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기 해법 찾는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전열 재정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조직 재정비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반도체 겨울’ 대응에 나섰다. 경기 침체로 매출은 감소하고 미·중 패권 전쟁이 가속화하는 복합 글로벌 위기 속에서 돌파구 마련에 나선 것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은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어드밴스드 패키지팀’을 신설했다. 패키지 기술을 연구하는 조직으로 반도체 후공정 시장에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6월 태스크포스(TF) 형식으로 먼저 꾸려졌는데, 관련 분야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번 개편에서 정식 팀으로 승격됐다. 박철민 메모리사업부 상무가 책임을 맡았다.
패키징이란 전(前)공정을 끝낸 웨이퍼를 반도체 모양으로 자르거나 배선을 연결하는 후공정 작업을 일컫는다. 설계와 위탁생산, 후공정으로 이루어진 반도체 생태계에서 최근 패키징 분야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 인텔과 대만 TSMC도 선단 패키징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TSP 총괄에 이규열 부사장을 선임했다. TSP 총괄은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패키지 개발부터 양산, 테스트, 제품 출하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어드밴스드 패키지팀 신설과 함께 후공정 부문에 더욱 힘을 싣는 모습이다.
최근 반도체 글로벌 상황 국내 기업에 녹록지만은 않다. 미국은 일명 ‘칩스법’을 통해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파격적인 세제 혜택으로 TSMC 등 여러 기업이 미국 내 현지 투자를 약속했다. 중국도 2030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70%를 목표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런 위기를 꾸준한 투자와 기술 개발로 타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사장단 인사에서 DS 부문에서 2명의 기술 인재를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남석우 글로벌 제조&인프라 총괄 제조담당은 메모리와 파운드리 간 시너지를 위해 역할을 할 전망이다.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반도체연구소장을 겸하게 된 송재혁 사장은 반도체 전제품의 선단 공정 개발을 이끌고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과제를 맡았다.

SK하이닉스도 최근 조직을 재정비했다.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전략 산하에 ‘글로벌전략’을 신설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각국의 정책 변화를 모니터링하며 새로운 전략을 구상하는 데 역할을 한다는 회사 측의 설명이다.
글로벌 사업장 관리도 강화한다. 각 생산시설 전개와 지역별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글로벌 오퍼레이션 TF’를 만들고 차선용 미래기술연구원 담당을 TF장으로 선임했다. 해외영업과 마케팅 부문은 둘로 쪼개 전문성을 높였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조직 내 큰 인사는 없었지만 반도체 산업의 다운턴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속도와 유연성, 전문성과 다양성을 높이는 쪽으로 조직을 정비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23년 세계 반도체 매출을 올해보다 3.6% 감소한 5960억 달러로 예상했다. 가트너는 당초 세계 반도체 매출이 2021년 5950억 달러, 2022년 6180억 달러, 2023년 6230억 달러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반도체 공급과잉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판단해 내년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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