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열광하는 SNS 종목…카페인·데이팅 앱 ‘찜’

입력 2022. 12. 7. 22:03 수정 2022. 12. 2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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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에서 살아남기] (63)

연출된 행복에 열광하며 우울해하는 사람들. 이런 상황을 설명하는 유행어 중 하나가 바로 ‘카·페·인 중독’이다. 커피 성분이 아니라 대표 SNS ‘카카오·페이스북·인스타그램’을 줄여 부르는 말이다. 특히 20대 초반~40대 초반을 아우르는 이른바 MZ세대에게 SNS는 필수 애플리케이션(앱)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정책 불확실성과 내년 경기 침체론 탓에 나스닥 기술주 주가가 줄줄이 급락했지만 투자자들은 MZ세대와 SNS의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의식하고 저점 매수에 나서는 분위기다.

MZ세대가 선호하는 SNS 앱 중 하나는 데이팅 앱이다. 온라인 소개팅의 주선자 역할을 하는 미국 ‘틴더’와 ‘매치’ ‘범블’ 등이 대표적인 글로벌 데이팅 앱이다.

지난 11월 18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는 간만에 상장 흥행주가 나와 시장 눈길을 끌었다. 데이팅 앱 업체인 ‘그라인더(GRND)’가 정식으로 상장한 첫날 하루 만에 주가가 111.59% 올라 1주당 36.5달러에 거래를 마쳤기 때문이다. 그라인더는 성소수자(LGBTQ) 간 온라인 만남을 이어주는 SNS 업체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인 타이가 인수합병(M&A)을 마무리하고 정식 상장했다.

그라인더는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하기에 이용자가 한정적이지만 성 정체성이 상대적으로 뚜렷하고 온라인 데이팅을 선호하는 젊은 층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다. 다만 그라인더는 정식 상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주가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기업 분석에 기초한 월가 투자 보고서도 나오지 않은 단계다. 뉴욕 증시에서는 기업 정식 상장 후 최소한 3개월이 지난 후에 투자 보고서가 하나둘 나오기 시작한다.

데이팅 앱 ‘틴더’의 모기업 매치그룹 주가는 올 들어서만 65%가량 급락한 상태지만 MZ세대의 SNS 수요를 의식한 저점 매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틴더 제공)
▶주가 급락한 ‘틴더 모기업’ 매치

▷가격 반등하자 저점 매수론 부각

그라인더의 대표적인 경쟁사로는 매치그룹과 범블이 있다. 두 업체는 성소수자에만 한정하지 않는 데이팅 서비스를 하는 SNS 업체다. 성장성이 불분명한 기술주라는 혹평을 받았지만 최근 월가 내에서 매수 의견이 적잖다.

매치그룹은 틴더 모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틴더 외에 힌지 등이 매치그룹의 주요 계열사다. 회사는 2020년 7월 나스닥거래소에 상장했는데 상장 시점부터 11월 29일까지를 기준으로 주가가 약 53% 떨어진 상태다.

올해 1월 이후 연중 수익률 기준으로 매치그룹 주가는 약 65% 급락한 상태다. 다만 최근 한 달(올해 10월 31일~11월 29일) 동안 주가가 8% 올랐다. 최근까지 매치그룹에 대해 투자 보고서를 낸 월가 전문가 중 매수 의견이 16명, 중립 의견이 6명이다. 현재 매치그룹에 대해 월가가 제시한 12개월 평균 목표 주가는 85.13달러다. 실적 부진 탓에 목표가가 하향 조정됐지만 전반적으로는 매수 의견이 많고 매도 의견이 없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올해(1~12월) 매치그룹 이익 연간 성장률이 6.9%로 지난해(25%)에 못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가 제시한 매치그룹 목표가는 90달러다.

지난 11월 1일 매치가 발표한 올해 3분기 실적을 보면 1주당 이익(EPS)은 0.45달러로 시장 예상치(0.52달러)를 밑돌았지만 수입은 8억955만달러로 시장 예상치(7억9303만달러)를 웃돌았다. 에버코어의 스웨타 카주리아 연구원은 “매치 계열사인 틴더가 여성과 Z세대를 집중 겨냥하고 가상화폐(코인) 등 새로운 연계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범블 등 다른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잘해왔다”고 평가했다.

