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에 강온 전략 쓰는 용산 "계신 자리로 돌아오라"
윤석열 대통령은 6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와 관련해 “국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사태를 잘 지켜보고 대비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청사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파업 상황에 대해 보고받고 이같이 말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오후 브리핑에서 전했다.
김 수석은 “정부는 정유·철강 부문의 피해 현황을 매일 점검하고 있다”며 “정유는 품절 주유소가 어제 96곳에서 이 시각 81곳으로 주춤하며 감소했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날로 13일째에 접어든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인한 철강·석유화학·정유·시멘트·자동차 등 5대 업종의 출하 차질 규모를 3조5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어 김 수석은 화물연대를 향해 “힘든 여건의 약자와 서민을 위해서라도 업무에 복귀해달라”며 “여러분이 계신 자리로 돌아와 줄 것을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총파업 문제가 불거진 뒤 그동안 엄정 대응 원칙을 강조해 온 대통령실이 이날은 업무 복귀에 무게를 둔 메시지에도 신경을 쓰는 분위기였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파업대오가 균형이 생기고 있기에 이들에 대한 업무 복귀를 독려하는 동시에, 그렇지 아니한 업종에 대해선 강경 기조를 유지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추가 업무개시명령 발동과 관련해 “오늘 국무회의에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다고 해서 이 사안이 종료된 것은 아니다”며 “국민 경제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이 장기화할 때를 대비해 업무개시명령을 포함한 여러 정부 조치가 준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내에선 윤 대통령이 이번 주 정유·철강에 대한 추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단호한 대응 의지를 밝혔다.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한 총리는 “민생과 산업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불법에 타협하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폭력과 불법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다”며 “불법행위를 멈추고 조속히 현업으로 복귀해달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도 비판 수위를 높였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노총은 반(反)노동의 본거지가 됐다. 그들은 매번 전체 노동자라고 이름을 들먹이지만, 일부 귀족 노조원들의 특권만을 챙기려 온갖 불법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오는 8일쯤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한 축구대표팀을 만난다. 김 수석은 브리핑에서 “태극기를 가슴에 품고 온 힘을 다한 대표팀이 귀국하면 격려의 시간을 갖게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르면 모레(8일) 오찬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장소는 용산 청사가 유력하며 오찬에는 파울루 벤투 감독과 주장 손흥민 선수를 비롯한 선수단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브라질에 패배한 한국 축구대표팀에 “손흥민 주장을 비롯한 26명의 선수 여러분, 벤투 감독과 코치진 모두 너무나 수고했다”는 글을 올렸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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