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 4에서 눈 여겨 볼 4가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자사의 대표 IP(지식재산권)인 ‘디아블로 시리즈’의 차기작인 ‘디아블로 4’의 방향성을 소개했다. 디아블로 4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블리자드는 지난 2일과 6일에 걸쳐 국내 취재진을 대상으로 디아블로4의 향후 로드맵이 담긴 프레젠테이션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로드 퍼거슨 디아블로 총괄 매니저 및 조 셸리 디아블로4 게임 디렉터 등 개발진이 직접 나서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주요 정보를 전했다. 아래는 프레젠테이션에서 공개된 내용이다.
디아블로4, 전작 시리즈 강점 살린다
디아블로 시리즈는 발매 26년이 넘도록 사랑 받은 장수 IP다.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인 ‘디아블로 2’는 출시 후 전 세계적으로 1500만 장이 팔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가장 최근작인 ‘디아블로 3(2012)’ 역시 3년간 3000만 장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IP 파워를 재확인했다. 디아블로 4는 이러한 전작들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개발 중이다. 1, 2편의 잔혹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테마에다가 3편의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이식했다는 설명이다.
전작들에서 다소 부족했던 부분은 보완한다.
디아블로 4에선 PvP(플레이어 vs 플레이어), 게임 종반 경험, 라이브 서비스 등의 혁신이 이뤄질 계획이다.
지난 10년간 바뀐 게임 환경에 맞게 플랫폼 저변도 넓힌다. 디아블로 4는 콘솔과 PC 플랫폼 등에 동시 출시되는 시리즈 최초의 게임이 될 전망이다. 콘솔 선호도가 높아진데다가 전작인 디아블로3를 콘솔용으로 내놓았을 때 PC 못지않게 반응이 뜨거웠던 점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증오로 가득찬 성역… 스토리 몰입감 높였다
개발진은 디아블로 4에서 주목할 키워드로 크게 4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몰입감 있는 스토리다.
디아블로 4의 주제는 증오다. 타락 천사 말티엘이 쓰러진 후 수십 년의 시간이 흘렀고 성역 세계와 사람들의 마음은 증오로 잠식당했다. 생기를 잃은 이들은 희망과 구원을 갈구하며 성역의 공동 창조자이자 증오의 딸인 ‘릴리트’를 소환한다. 이 릴리트의 행적을 쫓는 것이 디아블로 4 캠페인의 중추가 될 전망이다.
조 셸리 디렉터는 “스케일이나 복잡성은 전작에서 보지 못한 수준일 것”이라며 “세계와 불안전한 인물들을 둘러싼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절망적인 세계관에 몰입감을 더하기 위해,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개발진은 디아블로 4 개발 과정에서 디아블로 IP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어둠’에 집중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대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한 채 어두운 중세 분위기의 고전 걸작에서 아트 디자인의 영감을 얻었다. 게임 내 배경의 소재와 표면, 광원 효과 등은 과거의 그것과 유사하게 설정해 어둡고 섬뜩한 분위기를 구현하려 애썼다.
조 셸리 디렉터는 “성인에게 적합한 암울하고 현실적인 세계를 그린다. 최근작보다 호러와 판타지에 훨씬 가까울 것”이며 “아이와 함께 할 만 한 게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광활한 세계를 자유롭게
디아블로 4는 전작들에 비해 자율성을 보다 높인 게임이 될 전망이다.
