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실종 여중생 구했던 '개과천선' 군견 달관이…10년 군생활 끝에 은퇴
3년 전 충북 청주에서 실종 여중생을 찾아내 화제가 됐던 군견 '달관'이가 10년 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은퇴한다.
육군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군견 달관이가정찰견으로서의 임무를 마치고 명예롭게 은퇴한다"며 "육군 32보병사단은 이날 세종에 위치한 사단 기동대대에서 특별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달관이는 2012년생 셰퍼드로 2013년 육군군견훈련소에서 20주간 강도 높은 훈련을 받고 그해 11월 32사단 기동대대에 배치됐다.
달관이는 2016년 2작전사령부 군견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군견훈련소 보수교육에서도 매년 종합성적 1~2위를 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해왔다.
특히 달관이는 2019년 충북 청주시 일대에서 실종됐던 조은누리(당시 14세) 양을 실종 10일 만에 산속에서 발견해 목숨을 구하기도 했다.
이렇게 12차례 실제 작전에 투입돼 활약해 온 달관이가 처음부터 군 생활에 적응했던 것은 아니었다.
달관이는 2014년 2월 군견교육대로 입교하기 위해 이송되던 중 고속도로에서 군용차량의 철망을 뜯고 탈영하기도 했다. 이 사실은 '조 양 실종 사건'과 함께 재조명되면서 '개과천선'이라는 애정어린 농담이 나오기도 했다.
올해 나이로 10살, 사람으로 치면 약 70대 고령이 된 달관이에 대해 군은 체력적인 문제로 더는 임무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 편안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은퇴를 결정했다.
지난 10여년간 달관이와 호흡을 맞춘 군견병은 총 9명이다. 은퇴하는 날까지 달관이의 일상과 훈련을 함께 해온 군견병 김민수 일병은 "달관이는 낯선 군대에서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신뢰와 우정을 쌓은 소중한 전우"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32사단 윤상순 기동대대장 주관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은퇴 명령 낭독, 은퇴견 명찰 부착 및 약력 소개, 장병들이 직접 제작한 선물 전달 순으로 진행됐다.
군견 은퇴식 행사는 보통 군견훈련소장 주관 통합행사로 열리지만, 이번 은퇴식은 달관이의 공로와 헌신을 기억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 사단 장병들이 직접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육군은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특별한 손님이 찾아와 의미를 더했다. 3년 전 달관이가 구조했던 조 양과 가족들이 달관이의 은퇴를 축하하기 위해 부대를 방문했다.
조 양 아버지 조한신(52)씨는 "육군 장병들과 달관이가 없었다면 지금 이 자리의 우리 가족도 없었을 것"이라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달관이가 여생을 행복하고 편안하게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가와 군을 위해 작전과 훈련에 매진해온 달관이는 은퇴 후 사단에서 정든 전우들과 제2의 견생을 살게 될 예정이라고 육군은 밝혔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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