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도 탐낸 ‘왕의 온천’ 찾아가볼까
2022년 현재 전국에는 온천이 547개 있다(행정안전부, 전국 온천 현황). 경상북도에 91개 온천이 있어 제일 많고, 서울에도 9개가 있다. 수안보·온양·부곡·백암·동래온천처럼 여러 시설이 모인 온천지구는 66개에 이른다. ‘온천의 나라’라 불리는 일본은 어떨까.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온천지구만 2000여 곳에 달한다.
온천을 판가름하는 기준은 당연히 수온이다. 법정 기준 온도인 25도가 넘으면 온천 허가를 받을 수 있다. 국내 온천의 평균 온도는 30.7도다. 45도가 넘는 이른바 고온형 온천은 122곳이 있다. 경남 부곡온천이 78도로 전국에서 가장 물이 뜨겁고, 인천 강화도 용궁온천(69.4도), 부산 동래온천(59.2도), 충남 아산의 온양온천(49.4도) 등이 그 뒤를 잇는다. 서울의 온천은 모두 35도를 넘지 않는다. 경북 울진의 덕구온천은 국내 유일의 자연 용출 온천이다. 42.4도 온천이 땅 위로 솟구친다. 다른 온천들은 땅속에서 온천을 뽑아낸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은 어딜까. 온양온천이다. 백제 시대부터 온천을 즐긴 장소로 1300년 이상의 역사를 헤아린다. ‘온양(溫陽)’이란 지명도 온천 때문에 붙었다. 세종·영조·정조 등 여러 임금이 종기 따위의 피부병을 치료하기 위해 온양에 행궁을 짓고 머물렀다는 기록이 정조 때 편찬한 『영괴첩』에 남아있다. 충북 충주 수안보온천도 유서 깊은 온천이다. ‘조선 태조 이성계와 숙종이 수안보에서 욕창을 고쳤다’는 내용이 『조선왕조실록』에 전해진다.
물놀이보다 치유의 목적이 크다면 물의 성분부터 따져야 한다. 온천 위치가 수질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데, 산 아래에 온천이 있으면 대개 광물질이 풍부하고, 바닷가에 있으면 나트륨 성분이 많을 확률이 높다. 이를테면 설악산 자락 오색약수 인근의 오색온천과 제주도 산방산 아래 온천은 대표적인 탄산온천이다. 강화도 일대의 온천은 소금기가 많은 광천이고, 부곡온천은 유황온천으로 유명하다. 탄산온천은 혈액 순환에, 유황천은 만성 피부염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효과를 보려면 한두 번 온천욕으로는 어림도 없다. 최소 사나흘 이상 요양이 필요하다.
행정안전부가 2008년부터 온도·성분·환경 등을 두루 따져 보양(保養)온천을 지정하고 있다. 현재 설악 워터피아, 아산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 예산 덕산 리솜스파캐슬, 거제 거제도해수온천 등 10곳이 선정됐다. 하나 더. 아직도 온천에서는 물속에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의무다. 탕 안, 야외 노천 시설, 샤워실 외에는 마스크 벗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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