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 위기 이태원 국정조사... 여도, 야도 '좀더 봐야한다'는 이유
[박소희 기자]
▲ 유족이 요청한 자리, 국힘은 단 1명도 없었다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 협의회'(가칭)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국정조사특별위원장 등과 면담하는 자리에 국민의힘 위원들은 전원 불참해 왼쪽 자리가 비어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 야당 위원들은 이날 면담에서 국정조사에 관한 유가족들의 요청사항을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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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가까스로 합의했음에도 본회의 때 '친윤계'의 반대표, 국민의힘 특위 위원들의 유족 간담회 불참 등으로 시작부터 불안불안하긴 했다. 결국 '건수'가 생겼다. 11일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일부 무소속 의원들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자 국민의힘 특위 위원 7명 전원(이만희, 김형동, 박성민, 박형수, 전주혜, 조수진, 조은희)은 곧바로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다만 수신인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다.
그런데 국회 국정조사 특위는 본회의 의결을 거쳐 출범하는 공식기구라 개별 위원의 사의만으로 임기가 끝나지 않는다. 국회의장의 승인을 받기 전까지는 모두 '현직'이다.
사표낸 위원조차... "1% 가능성은 열려있다"
우상호 국조특위 위원장이 12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 이유다. 그는 "당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끼리 상의해서, 해임건의안과 연동해 본인들은 사퇴하겠다고 선언한 건데, 지도부 입장은 아니라고 전해들었다"며 "그렇다면 아직까지 주호영·박홍근 두 원내대표 사이에 '예산안이 처리되면 국정조사를 한다'는 합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저는 보고 있다"고 했다.
우 위원장은 "어떤 형태든 국정조사는 진행된다"며 "여야 원내대표 합의가 깨져서 번복되지 않는 한 양당의 지도부가 합의한 사항은 지켜지는 것"이라고 짚었다. 또 "(국정조사계획서가) 본회의를 통과하지 않았나? 특위를 열어서 위원장과 간사 선임을 했지 않았나"라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의 결정사항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 쪽 위원들이 끝까지 특위 참여를 거부한다면 "그때 가서 야3당 단독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합의문 들어보이는 주호영-박홍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1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회의 국정조사 합의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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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특위 위원인 조은희 의원도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1%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왜냐하면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저희가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며 "저희들이 바로 기자회견을 하고 국회의장실로 쳐들어가지 않고 원내대표에게 맡긴 게 저희들의 그런 다른, 만약에 민주당이 진정성이 있다면 우리한테 (보여줄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석열 정부 잡아먹겠다는 취지가 아니면 언제든지 다시 또 합의할 수 있다"는 말도 남겼다.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국회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예산 통과 상황을 봐가면서"라고 얘기했다. 그는 "우리가 민주당과 합의하기를 예산 통과 이후에 국정조사를 하기로 하지 않았나"라며 "예산 통과를 봐가면서, 예산이 어떻게 될지 봐가면서"라는 조건을 거듭 강조했다. 또 "국정조사를 우리가 응하면 되고, 안 응하면 안 되는 게 아니라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하느냐, 우리가 참여하느냐 그 차이"라며 국정조사 자체를 막기란 사실상 불가능함을 내비쳤다.
결국 열리겠지만... 국민의힘 들어올까 말까
결국 여야 모두 '국정조사는 열린다'고 판단하고 있는 분위기다. 다만 둘 중 하나다. 국민의힘이 참여하냐 아니냐. 그리고 변수는 예산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오는 15일 본회의에선 내년 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간이 계속 흐르고 있다. 국정조사 기간은 내년 1월 7일까지로 이미 절반 가까이 흘러가 버렸다. 여야는 본회의 의결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정했지만, 그간의 지난한 과정들을 살펴보면 국민의힘이 기간 연장에 합의할 가능성은 매우 불투명하다.
▲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창립 기자회견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렸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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