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고집'으로 밀고 온 4년, 그런 감독이 다시 한번 필요하다

허인회 기자 2022. 12. 1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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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의 뚜렷한 철학은 한국 축구가 나아갈 지표이기도 하다.

벤투 감독은 지난 6일(한국시간) 브라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에서 내려온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의 축구 스타일이 항상 잘 통한 것이 아니며 들쑥날쑥할 때도 변함없이 밀고 나갔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런 벤투 감독을 끝까지 신뢰했고, 결국 성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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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허인회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의 뚜렷한 철학은 한국 축구가 나아갈 지표이기도 하다. 선수들도 그런 감독을 원한다.


벤투 감독은 지난 6일(한국시간) 브라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에서 내려온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8월 한국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4년 넘게 한국을 이끌었고, 역사상 세 번째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성공적인 마침표를 찍었다.


결과만큼 호평을 받았던 건 경기력이었다. 한국이 수동적 축구가 아닌 능동적 축구로도 월드컵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조별리그 1, 2차전 우루과이전과 가나전은 1무 1패로 성적은 아쉬웠다. 탈락 위기 속에서도 국내 축구 팬들은 박수를 보내며 끝까지 응원했다. 경기력에서 희망이 보였기 때문이다. '난적'으로 평가됐던 우루과이전은 무승부만 거둬도 성공이라고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기지 못해 아쉬웠을 정도로 잘 싸웠다. 가나는 슈팅횟수 22대 7로 완벽히 압도했다. 결국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잡고, 경우의 수까지 따라주는 기적이 일어났다. 꾸역꾸역 승점을 챙겨 16강에 턱걸이로 올라간 것은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과 다를 게 없었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칭찬받을 요소로 가득했다.


벤투 감독이 4년간 밀고 온 철학이 성공을 거뒀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철학은 고집으로도 표현됐다. 벤투 감독의 축구 스타일이 항상 잘 통한 것이 아니며 들쑥날쑥할 때도 변함없이 밀고 나갔기 때문이다. 비난이 쏟아져도 마찬가지였다. 이재성은 칼럼을 연재하는 블로그를 통해 "나는 벤투 감독님을 보며 '이렇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으셨다. 흔히 고집이 세다고들 하는데 나도 그런 모습을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이재성은 "내가 생각하는 (후임 감독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뚜렷한 철학"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전제 조건은 능력이다. 김판곤 전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의 말에 따르면 벤투 사단은 개개인이 각 파트별 전문가고, 팀웍이 뛰어났다. 결속력도 엄청났다. 한 철학을 향해 추구하려는 일사분란한 방향성을 갖췄으며 4년간 이어왔다. 김판곤 감독은 "4년을 그렇게 했고, 선수들과 하나가 됐는데 결과가 안 나오는 것이 말이 안 될 정도"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런 벤투 감독을 끝까지 신뢰했고, 결국 성과로 드러났다.


벤투 감독과 선수들간 끈끈한 관계도 큰 몫을 했다. 벤투 감독은 선수 기용에 있어 무조건 선수를 우선시 생각했다. 월드컵 최종예선 2차전 때 손흥민의 MRI 결과를 보고 단호하게 명단에서 제외한 것, 대표팀 소집 기간 중 아이가 아프다는 김민재를 집에 보낸 것 등이 대표적이다. 이재성은 "(벤투 감독이) 우리를 많이 보호해주셨다. 그런 감독님을 보며 선수들도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쌓였다. 감독님을 위해 뛴다는 게 참 쉽지 않은 일인데, 우리는 감독님을 위해 한 발 더 뛰게 됐다. 우릴 믿고, 보호해주신 감독님께 보답하고 싶었다"고 되돌아봤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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