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슬리퍼에 다리 꼬고 외교" 민주당원 비판 알고보니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일부 당원들 사이에서 ‘김건희 여사가 베트남 국가 주석과 만나는 자리에서 무례한 행태를 보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 여사가 슬리퍼를 신고 차담(茶談) 자리에 온 것, 다리를 꼬고 이야기를 나눈 것은 ‘결례’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차담 장소의 특성과 전직 대통령들의 사례를 살펴보니 결례라고 보기에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다.
7일 페이스북 페이지 ‘블루 다이아’에는 윤 대통령 내외가 지난 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청와대 상춘재에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진이 게시됐다.
‘블루 다이아’는 정치개혁 준비된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모임(정준모)’가 운영하고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홍보소통위원회 부위원장이 운영자로 소개돼 있다.
김 여사의 해당 사진을 게시한 모임의 한 회원은 “아 품격이여. MBC 기자는 대통령실에서 파는 실내화 신고 있으면 예의가 없고, 김건희는 타국주석과의 만남에 ‘쓰레빠(슬리퍼)’ 신고 다리 꼬고 접대해도 되는 이 멋진 나라”라며 “대타 대통령 선출한 2찍(대선 당시 기호 2번 후보였던 윤 대통령에 투표한 행동을 가리키는 말) 국민들 좋으시겠다”고 비꼬았다.
그러나 차담이 있었던 상춘재는 실내 공간으로, 입장 전 실내화를 갈아 신고 들어가게 돼 있다. 사진을 보면 김 여사는 물론 윤 대통령 역시 슬리퍼 형태의 실내화를 착용하고 있으며 베트남 주석도 같은 실내화를 신었다.
지난해 10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문재인 전 대통령과 청와대 상춘재에서 차담을 나눌 당시에도 실내화를 착용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을 보면 윤 대통령이 착용한 실내화와 비슷한 모양의 실내화를 신고 있다.
대통령실은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 역시 외교적 결례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 5월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함께 다리를 꼬고 앉았다. 지난해 5월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첫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다리를 꼬고 앉았다.
또 2006년 9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할 때 함께 다리를 꼬고 앉은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아울러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87년 대선 당시 민정당 후보로서 미국을 방문했을 때 레이건 대통령과 나란히 다리를 꼬고 앉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왜 다리를 꼬았냐’는 질문에 “레이건이 다리를 꼬기에 나도 다리를 꼬았을 뿐”이라고 답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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