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김만배, '이재명과 한배… 유서 썼다'며 설득"
남욱 변호사 : 귀국 전 최초로 인터뷰한 이후 김만배가 통화에서 '그래도 이재명 시장하고 한 배를 탔는데 고려를 해봐라'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2~3차례 했습니다. 당시 본인이 시기가 정확한지는 모르지만 '유서'를 쓰고 있다는 이야기도 하시고, 그래서 저도 심리적으로 되게 많이 흔들렸습니다. (중략) 그래서 그렇게 좀 씨알도 안 먹힌다는 이야기를 (인터뷰에서) 드린 것인데, 이렇게 문제 될 것이라고는….
'대장동 일당' 남욱 변호사가 지난해 미국에서 귀국하기 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 '씨알도 안 먹힌다'며 로비 의혹을 부인한 배경에 김만배씨의 회유가 있었다고 9일 주장했다.
이날 남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검사의 관련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남욱 "공적·사적으로 이익 확보하며 '이재명 주도'로 사업 진행"검사는 남 변호사에게 '(공모지침서에) '건설사 배제' 조항이 들어간 것은 재선 선거 자금을 지원한 김만배씨와 정영학 회계사, 증인 등의 요구사항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을 통해 전달돼 이 시장이 승인한 것 아닌가'라고 묻기도 했다.
남 변호사는 "절차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당연히 건설사는 배제될 것으로 인지하고 있었다"며 "이 시장이 결국 최종적 의사결정을 한 것도 맞다"고 답했다. 또한 "협의를 통해 공식적으로 확정 이익을 가져가고, 사적으로도 이익을 확보하면서 '이재명 주도'로 이 사업이 진행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민·관이) 동업관계가 된 것이다. 지분 공유했으니까"라고 말했다.
앞서 남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귀국할 무렵 종합편성채널(종편) JTBC와 인터뷰를 하며 "내가 12년 동안 그 사람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많이 해 봤겠어요, 트라이를? 씨알도 안 먹혀요"라고 말했다. JTBC는 '그 사람'이 이 대표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씨알도 안 먹힌다'는 인터뷰 발언과 '이 대표에게 정치자금을 건넸다'는 최근 검찰 진술이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남 변호사는 지난 5일 법정에서 "워딩(말) 자체는 사실이다. 이재명은 '공식적으로' 씨알도 안 먹힌다"며 "밑에 사람이 다 한 거다. 추측이니까 걱정돼서 함부로 말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만배 측 "남욱 진술 근거 없어 보여"이날 김씨 측은 남 변호사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재차 지적했다. 김씨의 변호인은 "피의자 신문조서에 따르면 증인은 '김만배로부터 들은 이야기로는 A 항공사 회장에게 돈이 갔고, 그 돈은 A 항공사 회장이 한 바퀴 돌려서 약속클럽에 준 것이며 A 항공사 회장으로부터 받을 것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도 있다'고 진술했다. 김씨한테 들은 게 확실한가"라고 물었다.
남 변호사는 "플러스로 '이건 영학이가 몰라'라고까지 말씀하셨다"고 답했다. '그 말을 믿었느냐'는 질문엔 "(김씨가) 다 거짓말하진 않았을 것 아닌가"라면서도 "(지금도 믿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고 했다.
남 변호사 : 수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김씨 측은 "증인은 (기자와 통화에서) '윤석열 밑에 있는 검사들 중 김만배한테 돈 받은 검사들이 워낙 많아서 이 사건 수사를 못 할 것'이라고 했다"며 당시 검사를 향해 '독고다이네요'라고 말한 것은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남 변호사가 "그런 것 관계없이 수사를 진행해서 쓴 표현이었다"고 답했고, 김씨 측은 "증인의 이런 진술은 그 근거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남 변호사는 "그렇게 물어보시면 제가 답변할 이야기가 많다"며 "전 그렇게 들었다. 김씨가 (그 때문에) 매일 골프를 친다고 저한테 볼 때마다 이야기했고, 저는 믿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남 변호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이날로 마무리하고 다음 공판기일부터 전직 성남도개공 전략사업실장인 정민용 변호사의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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