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팀들 연이어 쓰러진 8강전…심판 판정은 ‘옥에 티’ [월드컵]

김찬홍 2022. 12. 1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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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모니가 펼쳐진 8강전.   로이터 연합

말 많고 탈 많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8강 일정이 마무리됐다.

카타르 월드컵 8강 무대가 11일 오전 4시(한국시간)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경기로 막을 내렸다. 8팀 중 4팀만 생존해 오는 14일에는 아르헨티나와 크로이타가, 15일에는 프랑스와 모로코가 결승 티켓을 두고 맞붙는다.

8강전에서는 예상치 못한 결과가 쏟아졌고, 판정 논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이번 8강의 주요 화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브라질의 네이마르(왼쪽)와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   로이터 연합

4경기 중 2경기가 승부차기 혈전

8강 1일차 일정은 모두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이 펼쳐졌다.

크로아티아는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히던 브라질을 잡는 이변을 만들었다.

크로아티아와 브라질은 정규 시간 안에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연장전에 돌입했다. 선제골은 연장 16분 브라질의 네이마르가 동료 선수와 2대 1 패스를 주고 받은 뒤 골키퍼를 제치고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흔들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연장 후반 12분 미슬라브 오르시치의 패스를 받은 브루노 페트로코비치가 왼발슛을 때렸고, 이는 브라질 수비수를 맞고 굴절돼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연장전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했는데, 도미니크 리바코비치의 선방이 빛났다. 리바코비치는 첫 번째 키커 호드리구와 4번째 키커 마르키뉴스의 슛을 막아내는 신들린 선방을 보였다. 지난 16강에서도 일본과 승부차기에서 2번의 슛을 막아낸 바 있는 리바코비치는 크로아티아를 4강으로 견인했다.

크로아티아는 지난 2018 러시아 대회에서도 16강, 8강 무대에서도 승부차기 접전 끝에 결승 무대에 진출한 바 있다.

이후 열린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의 맞대결에서도 승부차기 접전이 펼쳐졌다. 아르헨티나는 메시가 1골 1도움을 기록해 2대 0으로 앞서가고 있었는데, 후반 33분 멤피스 데파이와 교체된 바우트 베고르스트가 후반 38분, 후반 55분 연달아 골을 넣으며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갔다.

승부차기에서는 아르헨티나의 수문장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의 활약이 돋보였다. 그는 네덜란드 1번 키커 버질 반 데이크와 2번 키커 베르하위스의 슛을 모두 막아냈다. 아르헨티나의 4번째 키커 엔소 페르난데스가 실축했지만, 마지막 키커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침착하게 슛을 성공해 팀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4강 전 끝나고 선수단에게 헹가래를 받는 모로코의 왈리드 레그라기 감독.   EPA 연합

업셋과 라이벌리 공존했던 2일차

2일차 일정에서는 예상치 못한 결과가 펼쳐졌다.

모로코는 유세프 엔-네세리의 결승골에 힘입어 포르투갈을 1대 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조별리그에서 벨기에를 탈락시키고, 16강전에서 스페인을 떨어뜨린 모로코는 포르투갈까지 꺾으며 아프리카 팀 최초로 월드컵 준결승에 오르는 이변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모로코는 이번 대회에서 최소 실점팀으로 올라있다. 현재 5경기를 치르면서 단 1골만 내줬다. 이 마저도 조별리그 3차전 캐나다와 맞대결에서 나온 나예르프 아게르드의 자책골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모로코의 선전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모로크는 지난 8월 월드컵 본선행을 이끈 바히드 할리호지치 감독을 경질했다. 선수단과 불화가 있던 할리호지치 감독 대신 왈리드 레그라기 감독을 선임됐다. 이전 감독 체제에서 외면 받던 하킴 지예흐,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팀에 가세한 이후 확 달라졌다.

모로코가 4강에 오르면서 월드컵 4강에 유럽과 남미 이외의 다른 대륙 국가가 포함된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우리나라 이후 20년 만이다.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는 잉글랜드를 2대 1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프랑스와 잉글랜드가 월드컵 본선에서 붙는 것은 지난 1982년 스페인 월드컵 이후 40년 만이었다. 토너먼트 스테이지에서 만나는 건 월드컵 사상 처음이었다.

프랑스는 전반 17분 오렐리앙 추아메니의 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후반 9분 해리 케인에게 페널티킥으로 실점,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프랑스는 후반 33분에 터진 지루의 헤딩 결승골로 다시 앞서 나갔다. 잉글랜드는 후반 37분 다시 페널티킥을 획득, 동점 기회를 잡았지만 케인이 실축하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대회에서 4강에서 크로아티아에 무릎을 꿇었던 잉글랜드는 더욱 강화된 전력으로 1966년 이후 첫 우승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물거품이 됐다. 프랑스는 월드컵 2연패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번 대회에서 프아스가 우승하면 1962년 브라질 이후 약 60년 만에 월드컵 2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마테우 라오스 심판(오른쪽)에게 경고를 받는 아르헨티나의 수비수 몬티엘.   AP 연합

‘옥에 티’가 된 심판 판정

뜨거웠던 대결에 심판 판정은 다소 아쉬웠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의 맞대결에서는 안토니오 마테우 라오스 심판은 양 팀 선수와 코칭스태프를 통틀어 무려 18번이나 옐로카드를 꺼냈다. 월드컵 역사상 한 경기에서 나온 최다 경고 기록이다.

아르헨티나가 옐로카드 10장을 받았고, 네덜란드가 8장을 받았다. 승부차기 상황에서도 경고 3장이 나왔고, 네덜란드의 덴젤 둠프리스는 연장 후반까지 끝난 120분 이후에만 경고 두 장을 받아 퇴장됐다.

라오스 심판은 경고를 불필요하게 남발하고, 엉뚱한 상황에서 카드를 꺼내 경기 분위기를 이상하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양 팀 선수들은 난투극 직전까지 가는 등 분위기가 최악으로 흘러갔다.

경기 후 선수들도 울화를 터트렸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는 “나는 주심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 나중에 징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솔직하게 얘기하기 어렵다”면서도 “주심이 배정됐을 때 경기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두려웠다. 120분 동안 무승부를 거둔 후 나는 많은 분노를 느꼈다”고 화를 냈다.

이밖에도 포르투갈의 미드필더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모로코전이 끝난 뒤 “브루노는 "아직 월드컵에서 생존한 나라의 심판이 휘슬을 부는 것은 매우 이상하다. 그들은 분명히 우리에게 불리하게 판정했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잉글랜드의 수비수 해리 매과이어 역시 프랑스전 종료 후 “경기 내내 심판의 결정이 정말 형편없었다. 몇 가지 판정이 우리에게 불리하게 내려졌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잉글랜드는 경기 초반 케인의 페널티킥이 불릴 수 있는 상황이 있었는데, 심판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비디오 판독(VAR)도 진행되지 않았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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