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금혼령]의 금쪽이, 끼 부리는 김영대

2022. 12. 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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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직 연기를 잘 못해요.” 에두르는 법 없이 대답하는 배우 김영대만의 질서.

Q :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별똥별〉 메이킹 필름을 보니 촬영을 무척 즐긴 것 같더군요. 김영대의 새로운 모습을 봤어요.

A : 〈별똥별〉의 ‘공태성’을 연기하며 처음으로 나 때문에 드라마 색깔이 좌지우지될 수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제 본연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녹아들길 원했죠. 저답게 연기하다 보니 재미있고 즐거웠어요. 그래도 되는 캐릭터였으니까요.

Q : 이번에는 드라마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이하 〈금혼령〉)에 출연하면서 연달아 로맨틱 코미디를 선보이네요.

A : ‘이헌’은 전무후무한 남자 캐릭터일 것 같아요. ‘뭐 이런 남주가 다 있어?’ 할 정도로, 멋지다기보다는 병약하고 찐따 같아요.(웃음) 전형적인 남성 캐릭터의 모습이 아니고 툭하면 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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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이헌’ 연기를 즐기고 있나요?

A : 나름 신선해요. 철없는 왕이 제멋대로 할 수 있었던 시대잖아요. 현장에서 감독님들이 저를 ‘금쪽이’라 불러요.(웃음) 물론 캐릭터 때문에요.

Q : 〈금혼령〉은 영대 씨의 첫 사극이죠.

A : 사극을 한 번쯤은 꼭 해보고 싶었어요. 사극을 자주 봐서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촬영하면서 겪어보니 신기한 것이 정말 많더라고요. 소품이 너무 아름답고 정교해요. 이 시대에는 이렇게 예쁜 것이 많았구나 싶다가도, 촬영하다 보면 또 불편한 점도 많았겠다 생각해요.

Q : 어떤 점이 불편했을까요?

A : 일단 조명 설치하는 데 그렇게 오래 걸리는 건 처음 봤어요. 현대극은 주변에 가로등이랑 건물들이 있으니까 밤에도 그렇게 어둡지 않은데, 조선시대가 배경이라 밤에 야외 촬영을 하려면 완전히 깜깜해야 하잖아요.

Q : 승마도 열심히 배우고 있다면서요?

A : 말 타는 걸 좋아하더라고요, 제가. 처음에는 좀 무서웠는데, 자동차나 오토바이 타는 것과는 또 달라요. 생명체랑 교감하는 거잖아요. 제가 타는 친구의 성질을 이해하면서 함께 호흡해야 해요. 처음에 말을 무서워하면 끝까지 잘 못 탄다고 하길래, ‘아, 이대로 떨어질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면서 계속 탔어요. ‘어떻게 떨어져야 덜 아플까’ 고민도 하면서요.(웃음) 그러다 보니 오히려 조금씩 두려움이 사라졌어요.

Q : 새로운 뭔가를 배울 때 걱정이 많은 편인가요?

A : 그렇진 않은데, 이번은 예외였던 것 같아요. 체감 속도가 정말 빠르거든요. 하지만 다른 일들은 대부분 차근차근 시작하게 되죠.

Q : 이번 연기는 또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하잖아요. 사극이니까.

A : 음, 오히려 연기 면에서는 괜찮다고 느꼈어요.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생각보다 외관도 꽤나 괜찮더라고요. 상투 틀고 모니터링해본 적은 없었는데, 의외로 잘 어울리는 것 같았어요. 대신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죠. 의상이 많이 무거워서 여름에는 금방 지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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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상대역인 ‘소랑’의 박주현 씨를 만나본 적 있는데, 텐션이 아주 좋은 배우죠.

A : 〈별똥별〉을 같이 한 성경 누나도 텐션이 높은데, 주현 누나는 좀 다른 결로 높아요.

Q : 그래서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A : 안 맞는다고 느끼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저는 사람들에게 맞춰지는 편인 것 같아요. 사람마다 다가오는 방식이 다르니까 저도 그때그때 다른 모습이 나와요.

Q : 그럼 ‘이헌’ 캐릭터와 영대 씨는 잘 맞는 걸까요?

A : 그건 정말 모르겠어요. 어떻게 나올지 감이 안 잡혀요.

