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드론으로 러시아 본토 때렸다…NYT "가장 대담한 공격"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추정되는 무장 무인기(드론) 공습으로 러시아 본토에 위치한 군용 비행장에서 연달아 폭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드론 공습과의 연관성을 인정하지 않는 가운데 외신은 “러시아 본토를 향한 공격은 전쟁 양상이 격화되고 있다는 증거”라며 확전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틀 연속 러 본토 비행장에 드론 공격
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국경으로 맞댄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비행장이 드론 공격을 받아 연료 저장탱크에 불길이 치솟았다. 로만 스타로보이트 주지사는 소셜미디어에 “(드론 공격으로 인한) 사상자는 없으며 불길을 잡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배후는 특정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5일엔 러시아 라쟌 지역의 댜길레보 공군기지와 사라토프에 있는 엥겔스-2 기지로 공격용 드론이 날아들어 대규모 폭발이 발생했다. 러시아 전투기 두 대가 일부 파괴됐고, 러시아군 3명이 숨졌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공습을 감행했다”고 비난했고, 영국 BBC 방송 등 주요 외신도 “배후에 우크라이나가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5일 공습을 당한 공군 기지는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에서 480~730㎞ 떨어져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에 위치했다. 수도 모스크바와도 가깝다. 댜길레보 기지는 모스크바에서 200㎞, 엥겔스-2 기지는 700㎞ 이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드론 공습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러시아 본토까지 끌고 갈 역량과 의지가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개전 이후 러시아 본토를 향한 가장 대담한 공격”이라고 전했다.
외신은 우크라이나가 이미 비행 거리 1000㎞ 범위의 무장 드론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이는 순항미사일을 앞세워 본토에서 우크라이나를 폭격해온 러시아에 ‘우리도 반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 것”이라며 “전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강조했다.
가디언은 무장 드론이 러시아의 장거리 폭격기 Tu-95와 Tu-22M 등을 파괴하기 위해 발사된 것으로 봤다. 드론 공습을 당한 댜길레보 기지에는 Tu-95 폭격기가 주둔해 있었다. 엥겔스-2 기지 역시 대형 폭격기 20여 대가 집결돼 있었다. 이곳은 투폴레프-160과 투폴레프-95 등 장거리 핵폭격기의 주둔 기지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엥겔스-2 공군 기지가 자국의 에너지 기간시설을 겨냥한 미사일 공습의 준비 장소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는 지난 10월부터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공습을 가하면서 이곳의 전략 폭격기를 활용했다. 독일 주간 슈피겔은 러시아가 엥겔스-2 기지에 주둔한 폭격기 20여 대로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공습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러시아, 우크라에 미사일 70발 투하
러시아는 5일 드론 공격을 당한 직후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70발을 투하하며 보복에 나섰다. 특히 전력 공급망과 상하수도 시설을 집중 공격해 우크라이나에 단전·단수 피해가 속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미사일 70발 중 60발 이상을 요격했다”면서 “러시아의 공격에 최소 4명의 우크라이나 국민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날은 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 호주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가격 상한제를 도입한 날이기도 하다. 일각에선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 자국의 돈줄 죄기에 나선 서방에 대한 항의와 보복성 공격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0월 대규모 폭발 사고가 발생한 크림대교 복구 현장을 방문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를 직접 운전해 복구 현장을 찾았고, 복구 상황을 둘러본 뒤 현장 근로자를 격려했다. AFP통신은 푸틴 대통령의 크림대교 방문에 대해 “개전 이래 전선에 가장 가까이 방문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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