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이태원 참사 첫 경찰 보고, 대통령실 발표보다 29분 빨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경찰이 대통령실에 상황을 최초로 보고한 시각이 대통령실이 기존에 발표한 시점보다 더 이르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윤 의원이 구두와 팩스를 통해 각각 이뤄진 경찰 보고 시각을 오해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회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의 윤 의원은 이날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경찰청 상황담당관의 최초 보고가 10월 29일 오후 11시 36분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해당 상황담당관은 문자메시지로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에 파견된 행정관 3명에게 수십 명이 쓰러져 심폐소생술을 하는 상황이라며 다수의 경찰 신고 내용 등을 전했다. 그는 30일 0시 26분과 0시 36분에도 인명피해 추정 내용과 경찰 측 조치 사항을 국정상황실에 보고했다.

윤 의원은 이 시각이 앞서 대통령실이 밝힌 첫 경찰 보고 시점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일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대통령실은 10월 30일 0시 5분 경찰청으로부터 상황 보고를 접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윤 의원이 공개한 경찰의 첫 보고 시점과 29분 차이다.

윤 의원은 이에 대해 "대통령실이 재난 대응에 있어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고자 경찰로부터 최초 보고를 받은 시점을 사실과 다르게 발표한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윤 의원이 당시 상황을 오해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8일 이미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에게 10월 29일 오후 11시 32분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으로부터 전화로 사고 상황을 보고받았다는 자료를 제출한 바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언론 공지를 통해 명시한) 10시 30일 오전 0시 5분은 대통령실 위기관리센터가 팩스로 상황보고서를 (공식적으로) 접수받은 시점"이라며 "국정상황실은 그 전인 29일 오후 11시 32분에 이미 경찰의 구두 보고를 받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태원 압사 사고 의생자 추모 현장. 중앙포토

한편, 윤 의원 측은 경찰이 보낸 상황보고서에 용산경찰서장의 현장 도착과 관련한 정보가 조작된 정황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0시 5분에 발송된 '상황보고 1보'에는 '11:00 30여 명이 의식이 없어 소방, 경찰, 일반 시민들이 CPR(심폐소생술)중' 이라는 내용이 첫 번째 조치사항으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다음날 오전 1시 8분에 대통령실에 보낸 '상황보고 2보'에는 1보에는 없던 '22:17 경찰서장 현장도착, 안전사고 예방 등 현장지휘'라는 내용이 처음으로 등장한다. 또 이날 오후 9시 22분에 작성된 '상황보고 12보'에는 이 내용의 조치 시간이 '22:18'으로 수정됐고, '경찰서장 현장도착'이라는 문구도 '경찰서장 무전 지시'로 수정된다.

윤 의원은 이에 대해서도 "관할 서장의 현장 도착 시간 조작이 누구의 지시로 이뤄졌는지 등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