Q : 병약한데 비호감이면 안 되고 예뻐야 하잖아요. 왜 이 역할이 영대 씨에게 갔는지 알 것 같은데요?(웃음)

A : 제가 감독님한테 그랬어요. “감독님, 헌이라는 이 캐릭터는 만약 잘생기지 않았으면 아예 개연성이 없는데요?”라고요.(웃음) 그런데 원작 웹툰 팬들이 실제로 “헌이는 얼굴이 곧 개연성이다”라는 댓글을 많이 달았었대요. 그래서 걱정이 좀 많이 돼요.

Q : 김영대가 곧 개연성이 되게 만들어야죠.(웃음) 여태까지 그래왔잖아요?

A : 그래야 하는데 막상 연기하다 보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예를 들어 지문에 이렇게 쓰여 있어요. “섹시하게 술을 마신다.”(웃음) 혹은 “자고 일어났는데 얼굴에서 빛이 난다” 같은 지문도 있어요. 물론 연출과 후반 작업으로 커버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저는 가끔 어쩔 줄을 모르겠더라고요.(웃음)

Q : 웹툰이 원작이다 보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A : 전체적으로 작가님이 동시대적인 요소를 많이 넣으셨어요. 동성애를 포괄하는 내용에, 극 중 ‘선로단’이라고 금혼령을 반대하는 세력이 있는데 ‘선로’가 ‘솔로’에서 따온 말이에요. ‘비즈니스’라는 말도 ‘비진이수’로 사자성어처럼 바꾸셨더라고요. 뮤지션인 기리보이 형이 출연하는 것도 독특하죠.

Q : 〈금혼령〉은 ‘이헌’이 ‘소랑’의 계략에 빠지면서 이야기가 전개돼요. 영대 씨는 사람을 잘 믿는 편인가요?

A : 거의 믿지 않는데, 그 사람의 본성은 믿어요. 그때그때 하는 말들을 다 믿는다기보다는, 그 사람에 동화되는 것에 가깝죠. 인간은 나약한 존재니까 절대적으로 사람 자체를 믿는다고 하긴 어렵지만… 그냥 제가 느끼는 건 그래요.

Q : 느끼는 게 전부일 때가 있죠. 배우라는 직업은 어떤 것 같아요?

A : 늘 새로워요. 익숙해질 수가 없어요. 할 때마다 어렵고, 적응 안 되고, 시작할 땐 어김없이 불안하고요. 근데 그게 저에게는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반대로 말하면 제게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직업이죠. 저는 늘 쉽게 질리거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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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별똥별〉 방영 전 인터뷰했을 때, 불안한 감정이 그냥 흘러가게 내버려두는 편이라고 했죠. 여전히 그렇게 지내나요?

A : 하다 보니 안 되는 건 없더라고요. 전날까지도 뭔가 안 풀려서 고민하다가도, 막상 현장에 가면 정답은 아니지만 어떻게든 해답이 나와요. 나중에 돌아보면 그 해답에 단점도 있겠지만, 그걸 토대로 이것저것 배우는 거죠. 무작정 일단 부딪쳐보면 돼요.

Q : 임기응변을 잘하는 편 아닐까요?

A : 그런 것도 있겠죠. 특히나 연기는 현장에서 다양한 사람이 협업하잖아요. 혼자 고민하고 정답을 찾아 헤맬 때보다 2명일 때, 3명일 때, 많은 사람과 함께 고민할 때 더 쉽죠. 그렇게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결국은 그 신을 해내요.

Q : 학창 시절에 공부 잘했죠?

A : 저요? 공부 원래 엄청 싫어했거든요. 중학생 때까지는 부모님이 하도 시키셔서 꽤 잘했어요. 경시대회 나가 상도 받고요. 고등학교 때 유학을 가면서부터 부모님이 옆에 안 계시니까 달라졌죠. 당시 다니던 학교가 성적 안 나온다고 혼내는 분위기도 아니었거든요. 예체능 계열의 학생도 많았고요. 그때는 공부를 정말 못했어요. 수학 시험 보면 100개 중에 2개 맞혔던 적도 있어요. 찍어도 그것보단 잘 나올 텐데, 저는 풀었는데…. 그렇게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펑펑 놀다가 3학년 때 입시 준비로 정신 차리고 공부를 다시 시작했죠. 놓친 공부를 메우려 고군분투한 기억이 아직까지 남아 있어서, 지금도 무언가를 할 때마다 기준이 돼요.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어느 정도인지 알거든요. ‘그렇게까지 할 수 있는데 최선을 다 했나?’ 채찍질하게 되죠.

