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유류세 인하 '연장' 가닥…인하폭은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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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유류세 인하 정책을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다만 경기침체 우려로 국제유가가 근 1년 내 최저수준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인하 폭은 단계적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기재부는 국제유가 및 국내 물가 추이 등을 종합 고려해 유류세 인하 폭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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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세종=손선희 기자] 정부가 유류세 인하 정책을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다만 경기침체 우려로 국제유가가 근 1년 내 최저수준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인하 폭은 단계적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의 유류세 인하 연장 방침이 이달 중하순께 발표되는 '2023년도 경제정책방향'에 포함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고물가 대책 일환으로 유류세 인하(20%)를 적용, 올해 5월(30%)과 7월(37%) 두 차례에 걸쳐 인하 폭을 확대했다. 당초 한시 적용하려던 인하 기간도 연장에 연장을 거듭해 올해 말까지 적용하기로 한 상태여서, 연내 추가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정부는 일단 유류세 인하 자체는 당분간 연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폭등하다시피 치솟았던 국제유가가 최근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부진 우려 등으로 지난해 말 수준(배럴당 70달러대 중반)까지 내려오긴 했지만, 여전히 평년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 등 대외적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다. 아울러 국내 물가상승률도 당분간 5%대를 오가며 고공 행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당장 기름값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유류세 인하를 일시에 철회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유류세 인하 폭을 놓고는 고심이 거듭되고 있다. 워낙 내년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추가 세수감은 정부로서도 부담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연중 내내 이어진 유류세 인하로 인한 세수감 규모는 총 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즉 정부 수입이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다.
이에 기재부는 국제유가 및 국내 물가 추이 등을 종합 고려해 유류세 인하 폭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앞서 2018년 유류세 15% 인하 정책을 처음 실시했을 때에도 이듬해 4월 절반(7%) 수준으로 축소, 넉 달간 추가 적용한 뒤 환원한 사례가 있다. 올해는 당시와 비교해 유류세 인하 폭이 워낙 큰 만큼 여러 단계를 거쳐 점진적으로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
단, 경유나 휘발유 등 유종과 상관없이 유류세 인하 폭 추가 확대에는 부정적이다. 국회가 지난 8월 유류세 법정 인하 폭을 50%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서 '유류세 인하는 오히려 유류 소비를 부추기고 탄소중립과도 역행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기) 상황상 유류세 인하 폭을 더 확대하진 않을 것이란 점은 확실하다"고 전했다.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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