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배우 김형자, 연극 ‘봄날’로 3년 만에 연극무대 귀환

홍종선 2022. 12. 11.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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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형자 ⓒ 데일리안 DB

배우 김형자가 연극 ‘봄날’(연출 한대관)을 통해 3년여 만에 정통 희극연기로 무대에 선다.


김형자는 앞서 2019년 3월 19~31일 서울 정동 세실극장 재개관 기념작이자 극단 해반드르 창단 20주년 기념작인 ‘아버지의 다락방’(연출 윤민영)에 출연한 바 있다.


당시, 배우 안병경과 부부로 출연해 부모 세대가 이룬 사회경제적 성과에 비해 위축되어 가는 현실을 실감 나게 보여줬다. 안병경이 사회와 가족에서 점점 소외되어 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진지하게 그렸다면, 김형자는 그런 남편과 옥신각신하면서도 자식들과의 연결고리가 되는 엄마 역할을 맡아 심각해질 수 있는 극의 분위기에 이완과 웃음을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


이후 악극단 형식의 전국 순회공연 무대를 통해 꾸준히 콩트 연기를 해온 배우 김형자는 이번 ‘봄날’을 통해 연극의 메카 대학로에서 관객과 만난다.


창작극 ‘봄날’에서 김형자가 맡은 역할은 치매로 기억을 잃은 구대용(정종준 분)을 짝사랑하는 양주댁이다. 구대용은 실제론 건물주이지만 그 사실을 잊은 채 자신의 건물에서 ‘입주 관리인’으로 살아간다. 건물 1층엔 아들 석기가 운영하는 카페 ‘구가’가 있는데, 구대용은 석기가 건물주인 줄 안다. 해서, 손주 딸 하라도 ‘사장 딸’이라고 부른다. 아들과 손녀는 구대용이 자신의 병마를 알고 의기소침하기보다 밝게 살기를 바라며 관리인 할아버지처럼 대한다.


양주댁은 최근 이사 와 구대용의 치매를 모른다. 큰 키에 듬직한 성격, 성실하고 다감한 모습에 반했고 자신을 싫어하지는 않는 것 같은데 자꾸만 밀어내는 대용에게 적극적으로 구애를 펼친다. 60세인 양주댁은 70세인 대용을 때로 “어르신” 혹은 “오라버니~~”라고 부르며 애교를 부리기도 하고, 섹시한 몸놀림과 춤사위로 대용을 유혹하기도 한다.


연극 '봄날'에서 양주댁 역할로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 배우 김형자 ⓒ포천시립극단 제공

영화 ‘마파도’에서 알 수 있듯 정통 희극연기에 능하고, 각종 예능에서 확인되었듯 리듬감과 댄스 감각이 뛰어난 배우 김형자에게 양주댁은 딱 맞는 ‘귀여운 섹시 할머니’ 캐릭터다. 특히 정종준과는 전국 순회공연 시 코믹 호흡을 맞춰왔던 터라 아웅다웅 찰떡궁합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배우 김형자는 지난 1970년 TBC 10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영화 ‘조약돌’을 시작으로 ‘상록수’, ‘남자 가정부’, ‘꿀맛’, ‘인간 시장-작은 악마 스물두 살의 자서전’, ‘우담바라’ ‘은마는 오지 않는다’, ‘호걸춘풍’, ‘씨받이’, ‘마파도’ 1·2 등 43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특히 ‘앵무새, 몸으로 울었다’, ‘감자’를 통해 대종상영화제 여우조연상을 2회 수상했다. ‘씨받이’에서 딸 옥녀(강수연 분)에게 가슴 아픈 씨받이의 숙명을 대물림하지 않고자 발버둥 치는 씨받이 필녀를 맡아 인상적 연기를 펼쳐 많은 이의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로는 ‘별당아씨’ ‘곰례야’ ‘달동네’ ‘엄마의 일기’ ‘내일은 사랑’ ‘의가형제’ ‘장미와 콩나물’ ‘국희’ ‘논스톱’ ‘아형동 마님’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등의 인기작에 출연했다.


‘봄날’은 초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점점 심각해질 노인의 치매 문제를 ‘밝게’ 다루는 작품이다. 구대용의 치매를 둘러싼 가족 문제뿐 아니라 노년의 연애,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손녀 하라의 교우 문제와 진로, 딸을 혼자 키우는 석기와 골드미스 방송작가의 갓 피어나는 사랑 등 다채로운 이야기가 물 흐르듯 펼쳐진다.


고아라 작가의 탄탄한 희곡, 한대관 연출가의 묵직한 힘이 극을 안정적으로 이끈다. 생각지 못한 보너스도 있다. ‘봄날’은 이야기 흐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주제곡들이 배치되는데, 구하라 역의 김혜라를 비롯해 출연진들의 가창력이 대단하다.


임영웅의 도시, 경기도 포천시립극단의 활성화를 위해 제작된 창작 뮤지컬 ‘봄날’은 오는 14일부터 31일까지, 크리스마스에도 변함없이 서울 대학로 스카이씨어터 2관에서 관객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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