Q : 그때는 모두가 입시를 위해 달려가는 때였으니까요. 놀기는 좀 놀았어요? 운동도 좋아했다던데.

A : 고등학교 때도 축구랑 농구를 많이 했고, 노는 걸 진짜 좋아했어요. 아침 6시에 기상해야 하는데 여름에는 해가 일찍 뜨니까 5시에 일어나서 축구하고 학교 가고 그랬어요. 원체 어릴 때부터 뛰어노는 걸 좋아했던 것 같아요. 늘 운동장에 나가 있는 애 중 한 명이었고요.

Q : 그때는 좀 더 외향적이었어요?

A : 저 그때는 완전 극 E 성향이었을 거예요. 지금은 성격이 정말 많이 바뀌었어요.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새롭게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알게 모르게 약간의 벽이 생기는 느낌이에요. 안전장치 같은?

Q : 약간의 거리감을 두는 것도 꼭 나쁜 건 아니죠. 그런데 영대 씨는 특히나 사생활에 대해 알려진 바가 별로 없어요.

A : 이 얘기는 거의 처음 하는 것 같은데, 제가 연기하면서 드라마 〈펜트하우스〉 선배님들과 했던 〈해치지 않아〉 말고는 예능을 나간 적이 없어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건 ‘인간 김영대’로 나와서 정식으로 사적인 부분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건데, 아직 제가 그럴 시기는 아닌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는 아직 연기를 잘 못하거든요. 연기자라는 직업에 좀 더 책임감 있게 살아야 하고, 아직은 인간 김영대를 보여주기에 이른 것 같아요. 내가 꼭 해야 할 것부터 잘해보자 싶어요.

Q : 촬영장에서의 텐션을 보면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도 참 좋을 것 같은데 말이죠.(웃음) 김영대의 사소한 취향이 너무 궁금해요. 지난번 인터뷰 때 떡볶이를 그렇게까지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양심 고백했잖아요.

A : 사람이 좀 변하나 봐요. 전에는 맛있는 거면 다 좋아했는데 요즘에는 건강을 많이 챙기게 돼요. 이젠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고등어, 장어 이런 걸 먹어요.(웃음)

Q : 술 좋아하죠?

A : 좋아하죠. 주종을 가리지 않아요. 친구들끼리는 소주 자주 마시고, 좀 더 공적인 자리에서는 와인도 먹고, 혼자서 와인이나 위스키를 마실 때도 있고요.

Q : 어느 정도로 마셔요?

A : 오래 마셔야겠다 하면 진짜 오래 마셔요. 안주는 잘 안 먹고요. 위스키는 천천히 마시는데도 좀 취하니까…그래도 반 병은 먹죠.

Q : 안주도 안 먹고…. 진정한 주당이네요.(웃음)

A : 그냥 배부른 게 싫어서요.(웃음) 이번에는 촬영하면서 워낙 스케줄이 바빠 사람들하고 같이 술을 많이 못 마셔서 아쉬워요. 거의 혼자 마셨던 것 같아요. 취한 채로 오래 가려면 같이 얘기하면서 마셔야 하는데. 술자리를 좋아하거든요.

Q : 오늘도 촬영이 끝나면 또 드라마 촬영장에 가죠. 어디로 가나요?

A : 용인이요. 오늘은 액션도 많고, 긴 신도 많네요.

Q : 얼굴을 보니 또 걱정 중이네요.(웃음) 액션 좋아하니까 잘하겠죠?

A : 이번에는 호위 무사 역할인 ‘신원’이 있어서 제가 직접 액션을 많이 하진 않지만, 언젠가 액션물을 해보고 싶어요. 저도 운동하면 할 수 있거든요? 드라마 〈바람피면 죽는다〉에서 국정원 역할 할 때 처음 웨이트를 하며 조금씩 운동하는 법을 배웠어요. 나중에 액션을 하게 되면 그때는 병약 섹시미 말고 건강 섹시로 가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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