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동훈 차출설' 반대…"장관 할 일 많은데, 왜 자꾸 말 나오나"
“한동훈 장관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왜 자꾸 이런 말이 나오느냐.”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대통령실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이런 취지의 말을 하며 국민의힘의 ‘한동훈 당대표 차출설’에 대해 답답함을 표했다고 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6일 중앙일보에 “법무부 장관으로서 한 장관에게 주어진 숙제가 산더미”라며 “왜 여당에서 자꾸 분위기를 띄워 논란을 자초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차출설’은 윤 대통령의 의중이 아니라는 뜻이다. 친윤계 핵심 의원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중앙일보에 “정부 출범 반년 만에 법무부 장관을 빼서 당 대표로 내보낸다는 건 당에도, 윤석열 정부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한동훈 차출설’은 여권 내에서 오랫동안 떠돌았지만 지난 3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관련 언급을 하며 폭발력을 갖게 됐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대구·경북 언론인모임 토론회에서 “국회 지역구 의석의 절반이 수도권인 만큼 수도권에서 대처가 되는 대표여야 한다”며 차기 당대표 조건으로 수도권 경쟁력, MZ세대 소구력, 공천 장악력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현재 거론되는 당권 주자의 이름을 나열하며 “당원 성에 차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가 한동훈 장관 이름을 명시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주요 요건이 한 장관 이력을 연상시키면서 '한동훈 차출론'에 힘이 실렸다.
특히 주 원내대표가 3일 공개 발언에 앞서 윤 대통령을 두 번이나 만난 뒤라 ‘윤심(尹心)’이 실렸다는 해석까지 나왔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5일 기자들과 만나 “차기 지도부 역시 MZ와 미래세대의 새로운 물결에 공감하는 지도부가 탄생하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한동훈 차출설’은 대세로 굳어지는 듯했다.
이같은 기류에서 윤 대통령이 최근 대통령실 참모들에 ‘한동훈 차출설 반대’ 입장을 공공연히 밝힌 건, 논란이 더욱 커지기 전에 이를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게 용산 대통령실의 시각이다. 주 원내대표는 3일 발언에 대해 6일 “일반론을 밝힌 것일 뿐”이라 해명했는데, 이와 관련 대통령실도 주 원내대표에게 “언행에 신중해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했다고 한다. '한동훈 차출설'이 자칫 윤 대통령이 집권여당 전당대회에 개입하려는 것처럼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아직 전당대회 예비 후보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금부터 윤심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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