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급매 잡는게 나을 듯"…둔촌주공 1순위 3.7대1 그쳐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인 ‘올림픽파크 포레온’(옛 둔촌주공)이 기대 이하의 청약 성적표를 받았다. 치솟는 금리 여파에 대출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집값 하락세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날 1순위 청약을 받은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평균 3.69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3695가구 모집에 1만3647명이 몰렸다. 시장에서 기대한 ‘최소 3만명’에는 크게 못 미친 셈이다.
최고 경쟁률은 12.8대 1로 전용면적 29㎡에서 나왔다. 5가구 모집에 64명이 청약했다. 전용 84㎡ A타입과 59㎡ D타입 경쟁률은 각각 9.42대 1, 8.81대 1이었다. ‘주방 뷰’ 논란이 일었던 전용 84㎡ E타입은 2.69대 1을 기록했다. 전용 39㎡가 1.04대 1로 경쟁률이 가장 낮았다.
저조한 청약 성적은 일찌감치 예고됐다. 지난 5일 예고편 격인 특별공급 청약에서 3.28대 1을 기록하면서다. 1091가구 모집에 3580명이 신청했다. 일부 전형에선 미달이 나왔다. 다자녀 가구를 대상으로 한 전용 49㎡ 62가구 모집엔 45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전용 39㎡ 신혼부부 전형 301가구에는 90명, 같은 면적 노부모 부양 34가구에는 5명, 기관추천 115가구에는 28명이 신청하며 모두 공급 가구 수에 신청자가 미달했다.
경쟁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온 이유로 분양가가 꼽힌다. 이 단지 분양가는 3.3㎡당 평균 3829만원이다. 전용 59㎡가 9억7940만~10억6250만원, 84㎡는 12억3600만~13억2040만원이다.
전용 84㎡는 분양가가 12억원을 넘기 때문에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여기다 분양가에 포함되지 않은 ‘옵션’(추가 선택 품목)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중 발코니 확장, 에어컨만 선택해도 최대 3200만원(84㎡ 기준)가량 더 든다. 이를 고려할 때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의 최근 실거래가(16억6000만원)보다는 싸지만, 인근 고덕동 고덕그라시움의 같은 면적 시세(14억원)와는 별 차이가 없다. 둔촌주공 청약을 포기한 직장인 윤모(38)씨는 “집값 하락세를 좀 더 지켜보다가 다른 아파트 급매를 잡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당첨되면 입주 가능일로부터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분양 잔금을 전세 세입자를 들여 충당할 수 없다는 뜻이다. 8년간 전매도 안 된다.
전문가는 이번 청약 결과를 분양시장 침체의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청약 수요가 확연히 줄어드는 것이 확인됐다”며 “수요자들이 앞으로 나올 청약 물건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반면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선방한 결과로 본다”며 “실제 계약률이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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