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외국인 타자' 알몬테, LG의 맞춤퍼즐 될까
[양형석 기자]
▲ 아브라함 알몬테 |
ⓒ LG 트윈스 |
LG가 팀 타선의 '화룡점정'을 찍어 줘야 할 새 외국인 타자를 결정했다.
LG트윈스 구단은 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도미니카 국화국 출신 외야수 아브라함 알몬테와 총액 80만 달러(계약금 10만+연봉 40만+인센티브 30만)에 입단계약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알몬테는 "KBO리그 명문구단 LG트윈스의 일원이 돼 기쁘다. 내년 팀이 우승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소감을 밝혔고 구단에서도 "컨택과 장타력을 두루 갖춘 스위치타자로 팀에 필요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영입이유를 밝혔다.
알몬테는 2013년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지난 10년 동안 10개 팀을 오가며 통산 455경기에 출전해 타율 .235 287안타 24홈런 118타점 168득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엔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으로 빅리그에서 15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트리플A에서는 80경기에서 타율 .293 18홈런 66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올린 바 있다. 과연 LG는 알몬테로 인해 지난 2년간 계속된 외국인 선수의 부진을 씻어낼 수 있을까.
매년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외국인 타자들
LG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조쉬 벨과 잭 한나한, 루이스 히메네스, 아도니스 가르시아 등 외국인 선수를 통해 팀 내 취약 포지션인 3루를 채우려 했다. 하지만 2016년 타율 .208 26홈런 102타점 101득점을 기록하며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던 히메네스를 제외하면 팀에 큰 도움이 되는 3루수 자원은 찾기 힘들었다. 심지어 2018년에 활약했던 쿠바출신의 가르시아는 부상으로 단 50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결국 LG는 2019시즌을 앞두고 사인 앤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 히어로즈로부터 3루수 김민성을 영입하며 외국인 3루수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타격이 좋은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는 데 집중했다. LG는 2019년 메이저리그 2년 연속 20홈런에 빛나는 거포 토미 조셉을 영입했지만 고질적인 허리부상으로 55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고 대체선수로 영입한 카를로스 페게로 역시 넘치는 파워에 비해 선구안이 떨어지고 삼진도 너무 많았다.
LG는 2020 시즌을 앞두고 2019년 트리플A에서 3할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한 멕시코 출신의 1994년생 젊은 거포 로베르토 라모스를 영입했다. 그리고 라모스는 자신이 쓰고 있는 홈구장이 KBO리그에서 가장 큰 잠실야구장이라는 사실을 잊은 듯 연일 홈런포를 가동하며 LG구단 역사상 최다홈런기록(38개)을 작성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라모스는 LG가 그토록 애타게 찾았던 '맞춤형 외국인 타자'가 될 것처럼 보였다.
2020년 최고의 활약을 펼친 라모스는 총액 100만 달러에 LG와 재계약을 맺었지만 2021년 시즌 51경기에서 타율 .243 8홈런 25타점으로 주춤했고 허리부상까지 겹치면서 시즌 도중에 LG와의 인연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라모스의 대체선수로 영입했던 빅리그 6년 경력의 저스틴 보어가 32경기에서 타율 .170 3홈런 17타점으로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LG는 라모스의 섣부른 퇴출을 후회할 수밖에 없었다.
LG는 올해 팀의 약점으로 꼽히는 2루 자리를 메우기 위해 유틸리티 내야수 리오 루이즈를 영입했다. 하지만 루이즈는 27경기에서 타율 .155 1홈런 6타점이라는 절망적인 타격성적을 보이다가 5월 말에 일찌감치 짐을 쌌다. 지난 6월 루이즈의 대체 선수로 영입했던 로벨 가르시아 역시 루이즈와 별반 다를 바 없는 부진(타율 .206 4홈런 19타점)에 허덕이다가 가을야구를 앞두고 전격 퇴출됐다.
빅리그 10년 커리어의 알몬테 전격 영입
결국 LG는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외국인타자 없이 키움을 상대했고 키움의 외국인타자 야시엘 푸이그가 4경기에서 타율 .462(13타수 6안타) 2홈런 5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른 키움에게 1승 3패로 패했다. 물론 외국인타자가 가을야구에서 시리즈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외국인타자의 유무로 인해 그 팀 타선의 무게감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플레이오프에서 키움에게 패한 후 류지현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한 LG의 차명석 단장은 염경엽 감독 부임 전부터 타격이 좋은 외국인 타자를 우선적으로 선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때문에 일부 야구팬들은 2019년부터 올해까지 KBO리그에서 4년 연속 3할 타율과 150개 이상의 안타를 기록했던 호세 페르난데스가 내년 LG에서 뛸 거라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LG의 선택은 빅리그 10년 경력의 만 33세 베테랑 스위치히터 알몬테였다.
사실 수비 포지션을 고려하면 알몬테는 LG에게 어울리는 외국인 선수라고 할 수는 없다. 현재 LG에 필요한 포지션은 채은성(한화 이글스)이 빠진 1루와 최근 몇 년간 LG의 약점으로 꼽히는 2루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알몬테는 커리어 대부분을 외야수로 출전했고 빅리그에서 1루나 2루 출전 경험은 한 경기도 없었다. 10개 구단 중 가장 안정된 외야진으로 꼽히는 김현수-박해민-홍창기 중 한 명의 자리를 빼앗거나 지명타자로 출전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LG가 바라는 외국인 타자는 특정 포지션이 아닌 어떤 자리에서 활약하든 듬직한 타격능력을 보여주는 선수다. 알몬테가 내년 시즌 중심타선 한 자리를 맡아서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해준다면 염경엽 감독은 어렵지 않게 포지션 정리를 할 수 있다. 실제로 LG의 주전 외야수 김현수와 박해민은 과거 1루 수비를 소화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올해 채은성이 그랬던 것처럼 팀을 위해 충분히 포지션 변경을 고려할 수도 있다.
'외국인 원투펀치' 케이시 켈리와 아담 플럿코를 붙잡는 데 320만 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한 LG는 올해 22홀드를 기록한 필승조 이정용과 13홈런을 때린 거포 유망주 이재원의 군입대도 미뤘다. 이는 염경엽 감독이 부임한 내년 시즌 다시 한 번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의미다. 그리고 유강남(롯데 자이언츠), 채은성이 떠난 LG가 내년 시즌 우승에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외국인타자 알몬테가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완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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