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드’ 꿈꾸는 시니어③]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는 것만이 정답일까

박정선 2022. 12. 1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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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산업 시장 규모, 2030년 168조원 규모 성장 예상
문화생활 필수 요소인 디지털 격차 줄여야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쿠팡플레이 시트콤 ‘유니콘’의 배경은 좌충우돌 스타트업 ‘맥콤’이다. 유니콘(기업가치 1조 이상 비상장 기업)을 꿈꾸는 맥콤은 급증하는 노령 인구를 겨냥해 시니어 대상 데이팅 앱을 주력 아이템으로 선정한다. 시력이 좋지 않은 시니어를 고려해 플랫폼을 개발할 때 글자 크기, 이용자 경험 및 이용자 환경 등을 고려하는 모습이 흥미를 끌었다.


시트콤 '유니콘' ⓒ쿠팡플레이

실제로 맥콤처럼 기존의 시니어 산업에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신기술을 결합한 ‘실버테크’ 분야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국내 실버테크 스타트업 중 유니콘 전 단계인 ‘예비 유니콘’에 등극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각양각색의 실버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도 잇따라 생겨나는 추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실버산업 시장 규모는 2020년 72조원에서 2030년 168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같은 시니어 시장에 대한 관심은 초고령화 사회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UN은 현재 인구 고령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2050년 전 세계 인구의 16%는 65세 이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장래인구추계를 반영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2022년 17.5%인 고령인구 구성비가 2040년에는 34.4%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작 시니어들은 디지털화된 시대에 문화생활조차 마음껏 할 수 없는 처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21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고령층인 시니어세대의 디지털정보화 활용 수준이 일반인국민과 비교해서 69.1%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장애인(81.7%)이나 저소득층(95.4%), 농어민(78.1%)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사회에 진입하여 초고령사회를 바라보고 있는 현재, 디지털 소외 계층의 고립을 단순히 어쩔 수 없는 현상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디지털 정보 격차가 계층 간의 단절로 이어지는 일이 없도록, 사소한 것이더라도 고령층이 디지털 격차에서 벗어날 수 있게 다양한 대안을 떠올려보고 시도해 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한 필수적 요소인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정부는 디지털포용정책을 내놓으며 고령층 및 디지털취약계층을 교육하는 디지털배움터를 확대, 운영 중이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전국 17개 광역단체, 226개 기초자치단체가 1000여 개소의 디지털배움터를 운영해 65만 6000여 명이 교육을 받았다.


또한 ‘유니버셜 디자인’도 대안으로 떠올랐다. 청년층이 무리 없이 디지털 기술을 사용할 수 있듯이 고령층도 어려움 없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키오스크를 만들더라도 어르신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국문과 영문을 동시에 써주고 글자 크기를 조절할 수 있게 하는 등 연령뿐만 아니라 성별, 국적, 장애의 유무와 상관없이 누구나 사용 가능한 설계를 뜻한다. 최근엔 영화관이나 신한은행 등에 시니어 고객 맞춤형 발권기를 도입하는 움직임도 나온다.


이밖에도 서울시는 키오스크 사용법을 이해하거나 배우기 쉽지 않은 이들을 배려하자는 공감대 확산을 위해 연말까지 ‘천천히 해도 괜찮아요’ 캠페인을 펼친다고 밝혔다. 편의점과 전광판, 지하철역 등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디지털 플랫폼에 익숙하지 않은 시민들을 배려하자는 취지를 홍보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디지털 전환을 빠르게 맞이했으나 이면에 디지털 소외계층이라는 새로운 약자들이 생겨났다”며 “서울시민 모두가 차별, 배제 없이 디지털 세상에 참여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디지털 약자와의 동행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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