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세 테세이라, UFC L.헤비급 챔피언 등극?

김종수 2022. 12. 1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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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브라질에서 챔피언결정전 확정

[김종수 기자]

 전 챔피언 글로버 테세이라는 내년 1월 22일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있을 UFC 283에서 랭킹 7위 자마할 힐을 상대로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전을 치르게된다.
ⓒ UFC
 
'테세이라가 누구야?' 프라이드가 대세를 이루고 UFC에 대한 관심은 적던 2007년 당시 국내팬들 사이에서 글로버 테세이라(43·브라질)가 갑자기 관심의 도마위에 올랐던 적이 있었다. 프라이드 미들급에서 신성으로 급부상한 라모우 티에리 소쿠주(38·카메룬) 때문이었다. 2경기 연속으로 정상급 강자를 잡아내는 등 엄청난 임팩트를 남기며 등장했는데 그런 소쿠주에게 1년 전 타단체에서 유일한 1패를 안겨준 선수가 바로 테세이라였다.

소쿠주는 당시까지 거뒀던 4승 중 3승을 1라운드에 넉아웃으로 끝내는 등 괴물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프라이드 데뷔전에서 체급내 최강자 중 한 명이자 타이틀 후보로 평가받았던 안토니오 호제리오 노게이라를 강력한 레프트훅으로 때려눕힌 것을 비롯 'ADCC의 대마왕'으로 불렸던 히카르노 아로나까지 실신 KO로 제압한다.

당시 프라이드 팬들 사이에서는 믿을 수 없는 결과였고 그로인해 국내 마니아들 사이에서 '소쿠신'이라는 애칭까지 얻는다. 차세대 타이틀을 따놓은 당상같이 보여졌다. 치렁치렁하게 늘어뜨린 특유의 헤어스타일이 영화 <프레데터>의 외계인 캐릭터를 닮았다고해서 프레데터로 부르는 이들도 많았다. 그런 가운데 팬들은 소쿠주의 이전 전적에 관심을 기울였고 WEC이라는 단체에서 테세이라에게 1라운드 1분 41초 만에 KO로 무릎을 꿇은 것을 알게됐다.

UFC 파이터들도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상황에서 테세이라의 이름은 그저 생소하기만 했던지라 한동안은 '소쿠주를 이긴 선수'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하지만 15연승을 거두고있던 테세이라는 2012년 다소 늦은 나이로 UFC에 입성했고 그곳에서도 승승장구를 거듭하자 그제서야 소쿠주를 이긴 것은 이변이 아닌 실력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아프리카의 암살자'로 불리던 소쿠주는 엄청난 탄력과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파괴력있는 경기를 펼치던 선수다. 통산 19승 중 13승(68%)을 넉아웃 승리로 거뒀다. 반면 체력이 약하고 집중력도 좋지 못한지라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고 장기전으로 가게되면 급격하게 무너지기를 반복했다. 18패 중 13패(72%)가 넉아웃 패배였다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반면 통산 33승 8패의 전적이 말해주듯 테세이라는 안정감이 넘치는 파이터다. 주특기는 타격이지만 그래플링도 기본 이상 갖췄으며 체력도 좋은 편이다. 33승 중 판정승이 5승 밖에 없을 정도로 플레이 스타일도 화끈하다. 넉아웃 승리가 18회(55%), 서브미션 승리가 10회(30%)로 영역을 따지지 않고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선수다. 
 
 얀 블라호비치와 마고메드 안칼라예프의 지루했던 경기는 UFC 데이나 화이트 대표를 크게 실망시켰다.
ⓒ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절대 강자없는 라이트헤비급, 43세 노장에게 기회!

지난 11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UFC 282 '블라호비치 vs. 안칼라예프' 대회가 열렸다. 메인 이벤트는 전 챔피언이자 현 랭킹 3위 얀 블라호비치(39·폴란드)와 4위 마고메드 안칼라예프(30·러시아)의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전이었는데 아쉽게도 스플릿 무승부(47-48, 48-46, 47-47)로 마무리되며 타이틀은 여전히 공석으로 남게 됐다. 유리 프로하스카(체코·30)가 어깨 부상으로 반납한 벨트의 주인은 끝내 가려지지 못했다.

블라호비치는 경기 초반 로우킥을 계속해서 적중시키며 안칼라예프의 양쪽 다리 모두를 절뚝이게 만들었다. 하지만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살려 흐름을 가져오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4라운드부터 안칼라예프의 반격이 시작됐다. 레슬링을 활용해 블라호비치를 그라운드에 묶어뒀다. 하지만 공격적인 모습보다는 단순히 포지션을 점유하는 플레이 위주였던지라 경기 양상은 지루하게 흘러갔다.

경기를 지켜보는 데이나 화이트 회장의 얼굴은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렸던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전의 경기 내용에 불만히 가득했던 것이다. 이를 입증하듯 경기가 끝난 후 "끔찍했다고 생각한다. 3라운드가 끝난 이후 졸기 시작했다. 브라질에서 글로버 테세이라와 자마할 힐이 공석인 타이틀을 놓고 겨룰 것이다"고 전격 발표했다.

메인 이벤트급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면 한 번 정도 기회를 더 주는 경우가 많지만 내용 자체에서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았던 화이트 회장은 일언지하에 타이틀전 행보를 바꿔버렸다. 전 챔피언 테세이라와 랭킹 7위 자마할 힐(31·미국)은 내년 1월 22일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있을 UFC 283에서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전을 치르게 된다.

테세이라는 검투사를 연상케 하는 탄탄한 외모가 말해주듯, 저돌적인 인파이터다. 묵직한 펀치와 탄탄한 맷집을 바탕으로 상대를 압박해 카운터를 꽂아 넣는 데 능하다. 순간적으로 들어가는 연타공격은 치명적인 위력을 가지고 있다. 펀치에 성공한 뒤 상대가 주춤할 때, 회복할 시간을 주지 않고 감각적으로 컴비네이션을 터뜨린다.

어찌 보면 단조로워 보이지만 워낙 맞추는 데 감각이 뛰어난지라 오랜 기간 알고도 막지 못하는 필승 패턴이다. 거기에 그라운드에 대한 이해도도 좋아서 테이크다운 방어에 능하며 순간의 빈틈을 노린 서브미션 공격도 일품이다. 당초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타이틀을 가져갔던 프로하스카와 리매치를 벌이기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프로하스카가 부상으로 타이틀을 반납하자 새로운 상대에 대한 준비 기간이 부족하다며 안칼라예프와의 타이틀전을 거절했다.

테세이라와 맞설 '스위트 드림스(Sweet Dreams)' 힐은 3연속 KO승을 달리고 있는 신예 타격가다. 펀치와 더불어 팔꿈치를 잘 쓴다. 통산 전적 11승 1패 1무효를 기록중이며 2020년 이후 이기든 지든 넉아웃 승부가 나오고 있는지라 경기 내용 만큼은 화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 3월 랭킹 6위 앤서니 스미스와의 대결이 예약되어 있었으나 뜻하지 않게 행운의 기회를 잡았다. 나이가 무색할 만큼 지치지 않고 있는 1979년생 노장이 또 한번의 신화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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