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北, 인사로 고위간부 통제"…북한 인명록 발간

"잦은 인사로 충성심 유도…문제 생길 땐 강등"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지난해 이어 '공란'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통일부는 북한이 체제 안정과 당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해 고위 간부에 대한 인사 조처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주요 간부에 대한 승진으로 충성심을 확보하고, 문제가 생기면 문책성 인사로 책임을 묻는다는 것이다.

주요 인사 가운데서 우리의 통일부에 대응하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란인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는 '2022 북한 기관별 인명록'과 '2022 북한 주요 인물정보'를 발간했다고 8일 밝혔다. 지난해 10월부터 1년에 걸쳐 북한 관영매체 보도를 비롯한 공개자료를 통해 확인된 사항을 기준으로 당·정·군 조직의 직제 개편 및 구성원 변화를 반영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규율 부문이나 군 인사의 다소 잦은 교체 및 계급 변화를 고려할 때 당의 지시와 방침 관철을 강조하는 수단으로 주요 간부에 대한 인사 조처를 지속 활용하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주요 간부에 대한 잦은 인사로 간부들의 충성심을 확보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자료를 보면 당 정치국 위원은 지난해 11명에서 9명으로 줄었으며, 오일정과 리선권이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남측의 통일부에 대응하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공석이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해 3월 "대남 대화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정리하는 문제를 일정에 올려놓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조평통 폐지를 거론한 바 있다. 이후 북한 매체들은 조평통을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다.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지난 9월 사망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 박용일의 후임 역시 확인되지 않아 공란으로 남겨뒀다. 또 수도건설위원회에서 개편된 평양건설위원회 위원장엔 조석호 전 수도건설위원장의 이름이 그대로 기재됐다.

통일부는 올 한해 북한의 고위직 인사에 대해 "당의 책임성 및 조직장악력, 간부 책임을 지속해서 강조하고 있다"며 "경제·방역 등 주요사안과 관련해서 일부 문책성 인사를 단행했다"고 평가했다.

통일부는 '북한 주요 인물정보'와 '북한 기관별 인명록' 약 1000부를 언론과 유관기관, 연구기관, 대학 등에 배포하고 통일부 북한 정보 포털에 게재할 예정이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