다만 마켓비트에 따르면 매치그룹의 11월 29일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42.06배다. 일반적으로 PER이 과거 혹은 다른 비교 대상에 비해 낮으면 주가가 예전보다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고 높으면 고평가됐다고 풀이한다.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미국 대형주로 구성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상장 기업들의 12개월 선행 PER 평균치(지난 11월 초 기준 16.1배)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매치·그라인더 경쟁사인 범블은 ‘여성이 먼저 말 거는 데이팅 앱’으로 유명한 업체다. 데이팅 앱을 이용할 때 남성보다 여성이 신변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는 점을 고려한 기능 덕에 급성장했다는 시장 평가가 나온 바 있다. 틴더 창립 멤버인 휘트니 울프 허드가 2014년 창업해 현재 CEO를 맡고 있다.

범블은 지난해 2월 나스닥거래소에 상장했는데 상장 이후 대비 현재 주가는 71% 하락했다. 매치그룹과 달리 최근 한 달 새 주가가 13% 떨어진 상태다. 회사는 지난 11월 3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매출이 2억3260만달러로 예상치(2억3827만달러)를 소폭 밑돌았다.

현재 범블에 대해 투자 의견을 낸 월가 전문가는 총 16명으로 이 중 10명은 매수, 나머지 6명은 중립 의견이다. 12개월 평균 목표주가는 27.88달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월가에서는 범블 매출 연간 성장률이 올해 21%일 것으로 내다본다. 매치그룹(올해 6.9%·지난해 25%)에 비해 긍정적이지만 최근 한 달 새 매치그룹 주가가 오른 반면 범블 주가는 내려선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연중 수익률을 보면 그간 매치그룹 주가(-65%)가 범블(-34%)보다 더 급락했다는 점에서 저점 매수세가 유입된 결과로 보고 있다.

▶불황에 데이트 수요 감소 부담

▷기업 광고 수요 위축 위험도 상존

다만 데이팅 앱에 투자하는 경우 미국 경기 침체 리스크에 따른 데이트 수요 감소를 의식할 필요도 있다. 범블의 울프 허드 CEO는 지난 11월 실적 발표에서 “미국 경제 침체로 인한 가계 가처분 소득 감소가 사용자들에게 압박감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치그룹의 경우, 계열사인 힌지가 올해 여름 사용자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0% 이상이 물가가 올라 데이트 비용이 걱정된다고 답했으며 특히 Z세대들이 비용 부담을 더 크게 느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데이팅 앱을 넘어 SNS 기업 전반에 투자하려는 경우 상장지수펀드(ETF)를 고려할 수 있다. 대표적인 ETF가 ‘글로벌X 소셜미디어(SOCL)’다. 글로벌X는 한국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국 계열사다. SOCL의 올해 연중 수익률은 약 -46%지만 최근 한 달 새 시세가 약 17% 올라섰다.

한 달 동안만 보면 MZ세대 소비 비중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X 밀레니얼스 컨슈머(MILN, 2.6%)나 나스닥100지수를 따르는 ETF(QQQ, 0.92%), S&P500지수를 따르는 ETF(SPY, 2.12%)보다 반등세가 두드러진다.

SOCL의 주요 구성 종목을 보면 상위 10개 종목 비중이 65%를 넘는다. 글로벌X에 따르면 11월 28일 기준 중국 텐센트(11.97%), 미국 메타(8.86%), 한국 네이버(6.84%)와 카카오(6.27%), 미국 스냅(6.24%), 넥슨(5.65%), 핀터레스트(5.04%)와 알파벳(4.98%), 중국 넷이즈(4.88%)와 바이두(4.81%), 미국 매치(4.81%) 순이다.

다만 SNS ETF에 투자한다면 경제 침체로 데이트 수요가 줄어드는 부정적 영향을 줄일 수 있다. SNS 서비스 수요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알파벳이나 메타, 스냅 경영진이 경고한 것처럼 광고주들의 광고 수요가 줄어드는 경우 해당 기업들이 광고 매출 타격을 받게 되기 때문에 장단점을 따져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

[뉴욕 = 김인오 특파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87호 (2022.12.07~2022.12.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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