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로” “내가 소통”…또 ‘윤심’ 놓고 으르렁대는 與 당권 주자

심새롬 2022. 12. 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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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왼쪽),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대화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누가 윤석열 대통령과 더 가까운 사이일까.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에 ‘윤심(尹心)’ 논란이 한창이다. 당 대표를 노리는 김기현 의원이 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님하고는 자주 만나기도 하고 전화도 한다”며 “수시로 전화 드리면 시간 되면 받으시고, 안 되시면 나중에 콜백도 하시고 하면서 자주 소통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만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윤 대통령과 김 의원이 한남동 관저에서 가진 3시간 독대 만찬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라는 게 이날 김 의원의 주장이다. 그는 “같이 식사도 하고, (소통은) 빈번하게 있는 일”이라며 “내가 (관저에서) 만났다고 얘기를 한 적이 없는데, 어디서 그런 소식이 나와서 사실 확인을 전화받느라고 아주 곤혹스러운 상황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세시간 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대통령과의 소통을 공개 거론했다. 안 의원은 이날 부산시의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나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가장 절박한 사람으로 윤석열 정부의 연대보증인”이라며 “(당 대표가 되는데) 윤심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윤 대통령과 소통하는 사이”라고 밝혔다.

‘정권 출범 후 윤 대통령에게 텔레그램 메시지 등으로 정책과 정무를 폭넓게 조언하고 있다’는 게 안 의원 측 설명이다. 안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지낸 사람을 비윤으로 분류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것으로, 제가 당 대표로 당선되는 것을 막으려는 사람들의 프레임일 뿐”이라며 “당 대표로서 2024년 총선을 진두지휘해 170석을 달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앞서 수도권 대표론, 한동훈 차출론으로 불붙은 국민의힘 당권 주자 간 신경전은 날이 갈수록 ‘윤심과의 거리’ 논란에 집중되는 형국이다. 이날 윤상현 의원은 “관저에 다녀온 분들이 자기 정치를 하면서 윤심을 파는 게 문제”라며 “나는 윤심을 파는 행위는 안 한다. 스스로 자강론을 한다”고 다른 주자들을 비판했다. 하지만 그런 윤 의원도 “나도 대통령과 언제든지 마음대로 수시로 소통할 수 있다”며 “대통령에게 뵙자고 하면 항상 열린 마음으로 받아 들여주고 ‘와라’ 하는 스타일”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오른쪽)과 권성동 의원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상임위원장 후보자 선출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당내 ‘윤심 바로미터’를 자처하는 친윤계는 당분간 한 걸음 물러서 지켜보겠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몸이 달아오른 주자들과 달리, ‘너무 일찍 움직였다가는 윤심을 제대로 싣지 못한 채 역풍만 맞을 수 있다’는 기류가 다수의 친윤계 의원들에게서 감지된다.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룰 개정과 관련해 “아직 전당대회 일정도 안 나왔고 경선 룰도 지금 논의하고 있다”며 “인물론이나 벌써 후보 얘기를 하기에도 너무 조금 섣부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당내 최대 모임 ‘국민공감’을 출범시킨 친윤계의 지나친 세력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상임고문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이날 국민공감에 대해 “서로 의견을 주고받고 뜻을 합치는 것은 좋다”면서도 “그러나 그게 파벌로 가는 것은 굉장히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전 의장은 이날 오찬을 겸한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회의에 참석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에게 총선 승리 전략 등을 조언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서울 영등포구 한 식당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회의 및 오찬에서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진석 위원장은 상임고문단 회의 후 “내후년 총선에서 기필코 승리하는 정당으로 만들기 위해 당의 조직을 강화하고 체질 개선을 하는 게 제게 부여된 임무”라며 “사고 당협 68곳을 빨리 임명해서 전열을 가다듬고, 정해진 일정대로 당무감사를 진행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친윤계가 “비대위가 권한을 지나치게 행사하려고 한다”고 비판하지만, 비대위는 당초 계획했던 업무를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의미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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