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혼 불태운 손흥민 "꺾이지 않는 마음, 대한민국에 이어지길"
“포르투갈전을 앞두고 과연 저희한테 몇%의 가능성이 있었을까. 선수들은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진짜 투혼을 발휘했다. 너무나도 멋있는 이 말은 선수들한테도 분명히 경기장에서 큰 영향을 줬다. 선수한테도, 제 팀한테도, 많은 국민분들한테도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문장이 계속 꾸준히 유지돼 축구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12년 만에 월드컵 16강행을 이끌고 금의환향한 한국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30·토트넘)도 ‘중꺾마’를 언급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는 카타르월드컵을 계기로 한국 사회에서 화두가 된 말이다. 원래 이 말은 올해 e스포츠 롤드컵에서 약체로 꼽힌 DRX 소속 데프트(김혁규)가 1라운드에서 패한 뒤 했던 말이다. 이처럼 미약하게 시작한 DRX는 최강 T1까지 꺾고 우승했다.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무1패로 미약하게 시작한 한국이 같은 조 최강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진출했고, 이 말은 한국 축구대표팀의 상징이 됐다. 포르투갈전 직후 한국 선수들이 들었던 태극기에도 이 말이 적혀 있었다.
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손흥민은 “가장 좋은 예시 같다. 월드컵을 앞두고 ‘1% 가능성만 있다면 앞만 보고 달려가겠다’고 말한 것처럼, 선수들은 그 가능성을 보고 진짜 달려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4일 안와골절 수술을 받았던 손흥민이야말로 이 말을 온몸으로 보여줬다. 손흥민은 “3~4주 전으로 돌아가 제가 4경기를 풀타임을 뛸 수 있을지 다시 한 번 물어본다면, 아마 ‘안 되지 않을까’라는 대답이 가장 먼저 나올 것 같다”며 “그런데 4주가 지나고 나서 월드컵 16강까지 뛰고 이렇게 왔다는 것 자체에 너무나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저희가 16강에 가장 오를 수 있었던 큰 힘은 순수와 국민, 팬 등 모든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을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은 “16강이라는 업적은 어떤 팀들도 다 이루기 위해 그룹 스테이지(조별리그)부터 엄청나게 노력을 한다. 저희는 다른 선수들보다도 더 많은 노력을 해서 그 어려운 성과들을 얻어냈고, 또 축구를 좋아하는 많은 국민분들 응원 덕분에 16강이라는 큰 업적을 세운 것 같다”고 했다.
대회 전에 우려에도 불구하고 결과로 보여준 손흥민은 “저희는 4년간 분명히 틀림없이 똑같은 방향으로 준비를 했기 때문에 이런 성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이 월드컵이란 첫 무대에서 긴장할 만도 한데 두려움 없는 모습을 펼쳐줘 고맙게 생각한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필이면 우승후보 브라질을 만났다는 자체가 불운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들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토트넘 동료 히샤를리송과 맞대결을 펼친 손흥민은 “90분이 끝나면 적에서 다시 친구도 돌아온다. 소속팀 동료들이 월드컵에서 정말 많이 뛰고 있는데, 꼭 우승은 저희팀 선수 중 한 명이 꼭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했다
손흥민은 향후 일정에 대해 “소속팀의 경기가 26일부터 다시 시작되기 때문에, 그 경기에 맞춰 제 컨디션과 몸상태도 만들어야 한다. 소속팀과 얘기해서 언제 복귀할지 지켜봐야겠지만, 최대한 빨리 좋은 몸상태를 유지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는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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