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 햄버거 맛집에 300억?…GFFG 투자 유치 비결 들어보니 [내일은 유니콘]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suhoz@mk.co.kr) 2022. 12. 11.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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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범 GFFG 대표는 “노티드 IP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며 “단순 외식 브랜드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키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소개했다.
노티드 도넛, 다운타우너 햄버거, 호족반(퓨전한식)….

GFFG의 작품들이다. 열었다 하면 맛집을 만들다 보니 외식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업체다. 최근에는 카멜커피와 손잡고 츄러스 브랜드 ‘미뉴트 빠삐용’을 출시, 연타석 홈런을 노리고 있다. 이런 행보에 IB(투자금융)업계도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근 알토스벤처스, 쿼드자산운용 등은 GFFG에 3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스타트업 투자 혹한기인 데다 외식업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큰 투자 금액이라 업계 관심이 뜨겁다. 이준범 GFFG 대표에게 최근 투자 유치 배경, 향후 성장 전략에 대해 물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GFFG 제공)
Q. 이번 투자 유치를 하게 된 배경은.

창업 초기부터 계속 식당을 여는 데 주력하다 보니 부족 형태처럼 여러 브랜드가 개별 음식점처럼 운영되는 형태로 경영을 해왔다. 2021년 하반기부터 기업화하는 과정을 거치기 시작했다. 전 브랜드를 단일 회사 아래 두는 식의 통합을 진행했고, 동시에 투자 유치 준비도 함께 진행했다. GFFG는 단순 외식 업체가 아니라 그 이상을 넘어서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 확장해나갈 것이라는 비전을 강조했다. 투자사에서도 GFFG가 브랜드 플랫폼 형태로 성장해온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줬다. 이번 투자 유치는 기업화 약 1년여 만에 얻어낸 결과다.

Q. 만들어내는 것마다 대박을 내 ‘미다스의 손’이라는 평가가 많다. 진짜 사업하면서 고생을 안 했나.

절대 그렇지 않다. 신규 브랜드를 오픈하게 되면 오랫동안 훌륭한 메뉴와 탄탄한 기획을 앞세워 선보인 브랜드라 하더라도, 기대와 달리 고객들로부터 항상 좋은 평가만 받지 못한다. 기업화하기 전 일부 브랜드는 폐업하는 등 숱한 위기가 있었다. 다만 고객의 피드백에 예의 주시하고 집중해 적극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이 다르다고 자부한다. 특히 신규 브랜드는 ‘가오픈’ 기간을 넉넉히 두고 고객,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면서 속도 조절을 한다. 표적집단면접(FGI) 방식을 도입, 전반적으로 메뉴에 대해 관심이 높은 소비자들과 2시간가량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상당 부분의 메뉴가 탄생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메뉴 교체 외에도 매장 내부 구조, 식기 등 외부 요소 역시 고객 요구에 맞춰 빠르게 개발, 보완해나가다 보니 상대적으로 연착륙을 할 수 있었다. GFFG 본사, 주요 브랜드가 압구정 도산공원 인근에 집중 배치돼 있는데 이런 이유도 신규 브랜드가 자리를 잡기까지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Q. 외식업은 저평가받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다른 산업군 대비 인건비, 이익률 등이 낮기 때문이라는 인식도 많은데.

인건비, 인력 수급 측면만 놓고 보면 그렇게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외식업의 매력이 있다. 무엇보다 대중에게 오랫동안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 산업이다. 또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분야다. 부모님이 접했던 음식에서부터 대대손손 이어지며 함께 공유하고 모두가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손주, 손녀의 손을 잡고 매장을 찾아주시는 고객을 보면서 맛있는 음식,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 업을 하고 있다는 일에 큰 즐거움을 느끼며, 자부심을 갖게 된다.