개발진은 디아블로 4에선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서 메인 스토리를 아예 무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원한다면 여행 도중 접하는 각종 이벤트와 서브 퀘스트로 충분히 다양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내러티브를 담당한 디니는 “디아블로 4는 시리즈 최초로 스토리 캠페인이 직선적으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스토리마다 분기가 있어 앞으로의 스토리 경험을 선택 가능하고 특정 지점에선 주인공들이 서로 떨어져 각자의 목표를 달성해야만 특정 적을 상대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토리 퀘스트를 모두 완료해야만 결말에 도달할 수 있겠지만 그 과정을 어떻게 진행하고 어디로 갈지는 스스로 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걸맞게 이용자들에게 주어지는 공간도 매우 광활하다. “시리즈 역사상 가장 방대한 세계 지도를 만들었다”는 자신이다. 지역에서 지역으로 끊임없이 넘어갈 수 있고, 다양하고 멋진 환경에서 이에 걸맞은 다양한 종류의 몬스터들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깊이 있는 캐릭터 육성‧꾸미기 시스템
개발진은 개인의 취향에 걸맞은 자유로운 플레이가 가능한 점을 디아블로 4의 강점으로 꼽았다. 이용자에게 궁극적인 목표를 제시하지만, 도달하는 경로는 보다 다양하게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설령 추구하는 빌드나 플레이 방식이 비슷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선택하는 스킬과 지속 효과, 업그레이드는 캐릭터마다 크게 다를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일례가 상호 배타적인 스킬 업그레이드다. 습득하는 스킬 하나마다 배타적인 업그레이드 2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직업마다 특유의 육성 메카닉이 있어 영웅을 자유롭게 육성할 수도 있다.
게임을 후반부에는 ‘정복자 보드(가칭)’등과 같이 흥미롭고 깊이 있는 육성 시스템을 통해 지속적인 재미를 선사할 계획이다. 개발진은 “캐릭터의 위력을 무한하게 키워 나갈 뿐이라는 느낌을 플레이어에게 주고 싶지 않다. 위력 한도가 정해져 있어 그 한도까지 위력을 성장시킨 후에는 플레이어가 하는 결정에 따라 위력이 달라지게 했다”면서 “맞춤 난이도를 구현해 늘 재미있게 추구하고 정복할 수 있는 난관을 제공하려 한다”고 밝혔다.
시리즈 역사상 가장 깊이 있는 꾸미기 시스템도 도입된다.
캐릭터 생성 시 이용자가 자신의 캐릭터에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세밀한 설정들을 도입했다. 생각이 바뀐다면, 캐릭터 생성 이후에도 ‘꾸미기 메뉴’를 통해 캐릭터의 외형을 바꿀 수 있다.
방어구 등의 장비에 시각적인 변형을 가해 세상에 하나 뿐인 나만의 장비 외형을 제작할 수도 있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탈 것 역시 자신의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꾸미기가 가능하다.
필요에 따라선 상점을 통해 캐릭터 외향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 다만 개발진은 상점 꾸미기 아이템이 캐릭터의 위력이나 성능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설 장비와 파란만장한 전투
시리즈의 핵심인 파밍과 전투의 재미 역시 강조했다.
디아블로4의 전설 아이템은 플레이어의 직업 스킬에 큰 영향을 미친다. 게임 후반에 등장하는 고유 아이템은 캐릭터 빌드를 결정할 정도로 막대한 힘을 지닌다는 설명이다.
전설 아이템에서 능력을 추출하고 다른 아이템에 각인해 자신의 필요에 맞는 커스텀 무기와 방어구를 제작하는 기능도 구현된다. 이를 통해 ‘득템’에 대한 기대감을 품을 수 있도록 유도했다.
직업과 무관하게 사용 가능한 회피기도 도입된다. 재사용 대기시간이 짧은 기술로 한 방향에 빠르게 질주하는 것이 가능해서 전투 중 특히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직업 판타지를 충족하는 부분에도 초점을 뒀다. 특화된 스킬뿐만 아니라, 다양한 빌드를 마련해 만족감을 높일 계획이다.
‘3개월 마다 시즌 콘텐츠 추가’ 오래오래 즐기는 게임
한편 개발진은 디아블로 4의 종반 콘텐츠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악몽 던전(가칭), 지옥 물결(가칭), PvP용 증오의 전장 등을 추가해 헤비 유저들이 더욱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조 셀리 디렉터는 최근 종반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 수천 명의 피드백을 받았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보다 탄탄한 종반 콘텐츠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디아블로 4는 3개월 마다 매 시즌 콘텐츠 및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스토리 확장팩, 시즌 패스 등도 추가해 이용자들이 게임을 항상 새롭고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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