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에 "음악이 돈벌이냐" 저격...괴팍한 록의 대부 귀환
실력은 뛰어난데 괴팍한 록의 대부. 닐 영(77) 얘기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밥 딜런에 비견되는 닐 영은 캐나다 출신으로, 최근 42번째 정규 앨범을 냈다. 미국 뉴요커는 최신호에서 닐 영과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하며 제목을 이렇게 붙였다. “닐 영, 인생의 불완전함을 드디어 포용하다.”
부제는 이렇다. “이 노장 싱어송라이터의 새 앨범은 기후변화 위기와 우정, 그리고 플립폰으로 녹음한 멜로디를 담고 있다.” 플립폰이라고 해서 국내 대기업의 그 접히는 스마트폰 기종을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닐 영이 사용하는 플립폰은 스마트폰이 아니어서다. 닐 영은 뉴요커 기자에게 “내 전화기 참 펑키하지 않소?”라며 “녹음도 아주 야무지게 되고, 못하는 게 없다니까”라며 즐거워했다고 한다.
팔순을 바라보는 닐 영의 일생은 순탄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어린 시절엔 소아마비를 앓은 적이 있고, 청년기엔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불법 밀입국을 시도하며 음악을 했다. 수차례의 밴드 해산과 멤버들과의 불화를 거쳤고, 우울증을 겪었다. ‘하트 오브 골드(Heart of Gold)’처럼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끈 히트곡도 다수이지만, 당대엔 지나치게 실험적이라는 이유로 평단의 환호만 받았을 뿐 대중에겐 외면받은 곡들도 다수다. 한때는 고(故) 마이클 잭슨과 고(故) 휘트니 휴스턴 등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너희는 음악을 하려는 거냐 아니면 그냥 돈벌이를 하는 거냐”라는 노래도 만들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세월과 함께 부드러워진 걸까. 뉴요커는 “그의 이번 앨범을 들어보면 과거와는 달리 완벽주의적이지 않고 보다 자유롭다”고 평했다. 닐 영은 뉴요커에 “계획한 건 아니고,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며 “산책을 하다가, 또는 강아지와 얘기하다(talked with) 문득 멜로디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물 흘러가듯 자유롭게(flow) 작업했다”고 덧붙였다.
닐 영은 이번 앨범에 특히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담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은 분명히 있다고 믿는다”며 “사람들에게 고함을 치거나, 이름을 부르며 비난하는 거 외에, 좋은 변화를 만들어낼 방법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물론 그의 뾰족한 성정이 모두 둥글어진 것은 아니다. 그는 최근에도 음원 사이트 스포티파이에서 자신의 곡을 모두 내려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스포티파이를 통해 라디오를 송출하는 한 방송인이 백신 관련 허위정보를 유통하고 있다면서다.
그는 뉴요커에 “지구를 위해 지속가능한 방식의 예술을 하고 싶다”며 “(콘서트) 투어를 다닐 때도 조명이며 무대, 전력 등을 모두 재생 가능하고 재사용 가능한 방법으로 하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부인 배우 대릴 한나 역시 기후 변화 위기 등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왔다. 이들은 2018년 결혼했다. 닐 영은 세 번째 결혼이다.
뉴요커는 이어 “당신에게 사랑은 무엇인가”라는 요지로 질문을 던졌다. 닐 영의 답은 이랬다.
“사랑이란 굉장히 긍정적인 감정이죠. 하지만 때론 분노와 같은 부정적 감정으로 표출되기도 합니다. 잘못 관리됐을 때는 말이죠. 하지만 사랑은 결국 긍정으로 이어지는 것이고, 제가 하려는 것도 결국은 사랑, 긍정, 이런 것들과 이젠 연결되어 있어요. 정치적으론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지만 결국 인간은 함께 살아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메시지를 노래에 담아가고 싶습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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