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내년 5월 한국에서 쇼 다시 한다 [더 하이엔드]
참 녹록지 않았다. 한국에서의 구찌 패션쇼 이야기다. 구찌는 오늘(12월 6일) 내년 5월 15일 한국에서 '2024 구찌 크루즈 패션쇼'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구찌는 올해 11월 초 경복궁에서 '코스모코니' 컬렉션 쇼를 개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경복궁에서의 쇼 개최를 확정한 직후인 지난 8월 말, 패션 잡지 보그의 청와대 한복 화보 이슈가 터지며 이에 부담을 느낀 문화재청은 구찌의 경복궁 패션쇼를 취소시켰다. 그러다 열흘 만에 '우리 문화유산을 세계에 알릴 기회'라는 명분으로 다시금 쇼를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고, 그렇게 경복궁에서의 첫 해외 럭셔리 브랜드 패션 쇼는 열리는 것 같았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그 뒤 구찌는 참석자들에게 초대장을 보내고 행사장인 경복궁과 그 주변을 세팅하는 등 차근차근 준비에 만반을 기했다.
그러나 쇼가 열리기 이틀 전인 10월 30일 새벽, 용산 이태원 참사가 벌어지며 구찌는 스스로 쇼를 취소했다. 대신 쇼가 열리기로 했던 11월 1일 마르코 비자리(Marco Bizzari) 구찌 글로벌 회장 겸 CEO가 경복궁을 직접 찾아 향후 3년간 문화재청과 상호협력을 통해 경복궁의 보존 관리 및 활용을 위한 활동을 후원한다는 내용의 사회 공헌 활동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
많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가 한국에서 쇼를 잇달아 개최하고 있지만, 이번 구찌 쇼는 기대감이 남달랐다. '경복궁'이라는 우리의 역사적 유산에서, 여러 럭셔리 브랜드 중에서도 단연 '스타플레이어'라 할 수 있는 구찌가 어떤 장관을 만들어 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할 때마다 관심과 이슈를 낳는 구찌의 쇼를 통해 우리의 경복궁이 세계에 알려질 기회이기도 했다. 구찌에게 운이 따르지 않은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역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일이었다.
게다가 지난달엔 구찌의 부흥을 일군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사임 소식이 들여와, 이대로 한국에서 구찌 패션쇼를 볼 기회는 사라지는 듯 느껴졌다.
하지만 내년, 크루즈 패션쇼로 다시 구찌가 온다. 구찌는 "한국이 역동적인 헤리티지·문화·창의성으로 전 세계에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구찌 하우스의 핵심 가치를 잘 반영하고 있어 패션쇼의 개최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패션쇼 개최 장소는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구찌가 공개할 크루즈 패션쇼는 1998년 서울에 첫 번째 플래그십 부티크를 오픈한 지 25년 만에 한국에서 또 한 번의 이정표를 세운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구찌는 그간 이태원의 플래그십 매장 '가옥', 제주 익스클루시브 아이템 출시 등 한국적인 정신을 담은 다양한 프로젝트와 활동들을 전개하며 한국에서의 입지를 빠르게 키워왔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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