GFFG의 대표 브랜드인 호족반(퓨전 한식)
Q. 외식업을 넘어서는 라이프스타일 회사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외식업을 하다 보니까 주변에서는 주로 음식 본연의 맛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GFFG는 약간 다르게 접근했다. 미국에 있는 디즈니랜드를 가족과 함께 찾았을 때 굉장히 행복했던 추억이 있다. 특히 사람들이 이런 분위기 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가 더 기억에 남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때의 기분 좋은 경험이 ‘브랜드, 즉 IP(지식재산권)로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노티드 브랜드로 다양한 실험을 해봤다. 여러 유명 브랜드와 컬래버(협업) 제품을 내놓고 있다. 골프공, 인형, 옷, 쿠션, 심지어 우유, 맥주도 있다. 노티드 단독 디자인 제품도 선보이고 있는데 한정판은 순식간에 매진되기도 한다. 일종의 팬덤이 형성된 것이다. 이런 점에서 단순 외식 브랜드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키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외식업계 최초로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굿즈 등 콘텐츠를 계속 개발하고 있다. 디자인 쇼케이스를 선보이는 등 많은 기회가 주어지다 보니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생겨났다. 구매층의 공고한 팬덤이 음식을 넘어서서 콘텐츠로 주목받을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Q. 투자사에서는 해외 진출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던데.

한국 문화 산업의 성장은 지금이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먼저, 해외 문화가 아시아 지역으로 유입돼 재평가가 이뤄지고, 다시 역으로 수출하는 선순환이 생기면서 K팝 또는 코스메틱 등 관련 산업이 먼저 떴다. 후방 산업인 오프라인 기반 F&B 사업 역시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GFFG가 ‘K컬처(팝, 코스메틱 등)’의 해외 진출 성공 선례를 따라 F&B 분야에서도 이들처럼 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례로 자리 잡기를 바라고 있다. 진출 지역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미국에 일단 3개 법인(GFFG America, Knotted America, Hojokban America)을 설립했고 대도시의 여러 파트너와도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GFFG의 대표 브랜드인 다운타우너(햄버거)
Q. 최근 신규 브랜드 성과도 소개해달라.

올해 와인바, 위스키 바, 올데이 베이커리, 카페, 타코(운영, 컨설팅), 츄러스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브랜드 초기에는 다소 어려움도 있었지만, 고객 경험 만족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끈기와 집념을 통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Q. 한편에서는 노티드 등 일부 브랜드의 대형 쇼핑몰 입점을 두고 브랜드가 성장 정체기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하던데.

대형 유통채널에 입점하는 것이 꼭 브랜드의 성장 정체로 볼 수 없다. GFFG는 내부적인 기준과 조건 등에 부합하는 경우에는 입점 관련 담당 팀을 통해 다양한 유통채널 입점을 검토하고 실제 입점도 해왔다. 노티드의 경우 2017년 6월 브랜드 론칭 이후 백화점에서 팝업 스토어를 오픈했고 2018년 4월 이미 백화점 매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갤러리아 광교, IFC몰 등 다양한 유통채널에 입점돼 있다. 길거리 매장에서 시작하기는 했지만 대형 매장에도 계속 선보이기 시작함으로써 브랜드 강화, 소비자 경험 확장 등 순기능을 기대하고 있다.

GFFG가 카멜커피와 손잡고 만든 츄러스 브랜드 ‘미뉴트 빠삐용’ ( GFFG 제공)
Q. GFFG가 궁극적으로 그리는 회사 성장 모델은.

기존 브랜드 강화, 신규 브랜드 지속 개발, 신사업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신사업은 GFFG가 그간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영역으로의 진출을 의미한다. 현재 공개 가능한 부분은 ‘키친 코스메틱’이다. 주방용품 분야 진출로 내년 상반기 즈음 선보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IP 사업을 확대, 자연스럽게 커머스 시장에도 도전해볼 것이다.

Q. 상장 혹은 추가 투자 유치를 더할 생각인지.

GFFG의 가장 큰 중점 과제이자 목표는 글로벌 진출이다. 국내 고객을 감동시킨 것처럼, GFFG만의 경쟁력과 노하우로 해외에서도 맛과, 서비스, 인스타그래머블한(소셜미디어에 적합한) 콘셉트가 어우러진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는 GFFG 브랜드의 로열티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앞으로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면서 추가 투자 유치나 상장을 할 수 있는 날도 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당장 구체적으로 계획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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