 이른바 '빌드업 축구'를 고집해 비판받기도 했으나, 결국 그의 뚝심은 효과를 발휘했다.

벤투 감독은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후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재계약 제의를 받았으나, 계약 조건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지난 9월 거절 의사를 전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감독직 사퇴 소식은 브라질과 가진 16강전 직후 공표됐다. 벤투 감독의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