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려난 러 '죽음의 상인' "서방, 러 붕괴 추진" 주장

임선영 2022. 12. 9.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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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농구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와 맞교환으로 석방된 러시아의 무기 밀거래상 빅토르 부트가 9일(현지시간) "서방이 러시아의 붕괴를 추진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러시아 국영 방송 RT와의 인터뷰에서 "서방은 소련이 붕괴되기 시작한 1990년대에 우리를 끝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이제 다시 우리를 붕괴시키고 러시아를 분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9일(현지시간) 러시아에 도착한 러시아의 무기 밀거래상 빅토르 부트. AP=연합뉴스

부트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여러 반군과 테러 조직에 무기를 밀매해 '죽음의 상인'으로 악명을 떨친 인물이다. 이같은 혐의로 미국에서 2012년 25년형을 선고받고 10년 넘게 수감 중이었으나, 대마초 기름 소지 혐의로 러시아에 수감돼 있던 미국인 그라이너와
교환돼 풀려났다.

그는 이날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 직후엔 취재진의 질문에 "도착했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국영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작심한 듯 서방에 날을 세웠다.

다만 부트는 미국 내 수감 생활에 대해선 나쁜 평가를 하지 않았다. 그는 "동료 수감자들로부터 러시아 혐오에 직면하지 않았다"며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수감자들이 러시아에 대해 동정적이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석방된 이유에 대해선 "양측(미국과 러시아)이 만족할 수 있는 공통점이 발견됐기 때문에 교환이 성사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내가 수감되지 않았다면 내 삶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하고 싶지 않다. 또 원한을 품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부트는 2005년 할리우드 영화 '로드 오브 워(Lord Of War)'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하다. CNN 등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이례적으로 그의 석방을 위해 10여 년간 최선의 노력을 해왔다. 부트가 푸틴 대통령의 측근들과 매우 가깝다는 이유로 그가 러시아 정부의 지시를 받고 전 세계 분쟁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그러나 부트는 이번 인터뷰에서 "내가 러시아 정부에 특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라이너 석방 조건으로 악명 높은 무기상을 풀어줬다는 점에서 미국 내에선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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