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상 '걸림돌' 사라졌다, 개혁 가속도 붙을까

성하훈 2022. 12. 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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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다올 측 가처분 기각... "대종상 개최 금지할 이유 없어"

[성하훈 기자]

 58회 대종상영화제 포스터
ⓒ 영화인총연합회
 
오는 9일 개최 예정인 대종상영화제를 중지해 달라는 다올엔터테인먼트 측의 개최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송경근 신일수 신동웅 판사)는 7일 다올엔터테인먼트의 주장이 '이유없다'고 판결했다.

대종상은 지난 4월 영화인총연합회(이하 영협) 총회에서 선출된 양윤호 감독이 개혁을 선언하면서 논란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기존 집행부가 대종상을 이권화해 외부에 돈을 받고 팔던 방식을 바꾸겠다며 기존 계약 파기를 선언한 것이다.

당초 대종상은 다올엔터테인먼트가 2021년 7월 영협과 업무위탁게약서를 체결한 후 개최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신임 집행부가 들어선 이후 영협 측은 계약 위반을 이유로 다올엔터테인먼트에 대해 법원에 계약 무효 확인 소송과 함께 행사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은 지난 6월 13일 영협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핵심은 계약서에 명기된 일자에 다올엔터테인먼트가 후원금을 입금하지 않았고, 이를 어길 경우 자동 파기한다는 조약이 있기 때문이었다. 다올엔터테인먼트 측은 후원금 입금 계좌에 채권 압류 및 추심명령이 내려진 상태였고 영협 측의 요청으로 지급이 유보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인정하지 않았다(관련기사 : 법원, 영협 제기 대종상 중지 가처분 신청 인용 http://omn.kr/1zcw1).

다올엔터테인먼트가 위탁 개최하기로 했던 대종상 개최가 무산되면서 개최권을 갖고 있는 영협은 본격 준비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올엔터테인먼트 측이 지난 10월 말 영협의 대종상 개최를 중지해 달라고 가처분 소송을 냈다. 다올엔터테인먼트 측은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어느 한 쪽도 행사를 개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일축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계약은 적법하게 해제 또는 해지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 사건 계약은 영협이 다올엔터테인먼트에 영화제 개최를 위한 각종 업무수행권한을 수여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위임계약으로 언제든 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민법 제689조 1항), 나아가 영협이 갖고 있는 주최권 자체를 양도하거나 권한을 배제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판결했다.

법원의 기각 판결로 9일 개최 예정인 대종상의 걸림돌이 모두 사라지게 됐다. 대종상 개최를 놓고 진행 중인 법정 다툼에서 영협이 두 번 연속 이긴 셈이 됐다. 영협이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면서 대종상 개혁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영협 "과거 끊어내고 지속적 대종상 개혁하겠다"
 
 대종상 로고
ⓒ 영화인총연합회
 
1962년 시작된 대종상은 꽤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으나 1990년대 이후 영화인총연합회의 이권 사업이 되다시피 했다. 개최 능력이 없던 영협은 오랜 시간 외부에 후원금을 받고 위탁을 맡기는 방식으로 운영했고, 이 과정에서 각종 비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를 주도했던 일부 원로영화인들이 사유화한 형태로 운영되면서 영화계의 불신도 상당했다.

영협 측은 "양윤호 회장이 개혁을 밀어붙이자 반발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대종상과 관련해 다올 측의 돈을 받고 타협하자는 이야기도 나왔으나 이를 거부했다"며 "이번 가처분도 사실 말도 안 되는 소송이라고 생각했는데, 법원이 상식적인 판단을 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겠으나 비리로 얼룩졌던 대종상의 과거를 끊어내고 개혁을 통해 국민과 영화인들의 사랑받는 상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58회 대종상영화제는 9일 오후 6시 서울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개최된다. 올해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신드롬을 일으킨 케이블채널 ENA를 통해 생중계되며, ENA 유튜브 채널과 대종상 트위터 계정으로도 라이브 중계된다.

작품상 후보에는 <헤어질 결심>, <헌트>, <킹메이커>, <한산: 용의 출현>, <브로커>가 올랐으며, 감독상 후보에는 박찬욱(<헤어질 결심>), 변성현 (<킹메이커>) 김한민 (<한산: 용의 출현>), 신수원 (<오마주>), 홍상수 (<당신 얼굴 앞에서>)가 이름을 올렸다.

여우주연상에는 <헤어질 결심> 탕웨이, <인생은 아름다워> 염정아, <당신 얼굴 앞에서> 이혜영, <오마주> 이정은, <특송> 박소담이, 남우주연상에는 <헤어질 결심>박해일, <킹메이커> 설경구, <브로커> 송강호, <헌트> 정우성, <비상선언> 이병헌, <인생은 아름다워> 류승룡 배우 등이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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